일단, '카라멜 마키아토'는 서부 개척시대에 없었어. 왜냐하면 카라멜 마키아토라는 메뉴명을 퍼뜨린 것은 스타벅스고, 거품커피에 카라멜 시럽을 넣은 레시피는 2000년대 초반에 스타벅스에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야. 하지만 카라멜 마키아토가 '서부극'에 없었느냐 하면 조금 애매해져. 왜냐하면 카라멜 마키아토는 이미 있는 레시피의 맛을 최대한 싸고 빠르게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기 때문이야.


우선, 카라멜 마키아토는 우유와 카라멜 시럽을 부은 컵에 에스프레소를 부어서 섞는 방식으로 만들어. 하지만 원래 '마키아토' 방식의 커피는 먼저 에스프레소를 부은 뒤 그 위에 우유를 붓고 거품을 내는 방식으로 만들지. 마키아토는 순수하게 에스프레소만 부어 커피의 거품만을 즐기는 방식이야.


그리고 서부극이 유행을 타기 시작하지. 초기 서부극에서는 딱히 마키아토가 등장하지 않아. 왜냐하면 미국에서 만든 거니까. 하지만 1960년대를 기점으로, 이탈리아 감독들이 만든 서부극, 일명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는 새로운 사조가 시작돼. 이를 통해서 다양한 이탈리아의 문화들이 영화에 유입되지.


+ 스파게티 웨스턴의 대표작, 내 이름은 튜니티



그런데 이탈리아인들은 미국에 건너가서 영화를 찍을 수는 없었어. 왜냐하면 돈이 부족한데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았거든. 말이 통하지 않으면 모든 방면에서 제작비가 확 올라간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탈리아인들은 스페인에 가서 영화를 찍었어. 스페인어랑 이탈리아어는 그럭저럭 겹치는 부분이 많았거든. 그리고 스페인은 초콜릿과 카라멜의 천국이지. 1700년대부터 녹인 초콜릿을 서민들의 아침식사로 먹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이탈리아인들은 아침에 우유거품을 낸 커피를 마셨지. 그리고... 자연스레 섞였어.


물론 예전부터 초콜릿이나 카라멜을 커피에 넣어먹는 경우는 있었어. 하지만 할리우드에 영화를 공급하는 사람들이 저렇게 먹기 시작하고, 영화에 등장시키기 시작하자 파급력은 상당했지. 사람들은 언제나 영화 주인공들이 마시는 음료를 자주 따라마시곤 하니까. <위대한 레보스키>의 화이트 러시안이나,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베스퍼, 그리고 본드 마티니 같은 음료들 말야. 커피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었지.



+ 위대한 레보스키의 '듀드'와 화이트러시안



사람들이 따라하고 싶었지만, 레시피엔 이름이 없었어. 왜냐하면 그건 이탈리아인들이 와서 영화를 찍고 있는 스페인 일부 지역에서만 유행하던 레시피였으니까. 그래서 그냥 '카페 까라멜 라떼 마키아토'라고 불렀어. 직역하자면, '카라멜과 우유를 넣고 마키아토를 한(우유거품이 나도록 잘 섞은) 커피'라는 뜻이지. 그런데 저걸 다 외울 순 없었고, 사람들은 '카라멜 카페라떼'혹은 '카라멜 마키아토'라고 불렀어. 그리고 그 중 후자를 스타벅스에서 메뉴의 이름으로 채택하면서 이름은 점차 '카라멜 마키아토'로 통일되어갔지.


파급력은 대단했어. 정작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는 흔한 레시피가 아닌, 카라멜+커피 혹은 초콜릿+커피가 유독 미국의 커피 체인들에서는 일종의 필수메뉴로 취급받았을 정도로. 7~80년대 이후, 스파게티 웨스턴이 고전으로 인정받고, 이후의 서부극들이 역으로 스파게티 웨스턴의 영향을 받으면서, 카라멜 마키아토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몇몇 '커피 씬'들의 패러디임을 나타내기 위한 소품으로 사용되곤 했어.



+ 1993년작, '툼스톤'. 카라멜 마키아토를 마신 뒤 머그컵을 돌린다.

'내이름은 튜니티'의 <커피 도박장> 씬과 <총돌리기> 씬을 패러디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서부극, 개중에서 '스파게티 웨스턴'에는 오리지널인 '카페 카라멜 라떼 마키아토'가 나왔고, 1990년대 이후에는 '스타벅스'의 카라멜 마키아토가 진짜 등장하기도 했어. 그러니까 서부극에 카라멜 마키아토가 나왔냐 하는 것은, 반쯤은 맞는 말이고 반쯤은 틀린 말인 셈이야.


옛날에 카페 알바 하다가 알게 된 내용이야. 재밌게 봤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