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에게는 용 잡으러 가는 영웅담이라 해놓고, 왠 심오한? 도덕적 딜레마를 뜬근 없이 던진다던가...
그냥 사소한 보물을 찾고 있었는데, 사실 국가급 문제에 휘말려서 네가 나서지 않으면 모두 죽일 것이라던가...
중2한 세계관을 들고 와서 NPC학살하던 마스터도 기억난다.
이걸 동기부여랍시고 하는 게 정말 이상하다.
무슨 떡밥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갑툭튀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딴 길로 새면 당황하면서 어버버하는 거지.
나름은 반전이라 생각했을테고, 스포일러를 걱정하는 거겠지. 하지만 그렇게 참신하지도 않고... 괜히 혼선만 생기고 말이지.
마스터링을 할 때도 비슷한 식으로 하면 항상 망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가 항상 나오는 반응이지. 우리가 셜록 홈즈는 아니잖아.
PC는 아무 것도 모르니까 수동적으로 반응할 수 밖에 없지. 괴물이 나왔어요? 싸워요. 누가 나쁜 놈이에요? 쳐들어가요...
시나리오를 짜든, 합의해서 정하든 마찬가지라고 본다.
적어도 PL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말해야 하지 않냐. 반전 요소는 숨겨도 된다. 하지만 뭘 할지는 알아야지.
스파이더맨 보러 가는데 저 쫄쫄이 입은 남자가 뭐 하는 사람인지 안 알려주면, 싸구려 기자 짓이나 하다가 세션 끝나지 않겠냐고.
"여러분은 얼음 동굴에 사는 용을 잡으러 갈 거에요. 함정과 괴물이 득실득실한 곳이에요. 길잡이를 할 미소녀 사제npc도 나오고요."
"그 미소녀, 용이 변신한 건 아니겠죠."
"..."
마지막 예시는 뭐임?
마스터의 반전이 바보 같이 무너지는 예시
플레이 시작 전 합의의 중요성...
4년 전에 내가 그런 마스터였는데... 같이 플레이 한 후배들한테 미안해지네 ㅠㅠ
비밀을 좋아해서 생긴 문제가 아닌것 같은데...
사실 비밀 중점으로 이야기 짜는 게 제일 쉽지 않나? '왜 이런 비밀이 존재하는가?'를 중점으로 끌고 갈 수 있으니.
비밀에 아무 관심 없는 플레이어가 대다수라 문제지. 나 같은 플레이어. 나는 마스터가 꼭꼭 숨긴 비밀 따위엔 아무 관심이 없음...
내가 그 비밀을 알기 전까진 모르니까 무관심이고, 알고 난 후엔 (내가 동의하지 않은 설정을 억지로 붙이는 걸 제외하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게 뭐 대단하다고 껴안고 있었어? 그렇게 재밌으면 빨리 꺼내서 연출이나 하지 그랬어? 라는 생각이 들거든.
그럼 마지막 예시의 경우 "여러분은 얼음 동굴에 사는 용을 잡으러 갈 거에요. 함정과 괴물이 득실득실한 곳이에요. 길잡이를 할 미소녀 사제npc도 나오고요. 아 이 미소녀 npc는 용이 변신한건데 여러분 캐릭터는 몰라요." 라고 하라는거?
히. 내가 딱 그런 짓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