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 관련 글 모음집을 만들어 보려다 포기하고 그냥 아예 처음부터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편에 걸쳐서 지금까지 쓴 내용들을 요약 정리해 보기로 함. 일단 이번에는 도입부로 크툴루 신화가 무엇이고
CoC는 또 뭔지 아주 간략하게 설명해 보려고 함. 뭔가 부족하다면 초여명이 내놓은 퀵스타트 한글판을 참조해.
크툴루 신화란 무엇인가?
크툴루 신화란 무엇인지 요약하자면 H.P. 러브크래프트와 그 동료 작가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어거스트 덜레스가
정리한 세계관으로, 인간은 이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열등한 존재고, 세계의 구석에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을 초자연적인 생물들이 암약하고 있는데 그걸 알아차리는 인간은 대부분이 그 충격으로 미치거나 죽거나 혹은
걔들의 폭력에 희생된다는 거임. 쉽지? 그러면 이제 좀 어려워져 보자.
크툴루 신화의 범위
한눈에 들어오는 크툴루 신화 설명용 짤방.
러브크래프트 이전 - 러브크래프트 본인 - 그 친구들 - 덜레스 - 후대 작가들 - 요소 차용 - 모티브만 따 옴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이게 다 크툴루 신화인 거임.
러브크래프트 이전 - 러브크래프트가 영향을 받은 작가들.
러브크래프트 본인 -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 친구들 - 로버트 E. 하워드나 C.A. 스미스 같은 작가들.
덜레스 - 워낙 한 게 많아서 위의 친구들과 따로 떼서 정리.
후대 작가들 - 브라이언 럼리, 램지 캠벨 등의 작가들 + @
요소 차용 - 그냥 크툴루 신화에 나온 것들 중 일부만 꺼냄.
모티브만 따 옴 - 냐루코, 고대 신 마냥 비슷한 다른 거 꺼냄.
대충 이렇게 정리됨. 물론 그냥 CoC 플레이만 할 거라면 이런 머리 아픈 거 몰라도 괜찮으니 안심하라고!
국 끓여먹은 일관성
일단 이쪽을 파면 짜증나는 건 정리가 안 되는 거임. 어거스트 덜레스가 러브크래프트와 그 친구들 작품들을 잔뜩
묶어다가 크툴루 신화라는 세트 안에 집어넣어서 크툴루 신화를 만들었는데.... 어, 이 때부터 설정 충돌이 시작됨.
후대 작가들 중에는 자기 설정을 남들이 쓰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뭐 그러다보니까 어느 정도 선을 넘어
가 보면 크툴루 신화에 나온 요소들을 일관성있게 정리하는 것도 일임. 뭔가 새로운 존재를 추가하고 그러는 거는
그 작가의 작품 내 해석을 따르면 그나마 쉬운데, 이미 우리가 아는 오컬트적인 요소들이 작품 내의 해석 과정에
섞여들어가면 그걸 비교했을 때 아주 안드로메다로 감. 예를 들어서 무 대륙의 멸망 과정을 보자.
린 카터 - 과타노차의 추종자들에게 맞고 다니던 이소그타의 추종자들이 자기네 신 깨우려다 가라앉힘.
콜린 윌슨 -를로이고르들이 지구 환경을 자기네 고향처럼 만들려다 아틀란티스하고 세트로 가라앉힘.
카오시움 - 무 대륙에서 잘 나갔던 과타노차의 추종자들이 기고만장해서 이그를 도발했다가 그만......
카오시움 - 사실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서 엘더 씽들이 이차원 짬통에 넣음. 위쪽 설정보다 최신 설정.
그래서 누가 맞는 거임? 그야 나도 모르지. 그러니까 결국 후대 작가들의 설정들은 알아서들 취사선택하게 됨.
아마 너희가 가장 많이 볼 카오시움의 최신 서플먼트 관점을 따르는 게 그나마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음.
물론 린 카터의 소설의 경우 아예 당시 이소그타를 깨우던 의식 참여자의 시점에서 무 대륙이 가라앉은 원인을
서술했지만 뭐 그냥 없는 걸로 치자. 여담으로 CoC 7판에서는 큰 틀에서 봤을 때 CoC에서는 이런 설정들 중에
무엇을 선택하지 않았는가 같은 내용도 대충 제시해 주는데 결론은 '네 게임이니 네가 맘대로 해도 된다'라서
결국 우리도 그랬으니 너네도 적당히 취사선택하라는 소리임.
저작권은 어디에 있나
요약하면 1962년 이전에 죽은 작가면 국내에서는 퍼블릭 도메인으로 간주되고 있음. 그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러브크래프트와 그 친구들 중에서는 로버트 E. 하워드(1906 ~ 1936) / H.P. 러브크래프트(1890 ~ 1937) /
헨리 커트너(1915 ~ 1958) / 클라크 애쉬튼 스미스(1893 ~ 1961) 4명 정도가 퍼블릭 도메인으로 풀려진 상태임.
미국 법으로는 좀 다르고, 공저자가 있는 경우도 공저자 때문에 또 다를 수 있음.
나머지 작가들은 저작권이 멀쩡히 살아있기 때문에 카오시움이 아캄 하우스 출판사 또는 작가 본인에게서 허가를
받고 그 창작물의 내용을 활용하는 거임. 또한 카오시움은 이런 설정을 받아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신화적인
요소를을 창조해 세계관에 끼워넣기도 하는데, 이것들 중에는 너무 흔해져서 크툴루 신화를 좀 아는 사람들이라도
원래 이런 게 있었다는 식으로 적응해 버린 물건이 좀 나옴. 예를 들자면 우리가 흔히 보는 그 엘더 사인이라든가
옐로 사인의 디자인은 모두 카오시움이 CoC를 통해서 크툴루 신화 세계관에 도입한 거야. 그럼 이제 CoC를 보자.
크툴루의 부름(Call of Cthulhu)은 무엇인가?
크툴루의 부름은 1980년대 초에 카오시움에서 자기네가 사용하던 룰 시스템인 BRP(Basic Rollplaying)을 갖고
위에 나온 크툴루 신화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만든 RPG이고 국내에서는 알음알음 알려지다가 작년에 초여명이
7판을 정식으로 국내에 들여오면서 나름대로 붐이 일어난 거 같음.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왜 CoC를 하는가?
기본적으로 제시된 답은 초자연적인 진실에 대면하고 무너지거나 공포에 빠지는 그런 캐릭터들을 플레이하면서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임. 진짜다. 7판 룰북에서는 "크툴루의 부름은 친구들과 러브크래프트풍의
이야기를 만들고 감상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목적입니다(The aim of playing Call of Cthulhu is to
have fun with your friends as you explore and create a Lovecraftian story)"라고 설명함. 좀 더 내 생각을
넣어보자면 러브스토리 풍이나 그런 거 원하면 다른 걸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될 거 같다.
어떤 메커니즘을 사용하는가?
이런 건 여기서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일단 https://www.dropbox.com/s/a4as5uuox286vxk/ 참조.
귀찮은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레벨 그런 거 없고, 판정은 100면체 단위로 % 기준으로 판정한다고 보면 됨.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가?
일단 아무것도 모른다면 위의 링크에 가서 기본 가이드를 좀 읽고 사람을 몇 명 모아 시작하거나 혹은 남들의
플레이에 낄 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좋을 거임. 독자적으로 시작하려면 한글판 룰북을 바로 구입해서 시작해도
되지만 이게 때리면 아픈 사이즈의 물건이고 CoC가 워낙 취향을 탈 만한 물건이라 적어도 간을 보기 전에
무턱대고 사라고 하기엔 좀 그래. 룰북은 두 권으로 나뉘어있고, 일단 키퍼용 룰북만 누가 하나 들고 온다면
플레이를 하는 데 그리 큰 문제는 없음.
3줄 요약
크툴루 신화는 러브크래프트 등의 설정들이 스까되면서 시작-확장되어 온 세계관임.
근데 이게 너무 스까되서 적당히 설정을 필터링해서 활용할 필요가 아주 많은 상태임.
카오시움이 설정 필터링을 하고 룰 붙이고 자체 설정도 추가하면서 낸 RPG가 CoC임.
사실 플레이하는데 무대륙이 어찌됐건 뭔 상관이겠냐만...
CoC에서 고대 대륙은 장기 켐페인에서나 봤던거 같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