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 설계상의 모순은 이야기 에스프리는 완전히 전자의 것임에도 구성에서는 후자의 입김이 지배적이라는 점. 조직이 인간에 선행하여 존재하고 각성한 개인이 자기만의 평천하를 구가할 여지는 주어지지 않는다. 결국 미시사 책이나 팔아주며 골똘하느라 게임은 돌아가지도 않는 풍조가 내려앉았음.
나는 내 메이지 세션에서는 어쨌든 사조보다는 주장이 중요하다고 플레이어들에게 역설해왔음. 철거 직전의 상가를 구하기 위해 꽃밭을 가꾸는 캐릭터에게 중요한 것은 이 계획의 의미와 실천방안이지, 그것이 어느 교파의 지론인지가 아니다. 이렇게 아젠다를 바탕으로 메니페스토 모임 구성하듯 마법사 크루를 만드는게 실천가능한 메이지 플레이의 핵심이지 않은가 싶다. 누구는 꽃밭을 가꿀 동안(창조) 꽃들에 알맞은 풍토를 꾸리는 이(유지)와 꽃밭을 지키며 파괴자들을 솎아내는 이(파괴), 그 꽃밭을 다른 방향으로 해석할 이(4인팟일때)까지. 일단 역할을 나눈뒤 스타일을 결정하고 게임에 들어가면, WOD의 끔찍한 고증놀음에 빠지지 않고도 이야기를 꾸릴만한 충분한 요소들이 있음을 알게됨.
여하한 방식으로 판을 짜는 걸 고려해서라도 나는 그놈의 테크노ㅡ트레디션 대립구조같은 것은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실질적으로 변증법과 역사인식이 박힌 사람이라면 저런 양팀 구별이 말이 안된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을 거다. 비밀결사 테마와 거시담론, 이상향 같은 아이템들은 이 게임에 있어 책을 내기 위해 강제된 지저분한 부속이야. 새 어쎈숀인서울 팀을 짜다가 새삼 구술하고만 있던 것을 내놓아봄.
3줄
ㅡ메이지는 패러다임이 알짜고 비밀결사는 부속이다
ㅡ초거대담론 뽕에 취해서 각각의 메이지가 자기완결하지 않는 독자적인 존재라는 것을 망각하는 팀은 조짓다
ㅡ차라리 우리동네 매니페스토 같은 손에 닿는 아이템들로 짜는 편이 좋다
하지만 그걸 거르면 쨍을 할 이유가 70퍼는 없어지는 걸
그러면 어웨이크닝을 해야지. 신쨍빌런 나와라.
이 게임에서 가장 알짜는 세계정신의 작동방식과 이를 주무르는 것이잖아. 테크노크라시 트레디션은 그냥 환경이고. 나한테는 거기에 줄 점수는 십점 남짓한 수준이었어
내가 맨날 개별 메이지 이야기 하자고 그래도 다들 트래디션 vs 테키 이야기만 해서 와타시도 포기한뎃숭
반대로 전자를 버리고 후자를 취하는 캠페인은 어떤 내용이 될까
(그래도 답은 테크노.. 소근소근)
근데 소설 쓰면서 참고 자료 찾아보며 느낀건데 거대담론 관련 욕구를 충족해줄만한 어반 판타지물도 사실상 없음.. 물론 주화입마적인 WoD의 설정도 문제지만, 거기에 더해서 대체재의 부재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것 같음. 게임계의 어반 판타지는 뭐... ㅎㅎ
전자를 버리고 후자를 취하는 경우는 테크노크라시 맨인블랙 플레이겠지. 사건의 당위성은 일고도 없이 쏘고 태우고 도장찍는 게임. 근데 그런 세션은 굳이 메이지가 아니어도 sifi 음모론 장르면 할수 있으리라 봄
ㄴ 그것은 맞지만 메이지 만큼 그쪽 이미지를 잘 형성해 놓은 세팅도 많이 읍어서
나도 테크노 빌런들 보면서 팝콘씹다가 요새 다시 팀조직할 기회가 보여서 쓴 글임
뭔가 무서운데 이게 미궈 마게맨과는 다른 진정한 트루-마게맨인가
예전에 누가 턀갤에 올린 테크노크라시vs네판티 비극이 딱 그런 내용이었던듯. 네판디 죽이고 덧글은 악당이 주저리주저리 하는거 안들어줘서 속시원하다고....
게임이 시작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읽히고 있어서 그래. 메이지 세션은 그런 물건이 아니여 참말루...
좋은 고찰. 그런데 저런 식으로 즐기려면 댕댕이로 하는게 훨씬 더 재미있고 각자의 개성도 명확하게 살릴 수 있다는게 함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