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경시장은 리뷰가 아니라 룰북의 내용을 천천히 서술하려고 한다. 주요 파트는 1. 좀비사태 이전 / 2. 좀비사태 / 3. 좀비사태 이후 / 4. 시스템 순이 될 것이다. 원래는 좀비사태 이후의 조직 및 세력들도 소개해서 5개의 글로 나누려고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사회상 설명과는 달리 조직 설정들은 개노잼이라서 생략하기로 하였다.
좌경시장 Red Market (1) - 좀비사태 이전
많은 좀비물들을 보다보면 스스로 하게 되는 질문이 있다. ‘샷건 든 4명이 할 수 있는 일을 왜 군대는 못했을까?’ 레드마켓은 내가 지금까지 본 좀비물중 가장 그럴듯한 이유를 제시한다. 그건 세상이 이미 망해가는 중이었다는 거다. 레드마켓 세계관에서 좀비사태 이전의 사회는 총체적 개판이었고, 그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고 올라가다 보면 결국 고삐풀린 자본주의와 탐욕이다.
환경오염
1950년대에 비교해 봤을 때:
- 인구는 4배 증가. 1950년대의 인구가 대충 25억 5천만이었으니, 4배를 하면 100억이 넘어간다.
- 생물종이 150만개 줄었다.
- 산소를 만드는 플랑크톤은 60% 감소.
- 나무와 식용수는 1/3배.
- 물고기는 90% 감소.
- 대기 중 메탄/이산화탄소는 40% 증가.
+4도가 되면 인류 멸절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학계에서 나오던 판이었는데, 당시 레드마켓 세계관의 지구는 +3도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실제로 스칸디나비아 같은 경우에는 붕괴로부터 한 10년 전에 이미 녹색에너지로 대체한 상태였다. 물론 미국, 러시아 등의 슈퍼파워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당연히 식량 생산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유일하게 땅에서 뭘 길러낼 수 있는 사람들은 최첨단 유전공학 기술을 가진 대기업들 뿐이었다. 1차 산업이 망가지자, 상위 산업들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정치
살기가 힘드니 전쟁이 잦아졌고, 정치도 환상적으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널리 알려진 헤이트그룹의 일원들이 정부 요직을 먹는 건 이제 뉴스도 아닌 수준이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아나키스트, 리버테리언, 사회주의자들 등등 좌파 조직들을 범람하긴 했는데,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는 세력도 없고, 매번 사건에 개입해서 직접적으로 싸우는 걸 선호하다 보니 죄다 분열 되서 결국엔 도토리 키재기나 하는 꼴이 됐다. 좌파들은 과격해지고, 우파들은 또라이들이 집권하면서, 좌파들은 매번 자폭이나 하고, 투표를 하면 찍을 애가 미친놈 A와 또라이 B 밖에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
외교
이렇게 우파 또라이들이 득세하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A.U.B.U.’(Against Us, By Us) 라는 곤조가 서기 시작한다. 우리편 아니면 적이라는 냉전놀이가 다시 시작된거다. 화자의 표현에 따르면, ‘북한 수준까지 간 건 아니었지만 결국 발상은 비슷했다. 스포츠 경기장에 미사일 포대 깔아놓고 그랬다.’
인터넷
정보사회에서 인터넷은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문제는 그걸 다루는 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한다는 거다. 모두의 임금이 동결되면, 전문가들은 나쁜 짓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보안 전문가들이 해커가 된다. 사이버 상의 공격은 방어자보다 공격자가 유리하기 때문에, 부족한 예산 내에서 국가 간 사이버전쟁은 방어보단 공격에 비중이 실리게 되었다. 여기에다 중국식 ‘인터넷 국유화’가 동반되면서 인터넷은 더 이상 전 세계로 이어지는 망이 아니라 각국의 갈라파고스가 되어버렸다. 그 결과, ‘사이버 치안’이 완전히 망가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네 경찰서는 신상털이 하는 애들이나 스와터들의 장난감이 되었고, 해커들은 마구 날뛰는데다, 대규모 정보유출은 단골 뉴스거리가 되었다. 인터넷 제공회사들은 누구에게 가장 많은 돈을 내는 대기업들에게 대역폭을 죄다 몰아주기 시작했고, 사실상 이는 대역폭을 인질로 잡은 인터넷 사유화였다. 대기업과 거대 검색엔진들의 사이트는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지만, 평범한 사이트들은 거의 모뎀 속도가 나오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반발하는 핵티비스트들이 또 반격을 하면서 인터넷은 사실상 붕괴 상태였다. 여기에 반발해서 전 세계에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유비크Ubiq라는 시스템이 등장하는데, 이에 대해선 아래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한다.
저널리즘
결국 마지막 순간에 뉴스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움짤과, 한줄평과, 코미디언의 인터뷰뿐이었다. 화자가 자조하듯, 자본주의 사회는 저널리즘을 굶겨죽이고 말았다.
경제
노동환경
노동자에 대한 보호는 아예 부재했다. 물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존재하지 않았다. 임금 떼먹고, 추가근무 수당 떼먹고, 휴가 막는 건 기본이었다. 노동조합은 이미 룰북의 화자가 태어나기도 전에 죄다 식물화 된지 오래였다. 정규직은 꿈도 못 꾸고, 일용직 어플로 하루하루 벌어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살기 시작했다. 어차피 일용직으로 떠돌며 살다보니 집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다.
경제위기: 학자금대출
미국 경제가 악화되자, 수익이 나오는 자산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금까진 사회적/윤리적 문제로 인해서 손대지 않던 학자금대출에 손을 댄다. 학자금대출은 엄연한 금융자산이고, 이걸 쥐어짜면 동전이라도 나올 가능성이 꽤 높다.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채무자니까. 이제 학사로는 어디에 취직하는 게 불가능해서, 다들 박사 정도는 따는 게 기본이 된지라 채무의 양이 꽤 컸다. 이걸 스왑하고 폭탄 돌리기 하면서 가지고 놀면서 경제맨들이 이득을 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채무자의 부도위험이 있지만, 그것도 계산해서 가격을 결정했으니 꽤 괜찮은 상품이었다.
그런데 부도율이 15%를 넘기 시작하자 더 이상 리스크 계산이고 뭐고 할 수준이 아니었다. 학자금대출 시장에서 대규모로 사람들이 탈출하기 시작했고, 이는 패닉을 불러왔다. 서브프라임 2.0이었다. 이게 끝났을 때 살아남은 교육기관은 많지 않았다.
경제위기: 연금Pension
미국은 국민들에게 진 빚이 많았다. 연금이나 기타 등등으로 돌려줘야 할 수많은 돈들(Pension)이 현재 미국이 유통중인 총 통화량의 3배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 문제는 가시화가 되지 않았기에 그럭저럭 넘어가던 중이었다. 문제는 그 연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던 기금회인 ‘캘리포니아 교사 기금회’에서 학자금 스왑에 손댔다가 돈을 왕창 잃었다는 거다. 말 그대로 서브프라임 2.0이었던거다.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던 캘리포니아 교사 기금회의 메일들이 해커들에 의해 유출되고 퍼지면서, 학자금 스왑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경제공황을 불러왔다. 아이러니하지만, 화자는 차라리 좀비사태 때 피부양인구(장애인, 노인, 어린이)가 싹 죽어버리면서 오히려 사람들이 덜 죽은 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다. 대공황이 2연속으로 터진 시장은 더 이상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면: 기술발전
좀비사태 이전의 모든 면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기술 발전이라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면들도 있었고, 이 때 이룩했던 기술 발전 덕분에 좀비사태 이후에도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탄소 나노 튜브
실용화되었다(!). 이는 좀비사태 이후에도 기존의 인프라가 별다른 조치 없이도 살아남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대표적인 예시가 Ubiq의 서버 케이블들이다. 좀비사태 이후엔 재생산하기엔 너무 큰 비용이 들어서 생산이 중단되었지만, 탄소 나노 튜브들을 재활용할 수는 있다.
바이오테크
붕괴 이전의 역사는 인류가 불러온 파멸을 인류가 만든 약으로 치료하는 아이러니의 연속이었다. 우선 항생제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 병균들을 러시아에서 만들어낸 안전한 파지 치료법으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자연을 망가트렸을 때, 결국 인간을 먹여 살린 것은 망가진 자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기괴한 유전자조작 작물들이었다. 인간이 벌인 전쟁 때문에 매일같이 사람 팔다리가 날아가자 의수가 발달했다. 약간의 의료지식만 있어도 쓸 수 있는 오픈소스 3D 프린팅 의수가 있을 정도로.
3D프린팅
솔직히 오타쿠들의 장난감들로 여겨졌었지만, 좀비사태 이후 Ubiq를 포함한 많은 시스템을 지탱하는 것은 3D 프린팅 덕분이다. 가능한 모든 것을 3D 프린팅으로 때우는 추세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실 좀비사태 이전부터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은 엄청나게 발달해있었다. 그런데 재래식 에너지보다 ‘비쌌기 때문에’ 쓰이지 않았을 뿐이다. 이젠 디젤과 가솔린의 생산시설을 굴릴 능력이 없다보니, 오히려 디젤과 가솔린이 비싼 자원이 되었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을 도입하고 거기에 맞춰가는 식으로 체질을 바꾸었다. 물론 가솔린과 디젤은 훨씬 편리하기 때문에, 일종의 비상용 에너지원으로 거래되고 있는 모양이다.
드론
드론은 원래 전쟁이나 첩보 목적으로 잔뜩 찍어냈던 물건들이지만, 전면전이 벌어지지 않는 지금은 그 때 만든 드론과 개발한 드론 기술들을 효율적으로 잘 써먹고 있다. 생존자 커뮤니티끼리 서로 연결되고 교류하게 해준 일등공신이라나.
유비크Ubiq
유비크가 좀 묘한 설정이다. 좀비사태 이후를 설명하기 위해선 유비크에 대한 설명이 필수적인데, 간단하게 요약해주면 풍선에 와이파이 중계기를 달아서 날려 보내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 공짜 와이파이를 풀어버리는 거다.
유비크 이전의 세계
흥미롭게도 남한이 유비크 탄생의 계기가 되었다. 당시 남한 사회에 대한 묘사는 참으로 골 때리는데, 남한은 'TETS' 시스템을 완성시킨 첫 국가였다. 이게 무엇의 약자인고 하니, 'Total Economy Tracking System', 다시 말해 '총 경제 추적 시스템'이라는 정신 나간 감시 시스템이었다. 모든 종류의 물리적 재화에 태그를 달아서 운동화부터 컵라면 하나까지 추적하는 게 가능하다. 생산, 구매, 소비, 심지어는 파괴까지. 이 모든 정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운영하는 ‘산-신San-Shin'이라는 정보 분석 프로그램에 입력된다.
미국도 여기에 삘을 받아서 인터넷 국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싹 인프라를 집중시킨다. 이건 역으로 말하자면 취직이던, 교육이던, 문화생활이던 모두 인터넷을 거쳐서 해야 했다는 거다. 덕분에 인터넷 연결률이 90%까지 올라가긴 했는데, 통신회사들의 횡포와 경제 악화가 겹치면서 인터넷을 사용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점점 인터넷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회사들은 독과점 상태였고, 대역폭을 자기들 멋대로 배정했다. 위에서 말했듯, 큰돈을 찔러주는 대기업들은 대역폭을 죄다 할당받고, 일반인들은 값비싼 요금제를 쓰지 않으면 모뎀이나 마찬가지인 인터넷을 써야했다. 미디어 회사들이 점점 인터넷 제공자들과 합체하면서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사실 독점금지법이 제대로 작동하기만 한다면 이런 문제들은 없었겠지만, 미국 정치권은 이미 미쳐있었다.
오스틴 팔비크 Austin Palbicke
이 인물은 전형적인 IT 개발자 성공담 주인공이다. 어릴 땐 찐따였지만 컴퓨터 잘해서 MIT 가고, 인도 가서 수학 씽크탱크에서 일해보기도 하고, 남한에서 리버스 엔지니어링 하는 양반들하고도 좀 놀아보고, 중국 가서 광섬유망 까는 것도 해보고...... 그러다가 이 사람이 남한의 ‘산-신’ 네트워크의 핵심 기술을 빼와서 복사하는데 성공해버린다.
그 이후엔 산-신 기술을 이용해서 강력한 데이터 마이닝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문제는 인터넷이 게토화되면 그 마이닝 할 데이터가 부족하다. 팔비크는 인터넷 게토화가 인터넷 제공자와 사용자,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피해보게 한다고 주장하며 설득하려 했지만 실패한다.
팔비크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스키 레조트를 자급자족 가능한 초기술도시로 만들고,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한다. 그건 기구에 와이파이 중계기를 달아서 수천 개씩 날려 보내는 것이었다. 기구는 영공과 우주 사이의 고도에 절묘하게 띄웠고, 기존 체제를 따르지 않는 완벽하게 새로운 프로토콜을 썼기 때문에 법적인 재제도 가할 수 없었다. 물론 재래식 통신망보다 훨씬 느리긴 했지만, 싸구려 요금제의 모뎀 급 속도보단 초속 2기가의 공짜 와이파이가 당연히 훨씬 나았다.
기존 체제와 길고 고통스러운 싸움을 해야 했지만, 유비크는 승리했다. 유비크의 증강현실 고글이 히트를 치고, 유비크 2.0이 발표되었다. 오픈 소스와 자유 인터넷은 절망뿐인 세상에서 새로운 희망이었다.
그리고 이 때, 역병이 시작됐다.
흐으음... 그래서 붉은장터는 공개 번역이 가능한가요?
cc 4.0 이라서 원저작자 표기하고,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결과물도 cc 4.0을 따르면 자유롭게 배포하거나 텍스트를 재구성해도 됨
red market의 진짜 뜻은 물고기의 피가 흐르는 어시장이다
어흑 마이깟
농담이고 이 요약을 보면 왜 레드마켓을 플레이하기 전에 장황한 배경설정을 읽어야하는가 알 수 있음. 배경설정이 간단한 게 능사는 아님.
쩐다앗
졸라 내 취향이네 쩐다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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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추
구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