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장이 (The Rune Smith)


룬을 만드는 장인은 많지만, 룬장이는 하나 뿐입니다. 그는 룬난장판에서 계속해 온갖 잡동사니들을 새로운 물건들로 바꾸고 있습니다. 아니, 그 새로운 물건들이 또다시 잡동사니 속으로 섞여 들어가, 무엇이 그가 만들어낸 것이고 만들지 않은 것인지 더는 분간하기 힘든 수준이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명품은 주인을 알아보는 법이죠.


"아, 놀려 먹는 맛이 있는 친구죠."

- 물안개


대략적 위치

문명 세상의 경계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룬난장판은 룬장이의 도제와 벼림태생 조수들이 온갖 잡동사니들을 가져와 쌓아두는 곳입니다. 룬장이의 공방 겸 거처는 그 룬난장판 가장 밑바닥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새로운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또는 영감을 필요로 할 때마다 룬장이는 밖으로 나와 그 더미들을 둘러봅니다. 적당한 것이 있다면 조수들을 시켜 공방으로 들고 가게 하지요. 룬난장판은 쓸만한 물건이 있지 않을까 기웃거리는 모험가들도 가득하지만, 이들이 올 때마다 도제와 벼림태생 조수들은 쫒아냅니다.


알려진 이야기

룬장이는 룬과 마법 도구를 만드는 장인이지만, 그것만 만드는 건, 그리고 만들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용품부터 화려한 사치품까지, 그리고 단순한 땜질부터 개조까지 그의 손에서 생겨나지 못하고, 다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없습니다.


- 제왕의 왕국 곳곳에 돌아다니는 룬철마를 개발한 사람이 바로 룬장이입니다. 물론, 이제 그것이 그의 물건인 것은 아닙니다. 혁신은행에 진 빚을 전액 탕감하는 대신 그 권리를 대상인에게 넘겼으니까요. 그 이전에는 빚을 갚기 위해 룬철마를 타고 물건을 팔러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만 집중하는 그입니다.

- 꿈에 자꾸 물안개가 나타나 잠을 설치자, 룬장이는 아예 그녀를 물질의 세계에 불러낼 수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룬장이의 투영장치는 물질의 세계를 넘어선 곳의 존재와 깨어있는 채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물론 달빛 갈퀴는 아쉬워하겠지만, 그 존재들에게 해를 가할 수는 없습니다.

- 지금은 벼림태생이 새로운 벼림태생을 만들어내지만, 최초의 벼림태생은 한 난쟁이의 손에 만들어졌습니다. 그 난쟁이는 이후 시간이 지나, 룬장이라 불리게 되었죠. 이것이 벼림태생을 난쟁이벼림이라고도 부르는 이유입니다.

- 룬장이는 몇몇 살아있는 암굴을 길들여 그 속을 개조해,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영원히 이어지는 나선형 계단과 그 아래서부터 차오른 보석이 가득한 "고룡참살"입니다.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자신을 노리는 용이 나타났을 때 그대로 하늘로 튀어올라 날고 있는 용의 배를 뚫어버렸기 때문입니다.

- 신비령의 검 중 일부는 유물이 되었어도 그 능력이 시원찮은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그랬던 검은 모조리 룬장이가 사들여 개조했고, 이제는 그 이름에 걸맞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가 이런 짓거리만 하지 않았어도 혁신은행에 돈을 빌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며, 표상급의 장인이 더 빨리 될 수 있었을텐데요.


또한, 그가 룬철마를 타고 다니던 시절에 팔았던 물건 중 일부가 아직도 문명 세상 곳곳에 돌아다닙니다. 과거의 시대는 돈만 있다면 표상급의 마법도구를 얻을 수 있었던 꿈의 시대였다고도 합니다.


친구와 적

룬장이의 가장 친한 친구는 다름없는 물안개입니다. 그녀가 과거 룬장이의 꿈에 몇 번 나타나며 맺은 인연으로, 룬장이는 표상급의 실력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룬장이는 항상 투영장치를 켜두고 있으며, 물안개는 자신이 원할 때마다 그 앞에 나타납니다. 그 외의 표상들은 거의 사업적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룬장이가 세상의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표상들에게만 물건을 파는 것이 다행인 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룬장이의 작품들을 둥지에 더하고 싶은 잿불아가리는 자꾸 자기 간식거리들을 보내어 그를 귀찮게 합니다. 대상인과의 관계는 빚을 청산하고서 끊어진지 오래입니다. 새앙쥐 조합은 이를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도제 중 일부에게서 몰래 룬난장판에 방치된 그의 작품들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달빛 갈퀴에 대해서는 긴 말 하지 않겠습니다. 친구를 죽이고 싶어하는 좀도둑을 누가 좋아할까요?


진정한 위협

룬장이가 만든 작품 중 대부분은 현 시점에선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룬철마는 왕국의 동맥 역할을 하고 있으며, 벼림태생들은 문명 세상에 잘 적응했고, 살아있는 암굴은 그의 손길에 따릅니다. 하지만, 이 중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룬철마가 폭주해 탈선하거나, 벼림태생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고 봉기하거나, 살아있는 암굴이 개조된 채로 도망치면? 룬난장판이 문명 세상 바깥에 있다고 해도, 멀지는 않죠. 솔직히 말해, 그의 망치가, 모루가, 화로가, 풀무가, 문명 세상의 위험요소를 매일매일 새롭게 만들어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