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그래서인지 조금 오래된 기억이 속속 생각나서 키보드를 두드림.
2013년 던전월드가 나온 이래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많은 혼모노들이 던월을 강간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라그나 이전, 가장 거하게 던월로 트롤링을 한 건 나라고 생각한다. 그 시절 함께 플레이한 사람들에게 매우 미안한 일이고 그로인해 TRPG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을 얻은 사람도 있겠거니 싶어 미안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꽤 준수하게 TRPG 플레이를 즐기고 있다.
내가 지금부터 적어낼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존나게 화자되고 있는 문제의 던전월드 공개 상시플, 'ㄹㅇㄷ의 수정'에 관한 이야기임.
그 당시 나는 어쩌다보니 그 곳의 마스터로 영입되었다.
(그곳에서는 마스터가 되려면 세션을 한 번인가 해서 정식 마스터로 승격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그 허들이 존나게 낮은지는 몰라도 나는 바로 마스터가 되어버렸음.)
로엔달에는 한 14~16명의 마스터가 있었는데, 내가 들어갈 당시에 몇 명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여튼 문제는 마스터가 된 그 다음부터였음. 마스터링을 몇 번 해보면서 이 상시플에는 존나게, 아주 존나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가장 큰 문제는 크게 세 가지였음.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상시플 구조상 이야기에 진전이 없다는 거다. 물론 신규 플레이어들의 유입과 고인물의 방지를 위해서는 필수적이겠지만서도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마치 도라에몽한테 울면서 달려가 도구를 빌리는 진구의 모습을 질리도록 돌려보는 기분이었다.
더군다나 이 상시플을 총괄하는 리드 마스터는 "메인이 되는 스토리 이벤트는 제가 하겠습니다." 라고 해놓고는 플레이를 돌리는 게 흰개미 후장구멍만큼 적었음.
두 번째 문제는 플레이어들을 무작위로 허용하는 '공개 상시플'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별의별 사람들이 모두 모여버리게 되어버리는 거임. 라그나와 혼모노들이 매우 많이 유입되는건 당연지사였다. 그렇다고 그들을 배제하는 것도 마스터진들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렇게 들어온 혼모노들은 처음에는 "난 아무것도 몰라용, 어떻게 하면 되죵?" 이라는 순수한 얼굴로 포장하던 자신의 본성을 차츰 들어내는 것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두번째 문제의 가장 무서운 점은 혼모노들은 TRPG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그 분위기를 전염시켜, 지금의 수많은 라그나를 만든 '기원'이자 '씨앗 '되어버린 것이다. 너들도 알겠지만 상시플에 있는 애들이 다 거기서 거기임. 그리고 걔중에는 로엔달에서 첫 단추를 잘못 낀 애들이 많음.
세 번째 문제는 위의 문제점에 추가되는 건데, 플레이어들의 유입 문제와 마찬가지로 질 나쁜 마스터의 유입 문제도 잡을 수 없었다. 이 문제에서는 길게 말할 것도 없다. ㅈㅇㅅ가 수정의 마스터 중 하나란 시점에서 이미 이 상시플은 서든어택2 꼴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당시 난 이 상시플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열심히 하는 마스터들도 있었고 플레이어들중에서도 괜찮은 사람들이 나왔다. 나를 포함한 일부 마스터들은 그런 플레이어들에게 상시플을 나가서 팀을 독자적으로 꾸리라고도 말하며 '상시플은 잠깐 거쳐가는 곳이다.'라는 걸 강조했다. (물론 씨알도 안 먹혔다.)
나는 이 플레이에서 계속해서 정체감을 느꼈다. 분명 맨날 단편이 진행되는데 결론은 똥같은 길드홀에서 나오는 아래와 같은 RP가 전부다.
".....난 범인의목검...목검의 수행자.."
"용용이....뭐 많은 별명이 있지만"
"지금은 하나 추가해야할거같네"
" '용사' 1小river 말이지"
생각해봐라. 어차피 고인물로 썪을 놈들은 계속 길드홀에서 집단적 독백을 하고 있다. 만약 네가 그런 곳의 마스터가 되어서 던월임에도 '렙업(혹은 랭크 승급)만 되면 아무래도 좋은 인스턴트 세션'만을 바라는 세션무새들을 캐어해줘야한다고 말이다. 게다가 그런 엿같은 현상은 아무리 세션을 진행해도 바뀌지 않았다. 왜냐면 어차피 그건 메인 에피소드가 아니라 존나 이야기에 방영도 안된다고! 그냥 길드홀이라는 수용소에서 "내가 마-! 이번 의뢰에서 말이야 마!!" 이지랄 떠는 것 밖에 없다.
이런 RP나 보고 있다보니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다. 사실 이 때 마스터를 그만두고 나갔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어떻게든 이 상시플을 진행시키고 싶었고 지금까지의 마스터들이 하던 다른 세션과는 조금 다른, '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일으킬만한 세션들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물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이 세션들의 문제점은 꽤 있었다. 상시플의 신규 유입인원을 고려하기보다는 사건을 진행시키기 위한 소수 인원의 메이저 캐릭터화가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 격차는 이후 플레이어들의 고인물화를 야기시켰을 수 있다.
나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고 , 함께한 플레이어들의 지극히 참혹한 주사위운, 혹은 이야기의 재미를 추구하는 플레이어들과의 협력으로 내가 쏘아올린 작은 세션은 성공했다.
로엔달의 수정 세계에 생명을 빨아 쳐먹는 저 세상의 나무와, 그 나무밑에 잠들어있는 던월에서 가장 강하다는 몬스터인 타라스크를 공개플 세션의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한 번 수도꼭지를 돌리니 다른 마스터들도 어느샌가 이 국면에 편승해서 '저 세상의 나무'와 그와 관련된 세션, 혹은 다른 세계의 굴직굴직한 세션을 뽑아내기 시작한다.
엔딩이 다가올 시점, 마스터들은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함. 국면이 진행될수록 흉조는 더욱 진해지고, 이 흉조들을 조합해서 '그나마 괜찮은 엔딩'을 보려는 마스터들의 발버둥은 점점 격렬해져갔다. 마스터들은 이쯤되니 세션을 즉석식품처럼 돌리기보다는 떡밥들을 연결하기 위해서 고분분투했다.
그와 동시의 ㅈㅇㅅ의 텍섹도 점점 격렬해졌다. 마스터들이 세션을 많이 돌리지 않는 걸 알았는지 인스턴트 세션을 즐기는 그의 추종자들인 세무새들과 함께 절찬 텍색 자캐딸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관련된 병크는 일일히 나열하기도 힘드니 기회가 되면 따로 작성해볼게. 무엇을 상상하든 ㅈㅇㅅ는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스터들은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마스터 회의장에 들어갔다. '엔딩'에 관한 상의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리드 마스터가 내놓은 대답은 마스터의 부푼 기대와 노력을 수포로 돌렸다.
리드마스터: 31일 엔딩에는, 무엇인가 사건이 있고 해결한다기 보다는 수정(엔딩) 세션의 과정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졌는지 보여주고 플레이어들이 캠페인의 종료를 원하는대로 맞이하도록 두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컨데.. ~게 결론이 났고 콩쥐는 시집갔고 시골쥐는 상경했다.
마스터1: 깔끔하지 않습니다.세간에선 소히 그것을 개뜬금이라고 불립니다 .
여기서 잠시 설명을 하겠다. 상시플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세계관에서는 '로엔달의 수정'이라는 모으면 무언가 힘을 발휘하는 신비한 물체가 존재한다. 문제가 뭐냐면, 이 수정의 설정이나 기능 자체를 다른 마스터들이 건들지 못하게 해놔서 리드 마스터 빼고는 아무도 그 수정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다는거지.
마스터들은 당연히 그 수정의 기능이라던가 여러가지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그에 따른 엔딩을 구상할 줄 알았지만, 리드 마스터의 "아 몰랑, 아무튼 그냥 잘됐네 잘됐어. 해피엔딩으로 끝내죠." 와 같은 태도, 그리고 여기에 적을 수 없는 여러 불성실한 발언들로 인해서 이뭐병 상태에 이르른다.
마스터2:저희가 수도 없이 물었고. 그때마다 장난식이였지만. 결국 ㅌㅍ님이 수정 관련 떡밥을 푼다. 라는 걸로 결론나지 않았습니까.
만약 정말로. 그 수정이 뭔지. ㅌㅍ님이 결정하기에 너무 어렵거나. 무거운 짐이라고 생각하셨다면. 모르겠습니다. 그게. 우리가 지금까지 그냥 외면했던 건지. 아니면. 뭐. 곪고 곪은게 터진 건지.이 팀이 31일까지 버틸지조차 잘 모르겠네요.
이런 상황에서도, 리드 마스터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그는 백전 노장처럼 침착하게 마스터들의 목을 따내기에 이르르는데...
결국 여러 말들이 있었지만, 그 결과는
마스터3:(중략)이 방을 나가겠습니다.
마스터4:네. 좋습니다. 저도 이제 여기에서 나가겠습니다.
마스터1:ㅇㅇ는 포기할래얌 전 자유로운 집요정이예얌
마스터들의 난죽택 탈주에도, 회의는 계속되었다.
리드마스터: 음, 인세션 길드홀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모두가 참여하는 것 아닐까요?
마스터5: .......아니 거기에 모두가 참여한다고 하기는 힘듭니다 리드마스터님.
마스터6:수정조각도 '이야기 진행'을 위한 최소치는 이미 확보했다고 볼 수 있을 거구요.
결국 현재 로엔달의 엔딩에 필요한 것은 '적당한 마무리 세션'인 셈이 될 거에요.
그래서.수정은 어떻게 사용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이야기를 끝내려면반드시 수정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정을 왜 모았는지, 그 죽을 고생을 했는지 플레이어들에게 적당한 답변을 해줄 수가 없으니까요.
드디어 결정적 질문을 하는 마스터들.
리드마스터: 좋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모은 수정의 조각을 가지고, 죽음의 땅의 중심에 위치한 수정의 요람을
'수정의 요람'이란 시설을 가동시키면 타라스크를 절망의 땅 지저세계로 봉인시킬 수 있다. 라면 어떤가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동할지는 수정 세션 내에서 진행이 되어야 할겁니다.
이와 같은 답변에 다른 마스터들도 안심하고, 세션의 전야 회의가 마쳐졌다. 마스터들은 안심했었다. 그래도 무난하게 끝낼 수 있으니까. 아니, 있을 것 같았으니까.
장막을 들추고 엔딩세션을 보았을 때, 이 상시플을 열심히 즐기던 괜찮은 플레이어들은 절규했다.
마지막 플레이의 내용인 즉슨, 리드마스의 GMPC, '로엔달'이 등장해 타라스크를 봉인하고는 평화를 되찾았다. 플레이어들의 PC 캐릭터들은 전부 병풍이었다. 그들은 뒤에서 손가락이나 빨면서 위대하고도 지고하신 대마법사의 개쩌는 9서클 마법을 팝콘이나 먹으면서 구경해야했다. 그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5개월짜리 상시플의 결말이었다.
이 결말에 대해서 만족한 플레이어도, 마스터도 없었다. 그리고 GMPC의 행보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질타에 리드마스터의 소신발언이 이어진다.
이래도 상시플?
* 펙트) 로엔달 시절 고인물이던 얼음마녀 ㅎㅂㅁㄴㄹㅇ 와 범인의 목검 ㅊㄱㅈㅁㅇㅁ은 이번에 열린 던월개수롤 상시플 협맹에 참여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타루스크도 구렸다던 사람도 있더라. 여튼 수고했다.
221/ ㄱㅊ 내가 안구렸단 건 전혀 아님ㅋ반쯤은 다 멸망해버리라는 심보였음. 내 국면은 크다란 빨간 버튼 같은거지 질적으론 좀 구리지. 읽어줘서 고마바
굴직굴직->굵직굵직 소히 ->소위 - dc App
타루 / 혹시 상시플 뽕에 못 헤어나오는 이들에게 해주고픈 말 있음?
영어/오타는 술먹고 써서...알아서 필터링해서 읽어주비 221/흠, 걔네들이 뭘하든 상관없지만, 대체적으로 실패할 거란건 암. 나도 함부러는 말 못하겠지만 성공사례를 본 적이 없다는 건 그만큼 문제점이 확실하단 거겠지. 그에관해서는 많은 갤러가 썼고 "상시플 하지마 빽"하긴 애매하니까 중립국
으어어어
허뮈... 그 수정이 그렇게 끝났었군요. 한달 정도 참가하고 일하느라 못 참가 했었는데. ㅈㅇㅅ는 마스터링 테스트 와서 트롤링하고 잠자던 분으로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