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신부 (The Everbride)
오늘의 새신랑은 음유시인입니다. 악기 연주와 화려한 묘기가 영원신부의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전부 이제껏 보아왔던 것입니다. 음유시인은 수천, 수만번도 더 신랑감으로 점찍어졌었습니다. 낯익고도 뻔한, 그녀에게는 그리 옛날도 아닌 옛날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자 이윽고 그녀는 하품을 하기 시작합니다. 새신랑은 당황해 그녀의 시선을 끌어보려 애를 써보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하인들이 방으로 들어와 꾸벅꾸벅 조는 거미 아씨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발버둥치는 신랑감을 끌고 나갑니다. 오늘의 벌칙은, 재미있네요.
"제발! 좀 더 시간을 줘. 한 방 크게 터뜨릴 자신이 있어. 웃었잖아! 웃었다고! 다들 봤잖아! 웃는 걸 보고 당신들도 느낌이 괜찮다고 숙덕였잖아! 아니, 이게, 말이, 오, 젠장."
- 카일, 前 룬철마 특등석 광대. 現 문지기 가고일.
대략적 위치
영원신부의 침소는 아랫세계, 나락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락이 아랫세계의 문명 세상이라면, 영원신부의 침소는 아랫세계의 야만 세상에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녀의 하인들은 침소와 그 주변. 그리고 자신들의 거미 아씨가 돌아다닐 법한, 사실은 이미 수천, 수만번이나 돌아다녔기에 더는 돌아다니고 싶어하지 않는 지하도를 청소합니다.
알려진 이야기
어둠 요정, 드라이더, 메두사, 청동 난쟁이, 고블린, 진균형 등 수많은 이들이 영원신부에게 봉사합니다. 그녀의 하인이 되는 것은 큰 영광이며, 그녀를 영원히 웃게 만들 신랑감 찾기는 그들의 평생의 숙원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바치는 새신랑이 잠시간은 영원신부를 흥미롭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결국 언젠가 질리게 됩니다. 영원신부가 흥미를 잃은 새신랑은 하인들의 손으로돌아가게 됩니다. 하인들은 감히 자신들의 아씨를 만족시키지 못한 발칙한 자에게 벌을 주지요. 아, 신랑이라 해 꼭 남성만을 불러오는 것은 아닙니다. 신랑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저, 신부의 짝이기 때문이죠.
- 영원신부에게 바쳐지는 신랑감은 주로 음유시인 같이 하인들이 보기에 재미있는 자들입니다. 먼저 말로 권하는데, 소문이 영 좋지 않아서 그 누구도 선뜻 따라나서지 않죠. 그럴 때는 폭력이 이용되는 법입니다. 가끔 요술사나 혼돈 마도사 같은 존재를 잡아오기도 하고, 또는 아주 흥미로운 이론을 구축한 신비학자가 영원신부의 침소에 들기도 합니다.
- 아니면 하인들은 이름난 모험가를 데려오기도 합니다. 납치에 저항하다가 결국 침소로 끌려와 영원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에 입을 열곤 하는 그들의 모험담은 흥미로움이 음유시인의 노래에 버금가지요. 물론, 그들이 음유시인만큼이나 흥미롭게 말을 한다는 보장은 없긴 합니다.
- 옛 영웅은 아직 표상이 아니던 시절 당연히 모험가였겠지요. 그런 옛 영웅을 하인들이 납치해 온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될 성 바른 떡잎은 알아 볼 수 있다 했던가, 옛 영웅을 그냥은 데려올 수 없어서 아주 강한 마취약을 썼더니 침소에 들어서까지 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옛 영웅이 그대로 살아있는 암굴 속에 던져졌고, 깨어난 옛 영웅이 어리둥절한 상태로 그 속에서 탈출하는 이야기는 음유시인들의 단골 노래입니다.
- 영원신부에게 가장 오래 재미를 준 인물은 우리나기라는 음유시인입니다. 그녀는 천 하고도 하룻밤 동안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해서, 그녀가 웃는 채 잠에 들도록 만들었죠. 이야기를 마친 우리나기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나기가 사실 꿈 속의 허깨비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인간형 존재들은 송곳니, 비늘, 날개, 발톱, 그리고 숨결이 없기에 적룡은 그런 모습으로 변신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잿불아가리는 예사 적룡이 아니고, 따라서 그런 모습으로 변해보았습니다. 하인들은 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잿불아가리가 어떤 밤을 보냈는지는, 잿더미가 될 각오를 하고 그에게 직접 물어보아야 할 겁니다.
- 영원신부를 지루하게 만든 자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하인들이 전적으로 결정합니다. 약간의 몰매를 맞고 다시 그 자리에 되돌려 놓여지는 것이 가장 운이 좋은, 그리고 가장 드문 경우입니다. 옛 영웅처럼 살아있는 암굴 속에 버려지거나, 불쌍한 광대 카일처럼 메두사가 데려가 석상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아, 더불어 그 석상에 날개를 달아 가고일로 만들기도 했군요.
- 달빛 갈퀴는 하인들에게 가장 눈독 들여지는 신랑감입니다. 영원신부의 하인들 중 이형의 존재들은 일부러 달빛 갈퀴에게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달빛 갈퀴가 아랫세계를 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죠.
영원신부는 언제부터 표상이었을까요? 자세한 건 아무도 모르겠지만, 옛 영웅이 아직 표상이 아니었던 시절에도 그녀는 표상이었습니다. 영원신부의 하인들이 돌아다니는 아랫세계의 지역에서는 신부라는 단어가 지배자라는 의미도 갖는데, 그것이 그들을 영원히 지배해온 그녀 때문인지, 아니면 반대로 그런 의미 때문에 영원신부가 그렇게 불리는 지 알 수 없지요.
친구와 적
영원신부는 자신과 친구가 되기 위해선 아주 특별한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비령처럼 승천했거나, 물안개처럼 아예 환상 속의 존재여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하인들의 달빛 갈퀴에 대한 계속되는 칭찬 때문에 달빛 갈퀴에 대해서도 약간의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껏 그 정도로 미친 녀석은 없었으니까요. 영원신부의 친구가 되기 힘든 것처럼, 적이 되기도 힘듭니다. 이제껏 영원신부의 적이 된 존재는 검은 깃발과 외눈 뿐입니다. 검은 깃발은 무궁무진한 재미가 숨어 있는 이 세계를 없애려고 하며, 외눈은 그 세계를 빼앗으려 합니다. 물론 영원신부가 적이라 생각하게 하기가 힘든 것 뿐이며, 영원신부의 하인이 그렇게 생각하게 하거나 거꾸로 영원신부를 적이라 생각하게 되기는 쉽지요. 그녀의 하인들은 이제껏 자신들이 놓아줬으면 놓아줬지, 벌을 받는 도중 도망친 신랑감들을 뒤쫓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나락을 좋은 별장 후보로 생각하고 있으며, 영원신부는 자신에게 별장을 바치려는 하인들을 말리지 않습니다. 나락 주군만 마음 고생으로 힘들지요.
진정한 위협
솔직히 말해, 영원신부는 하인들이 바치는 새신랑과의 첫날밤을 벌써 수천, 수만 번이나 겪었습니다. 이젠 이 모든 것에 대해 질렸지 않을까요? 모든 것에 지친 영원신부가 표상이기를 포기하거나, 자신의 모든 세력을 이용해 세계에 혼란을 일으키기라도 한다면 큰 일입니다. 그녀를 제외해도 표상은 스물이나 있지만, 그녀가 사라지면 세계를 스물 하나로 나눴을 때 그 중 하나가 붕 떠버리는 셈입니다. 나락 주군이 권력이 텅 비어버린 아랫세계의 야만 세상을 관리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거미 아씨를 잃은 하인들을 통제하기는 힘들겠죠.
펀딩 은제?
군인은 그런거 못함
민간인 돼야...
곰팡이형이 뭐임?
영원신부를 MC하여 지배 - dc App
신비학자 원어가 뭐임?
영원신부는 왜 신랑을 구하는거야?
ㅇㅇ) 곰팡이형은 펑갈로이드/휴머노이드→인간형과 같은 번역구조를 거쳤지만 영 거시기해서 나중에 바꿀 예정
ㅇㅇ) 신비학자는 오컬티스트/초여명 번역에서는 비술사/혼돈 마도사 기관장치가 13가지 진리의 길보다 먼저 나와서 초여명 번역하곤 다름
ㅇㅇ) 그저 하인들이 생각하기에, 영원신부는 심심해하고, 또한 신부에게는 신랑이 무릇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영원신부가 직접 신랑을 구한다고 보기엔 좀 무리가 있지/그리고 본문의 내용에서 좀 더 뽑아내보자면, 사실 영원신부라는 이름은 그저 영겁의 지배자라는 의미였을수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