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들한테 필요한건 '초보자용 룰'이 아니라 올드비들의 친절과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아래 글에서도 썼지만, '의욕이 있는데도 어려워서 이해 못하겠는 룰'은 없다.


몇몇 사람들이 이 바닥의 양적 팽창 같은 문제를 언급했는데, 쉬운(혹은 쉬워 보이는) 룰로 무작정 유입인구를 늘리고 본 결과가 요즘의 던월 논쟁이라고 봄.


저게 던월이라는 룰의 문제일까?

아니지. 던월을 멀쩡하게 가지고 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사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초보자용 룰'이 있다고 쳐.

그걸로 양적 팽창을 무작정 늘리고 보면 던월 논쟁 같은 게 또 안 일어날 거라고 보나?


환상주사위 때도 '일단 유입인구부터 늘고 보는 상황'의 문제점은 고스란히 드러났음.


난 아직도 일플때 자기 캐릭터 소개를 하면서 "엄마를 쏴죽이고 왔다"느니 어쩌느니 하던 라그나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당연히 플레이 내내 트롤짓을 했고.

애석하게도 난 우리나라 RPG판의 양적 질적 증가를 위해서 라그나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줄 만큼 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걍 넘어갔다.


D&D가 어려운게 아냐.

D&D에 대해 알려주고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어려운 거지.

겁스도, 쨍도, CoC도 다 마찬가지라고 본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뉴비를 안착시키고 싶다면

그 뉴비한테 '초보자용 룰'을 던져줄 게 아니라, 그 뉴비한테 말을 걸어.


"괜찮으시다면 1:1챗으로 룰 설명을 해드릴까요?"

"판타지 룰이 취향이시면 제가 아는 룰들을 몇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그 뉴비는 일단 도와준다는 사람이 있으니 비교적 부담 없이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고

취향이 맞는다면 한달뒤 그 뉴비는 존나 룰덕 빌덕이 되어 있거나 플레이 중독자가 돼 있을 거다.

취향이 안 맞는다면 다시 롤 하러 가겠지.


'초보자용 룰'만 툭 던져주는 건 던월 변종들의 범람이 다시 재발할 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