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기 전에 뻘-글 하나 써 봄. 


할 놈은 하더라. 그런데...

..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할 놈은 하더라. 이게 맞음. 내가 해 봐서 알아. 혹은 어제인가 나타난 D&D 번역

묻던 걔 같은 사례나 지금 고난의 길을 걸으려는 엘더빌런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겠지.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진짜로 맨땅 수준에서(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할 놈이 몇이나 되냐는 거야. 그러니까 너님이 해외 룰 갖고 

같이 돌릴 고정 팀 모아서 팀 내에서만 돌리기만 할 거면 이렇게 사람을 걸러서 모아도 돼. 그런데 국내에 RPG 

출판되는 거 보고 싶고 이것저것 정보도 공유되는 거 보고 싶고 그렇다면 이렇게 놀면 안 된다고 생각함. 당연히

나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써. 


안 할 놈은 신경쓰지 말자 

어차피 할 놈은 하게 되는 것처럼 어차피 안 할 놈은 안 함. 그냥 안 맞는 거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편할 거.

특히 "시간이 없어"나 "교회 먹사님이 D&D는 악마의 게임이랬어" 같이 나름 확고한 이유가 있다면 더 그렇겠지.   


오늘은 내가 마스터!
일단 처음부터 마스터를 한다고 나선다면 말리거나 혹은 입가를 가리고 맨땅에 헤딩하는 광경을 구경하도록 하자. 

플레이 도중에 마스터와 플레이어에게 요구되는 '해야할 것'의 양은 어떤 룰이든 적지 않은 차이가 나거든....... 


영업을 하자

그러면 뭘 해야하냐. 당연히 영업임. 영업의 목표는 뭔가를 할까 말까 간 보는 사람이 한 번 해 보게 만드는 거임. 

그러려면 뭘 해야할까....?


영업할 룰북을 일단 잘 읽는다

너도 모르는 룰을 남에게 가르치려고 하면 안 된다. 그렇지?


메카니즘이 아닌 요소의 홍보

던월 같은 거면 "주사위 2개면 다 된다 = 메카닉이 간결하다"라고 홍보할 수 있긴 할 텐데 "이 룰은 퍼지 다이스를 

쓴단다!"라든가 "이 룰은 BRP 기반이란다" 같은 소리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거임. 그러니까 그보다 취향 문제에

가까운 방식으로, "혹시 흡혈귀 좋아하세요? 그러면 흡혈귀가 나오는 크툴루의 부름은 어떠신가요?" 같은 식으로 

접근을 해야 효과적이라는 것임. 아, 이 예시는 좀 아닌가...? 


제가 돈이 없어서 말이죠

뭐 그럼 "네 님만 보세요"하고 공짜로 보여 줘야 되냐? 아닌 거 같지? 대신 퀵스타트라든지 요약본 시트라든지 

네가 턀갤하면서 대충 만든 요약본(기본 메카닉과 능력치 정도만 나오는) 같은 거 하나쯤 쥐어주면 됨.  


룰이 어려워서 못 읽겠어요

항상 그렇지만, 처음 읽는 룰북은 어렵고 복잡하며 힘듬. 특히 독서량이 부족한 현 세대의 경우 더 그럴 거 같음. 

그렇다고 무릎베개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어줄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기본적인 메카닉 위주로 설명해야 함. 

플레이를 하려면 최소한의 판정법은 익히고 있어야 겠지? 혹은 그런 게 다 적힌 시트라도 하나 쥐어주던가.

그 정도는 누구나 읽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러지 못한다면 결국은 '개인적 게으름의 문제'가 될 거임. 


간단한 시나리오 준비

기승전결로 이어질 수 있는 간단한 시나리오 / 상황을 제시한다. 어차피 걔들의 말빨과 상상력이 네 기대보다 높을

가능성은 없다시피하고, 영업은 한 번 하고 대개 끝날 게 뻔하니까 적당히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전개를 만들면 됨. 

예를 들어서 어딘가에 갇힌 상태로 시작 - 감옥에서 탈출함 - 보초를 쓰러뜨리고 진행 - 문 앞에서 전투 후 탈출 

뭐 이런 식의 가벼운 구성으로 말이지. 가끔 룰에 따라서 "아아니 던월은 플롯 짜는 거 아니라면서요"식의 항의도

나올 수 있을 텐데 "첫 세션의 상황을 제시했다"고 입을 막도록. 


처음에는 원하는 대로 떠먹여 주자

TRPG를 처음 하는 사람은 소위 '자유도' 빌런이 되기 쉬운데, 이게 TRPG 내의 세계관에서 통용되는 원칙 같은 걸 

전혀 신경쓰지 않기 때문임. 그런데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그걸 다 일일이 따질까? 물론 와우 같은 거 하다 왔다면 

그 나름대로의 불문율과 비교해 주면 그나마 잘 이해할 듯. 


그리고 이해를 못 한다고 해서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그런 식으로 굳이 다 제약을 걸어 댈 필요는 없음. 

그냥 막 나가는 거 그대로 진행해 주다가 마음에 안 들면 다 끝나고 네가 버리면 되는데, 굳이 걔 화까지 돋궈서 

분위기를 더 나쁘게 만들 필요가 있나? 정 못 참겠다고 생각되면 거기서 그러면 '당연히' 무슨 일이 벌어질 텐데 

괜찮겠냐면서 살살 물어보는 정도가 나쁘지 않을 듯.  

 

결론 

그리고 이 모든 조건을 부합하는 답은... 아포칼립스 월드 2판 정도가 있겠다. 너 혹시 매드 맥스 좋아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