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태생의 이 남자는 한때 북유럽 서버를 양분하는 초대형 길드 <얼스테리안>의 필두이자 서버 최강의 바이킹 유저로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티의 눈물, 포모리안의 역습, 앙간튀르의 유산, 신들의 황혼 등 굵직굵직한 레이드 컨텐츠에서 언제나 선봉을 이끌었으며, 그 행적이 개발자들의 눈에 띄어 공식 프로모션 동영상에서 붉은 가지 기사단의 엘리어스와 함께 얼굴을 내비치는 등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북유럽에서도 특히나 유명세를 떨치던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결과물은 남자가 \'어떠한 사건\'에 휘말린 것을 계기로 그가 서버 내에서 가진 입지를 상실하고, 사람들의 맹렬한 비난 속에서 도망치듯이 자취를 감춘 일로 인하여 하루아침에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이러한 소식은 일부 유럽 서버에도 전해졌지만, 그러나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것에 대해 관계된 자들이 일관적으로 함구하였기에 자세한 사정까진 알 수 없었다. 단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고 넘겨짚는 수밖에...

그로부터 3년 후, 엘더테일에서 완전히 떠났을 것이라 알려진 남자는 돌연 세계의 반대편에서 나타났다. 어쩌면 이곳에서 얻은 추억들에 애착이 남았을 지도 모르고, 어쩌면 자신을 궁지에 내몰은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함이었는 지도 모르고, 어쩌면 우연치 않게 다시 한 번 들렸을 뿐인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자는 유럽의 입김이 닿지 않는 아시아를 새로이 찾아갔으며, 자국에 남아있을 자신의 캐릭터 데이터를 불러오는 대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운이 없었다고 한다면, 그 시기가 대재해와 겹쳤다는 것이리라.

남자는 엘더테일에서 이룩했던 급진적인 결과와 달리 현실에서 더블린에 위치한 가장 오래된 공립 대학의 재학생에 불과하며, 그의 실제 나이를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고는 한다. 그의 할아버지는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승마 종목의 국가대표였고, 그는 아버지로부터 펜싱, 승마, 양궁에 대해 사사했다. 그런 육체를 십분 활용하는 경험들이 대재해 이후 그의 전투센스에 영향을 미쳤으며, 대재해의 혼란기 속에서도 그 누구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남자는 나아가기로 했다.








그만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