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회 (The Society of Shadow)
무엇을 상상하셨나요? 중앙에 불길이 이글거리는 원탁에 둘러 앉아, 검은 법복을 입고 음산한 이야기를 서로 읆조리듯 주고 받는 마법사들? 글쎄, 기대한 만큼의 느낌이 날 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상황에 대해 생각해주시겠나요? 다들 대화 주제에 진지한 자세를 취하지만, 거기에 약간의 농담이 가미된 성찬식을요. 참여자들은 다들 연회복을 입고 있고, 서로를 존경심과 친밀함이 느겨지는 호칭으로 부릅니다. 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것이 바로 그림자회입니다.
"많은 영웅담에서 악당들은 마지막에 영웅들에게 자기 계획을 설명해주지.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아. 바보들이 이해하지 못할걸 아니까. 아니, 그런데 애초에 내가 악당인가?"
- 파리 날개, 그림자회의 흉물.
대략적 위치
그림자회의 의원들은 각자 양지에서의 신분을 갖고 있습니다. 공국의 궁정 마법사, 대학탑의 교수, 도시의 연구자 등 말이죠. 그림자회의 회담은 주로 이런 마법사들의 저택이나 별장에서 연회를 가장해 열립니다. 난무하는 온갖 전문용어와 마법적 지식, 그리고 간간히 섞인 은유와 암호, 그리고 음어는 이곳에서 주고 받는 대화를 다른 아무도 이해할 수 없게 만듭니다.
알려진 이야기
그림자회는 어디에서 기원했을까요? 그 시작은 아바타르들의 권고에 따라 대학탑에서 몇몇 특정한 주문들이 금지되었을 때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조치에 대해 불만을 품은 것은 학생들보다는 교수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학장의 눈을 피해 이 마법들에 대해 논할 곳을 구했고, 그 장소는 바로 그 날 저녁 연회장이 될 한 교수의 집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학장은 연회에 자신을 초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약간의 불만을 가졌습니다만, 그저 금지조치에 대한 작은 항의라 생각했을 뿐이죠. 그 날 함께 잔을 들어올린 모두는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학장이 이 일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이미 그림자회가 학생 중 가능성이 보이는 천재들을 포섭하고, 대학탑에서 금지된 주문에 통달한 외부의 인사들과 교류하고, 수많은 흉물들과 주문들을 새롭게 만들어 낸 뒤였습니다. 신비령의 아바타르에게 이 소식에 대해 알린 학장은 곧 새로운 흉물의 재료가 되었죠. 아바타르들이 찾아와 대학탑을 정화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대부분의 그림자회 의원들이 대학탑을 떠나 그 신분을 세탁한 뒤였습니다. 그림자회는 이제 문명 세상 내에 수많은 실험실과 연구소를 갖고 있으며, 수많은 마법사들을 의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들은 금지된 마법 외에도 온갖 지식에 대한 욕망을 키우고 있지요.
그림자회는 수많은 흉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들은 생명을 마법적으로 만들어내려는 시도에서 생겨난 건데, 일부 변태적인 취향의 의원들은 이렇게 만들어도 생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몇몇 개체를 만들어 냈습니다. 일부는 여러 표상들에게 죽었고, 다른 일부는 모험가들에게 죽었습니다. 살아남은 것들은 실험실이나 연구소를 지키거나 검은 깃발이 빌려 쓰고 있습니다. 아, 어떤 의원이 애완동물로 데려간 것들도 있으며, 완전히 놓쳐버린 것도 있군요.
- 통 속의 눈: 머리가 있어야 할 위치에 눈이 둥둥 떠있는 수상한 액체로 가득한 통이 달린 인간형 존재입니다. 오른쪽 팔뚝 아래는 그 전체가 오른손이라는 신비령의 검이죠. 통 속의 눈은 이를 통해 마법사의 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통 속에 든 눈은 외눈의 눈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 파리 날개: 파리 날개는 실수로 흉물이 되어버린 그림자회의 일원입니다. 처음에는 날개 밖에 없었기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보다 완벽한 형상이 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이제는 사실 좀 더 긴 이름이 필요합니다. 파리 날개가 달빛 갈퀴에게 습격당해 겨우 살아남은 뒤로, 다른 의원들은 스스로에게 실험하는 것을 좀 더 자제하고 있습니다.
- 일곱: 일곱은 정말로 일곱입니다. 일곱의 몸통이 정신 하나를 공유하고 있지요. 이 몸통 하나가 완전히 박살나면, 남은 몸통이 새로운 희생자를 찾아 정신을 불어넣습니다. 일곱은 사실 떼거리 현자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 궁금해서 만들어진 존재인데, 대체 어떻게 그 개념을 왜곡하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지 궁금하군요.
- 썩은 단풍: 썩은 단풍은 살아있는 암굴입니다. 마치 흙언덕처럼 위장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 위에는 변색되어 썩은 이파리가 가득한 단풍나무 하나가 크게 자라 있습니다. 단풍나무 아랫둥치에는 커다란 구멍이 하나 있으며, 이를 통해 암굴 내로 들어갈 수 있죠. 그 안에는 온갖 진균형 생물들이 가득합니다.
친구와 적
그림자회는 대상인과 새앙쥐 조합 등을 통해 실험재료 등을 제공받습니다. 물론 표면적인 신분을 이용해서 말이죠. 표면 아래의 신분인 그림자회로서는 검은 깃발과 협력합니다. 그림자회가 보기에 검은 깃발은 흥미로운 주제인 세계의 멸망을 추구하고, 다른 표상들의 눈을 돌리기에도 쓸만한 녀석들이죠. 하지만 그 둘 사이에는 분명한 반목이 존재합니다. 쌍방은 계속해 서로의 뒤통수를 쳐놓고, 다시금 화해해 상호간 협력합니다. 여명대와 옛 영웅의 하수인들은 그림자회의 미친 실험을 막으려 합니다. 신비령의 아바타르들은 규율을 어기는 이들을 쫓지요. 용권과 떼거리 현자도 자신들의 구역에서 일어나는 그림자회의 행위를 막으려 합니다. 표상들 중에서 가장 열심인 것은 바로 달빛 갈퀴입니다. 흉물은 달빛 갈퀴의 가장 주요한 사냥감 중 하나라 말할 수 있지요. 제왕을 비롯한 많은 권력자들은 이들에게 수배령을 내렸지만, 아주 가까운 이들이 사실 그림자회라는 사실을 알까요?
진정한 위협
그림자회는 사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의원들은 다들 제각각 어느 정도의 권력이나 연줄을 가진 인물이며, 그 스스로의 마법에 대한 실력도 뛰어납니다. 또한 세상에 충격을 가져올 수많은 마법 주문과 마법 도구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만약 그림자회가 양지로 나와 권력자들을 제압하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대로 한다면, 표상들의 싸움과 사회 질서의 붕괴로 인해 세계에는 온갖 혼란이 벌어질 것입니다. 다만 그림자회는 그런 온갖 상황들이 오히려 그들의 지식욕을 채우는 일을 방해할 것이기에 그러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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