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단기 ORPG 말고는 TRPG 한 번도 안 해 봤던 사람인데,
몇 주 전인가, 친구들 모으고, 던월 룰을 개인 나노펑크 SF/판타지에 맞게 적당히 컨버전(이라고 하기엔 여름방학을 꼬박 설정이랑 맞추는 데 썼으니 개인적으론 시행착오 많았지...)해서,
개인적으로 국면 짜고(대충 범인이랑 범행동기 등등) 해서 내가 마스터 하고 친구들이랑 굴려 봤는데, 나름 잘 돌아갔던데?
아, 물론 많이 해 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미숙한 부분이 많았을지도 모르겠음.
액션 준비를 덜 해 가서 그냥 주사위 던지는 걸로 실패입니다 성공입니다로 끝내 버린 것도 몇 개 있었고,
등장하는 적 전투 밸런스를 전혀 생각 안 해서 파티가 빈사 상태 된 적도 있었고,
애들이 초반에 룰을 덜 읽어 와서 상황 파악 스킵한 덕에 단서가 완전 끊기고, 때문에 어찌어찌 사건 현장에 돌려보내느라고 온갖 쇼를 하고...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정말 편했던 게,
룰이 워낙 단순하다 보니 애들에게 룰 숙지시킨다고 고생할 필요도 별로 없었고(하고 싶은 거 있으면 주사위 잡고 나에게 물어보라 했었다),
자유도가 워낙 높으니까, 상황이 막혀도 그냥 소설 쓸 때 막히면 사용하는 대책들 쓰면 되는 거고...
특히 플레이어 중 같이 소설 쓰는 녀석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사법들 여러 가지 제안해 주니까 애드립으로 충분히 단서 던져줄 수 있던데.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만 안 하면, 던월도 초보자들끼리 재미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
플레이어랑 마스터 나름인 것 같음. 나는 첫 세션 던드 4판으로 했거덩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람마다 의견은 다 다를 수 있고 들을지 말지는 받아들이는 사람 마음이긴 함. 개인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초보자에게 무조건 던전월드를 쳐먹이지 말라' 는거.
내생각인데 저아랫글은 똥타2에서 눈귀닫고 미다스달리는 캐리충들마냥 던월 먹이면 뭐든지 잘되고 그런게 아니다 이런소리같섬
무슨 룰인지 알아보고 직접 하려는건 문제가 안되는데 초보가 룰 추천해달라면 앵무새마냥 던월 들이미는게 문제라는 것
기존 사람들도 던월하기 힘들어함. 이야기만드는 순발력 있는 사람 아니면 아예 초보는 좀 힘들듯.
그리고 던드랑 던월이랑 천지차이임. 어려움의 카테고리가 다름.
플레이 스타일과 취향의 차이지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함. 던월처럼 유연하고 느슨한 룰 써서 즉석에서 만들어가는 걸 선호하는 사람도 있는 거고, 마스터가 잘 짜온 시나리오 쫓아가면서 전투 하는 걸 즐기는 사람은 D&D 같은 거 할테고.
ㄴ전자이기가 겁나 어려움.
친구, 그러니까 편하고 마음맞는 사람끼리 하면 개허접한 자작룰로 해도 재밌고 괜찮을 수있어. 문제는 야생에 혼자 늅늅 우는놈들에게 다 쳐먹이니 문제지.
야 친구랑 하면 주사위 하나 들고 막굴리면서 놀아도 재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