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인 (The Grand Merchant)


대도시 여관에서의 빵과 맥주의 유통부터 변방 영지의 노예 시장까지, 또한 마법도구의 제작과 판매부터 병원과 창관의 운영까지. 금은보화로 가득 찬 용의 둥지처럼 대상인의 장부는 수많은 이들의 이름, 수입과 지출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주화에는 그의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얼굴은 그대 주군의 얼굴이라고요? 아뇨, 주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숫자 자체가 그입니다.


"그 내용은 검열되었다."

- 요르비나, 추심원 기사.


대략적 위치

검열되지 않고 남은 대상인에 대한 정보 중 하나는 그가 휘파람나루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직접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상인이 처음 물건을 팔기 시작했던 가게는 아직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이야기

대상인은 수많은 일에 투자합니다. 새로운 시장이 될 도시의 재건, 고객들을 위협하는 괴물의 퇴치, 보다 안전한 교역로의 확보, 더 많은 거래를 위한 타 표상에게 향하는 우호적 선물 등에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말을 잘 따르는 뒷골목 세력에 대한 지원, 추심이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노예화, 경제적으로 세력 확장을 꾀하는 이들에 대한 테러 행위에 투자합니다. 누가 대상인을 믿을까요? 그래, 그 계산만은 믿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선과 악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대상인은 자신의 이득을 위할 뿐입니다. 줄 것은 주고, 받아낼 것은 반드시 받아내는 표상인 대상인은 어떤 표상보다도 공정한 표상이지만, 그 어떤 표상보다도 관계의 정리에 날카로운 이입니다.


대상인에게 빚을 지면, 마음대로 죽지도 못할 것이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상인은 추심원이라 불리는 기관을 부리며, 이들은 빚쟁이들을 추적합니다. 추심원에게 붙잡히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선 수많은 소문이 존재합니다. 소문 중 심한 것들은 대상인을 검은 깃발이나 그림자회, 또는 심지어 외눈보다도 사악하게 보이게 할 정도입니다. 추심원은 이에 더불어 대상인에 대한 정보를 검열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붙잡을 수 없는 것은 오직 이미 세상에 널리 퍼져나가버린 정보들 뿐입니다.


- 대상인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곳이 휘파람나루라는 것은 감출 수 없는 정보가 되었습니다. 그 때는 추심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이제 휘파람나루는 아주 큰 상업도시가 되었습니다. 이곳에 자신의 영향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를 감출 리는 없을 것입니다.

- 룬장이가 혁신은행에 진 빚을 룬철마에 대한 권리를 대상인에게 줌으로써 모조리 탕감한 뒤로, 혁신은행이 그의 휘하에 있다는 것이 세상에 널리 드러났습니다. 아니, 애초에 혁신은행이 추심원의 손을 빌리고 있는데, 그 이전에는 왜 누구도 몰랐던 걸까요?

- 신비령의 승천일이 문명 세상의 축제날이 된 것은 모두 대상인의 계획이었습니다. 본래 신비령의 신도들은 오히려 그 날에는 마법의 사용을 꺼리며 조용히 지내지요. 전직 추심원이 바로 그 날 술에 취해 이 사실을 떠들어 대고 난 이후, 추심원을 그만 두기 위해선 더 복잡한 절차를 따라야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적

대상인의 입김이 오직 문명 세계의 모든 상품에만 닿는 것은 아닙니다. 물자가 부족한 야만 세계에는 오히려 그의 도움이 더 필요합니다. 문명 세계에서 가장 큰 고객이 제왕인 것처럼, 그 바깥에서 가장 큰 고객은 바로 군벌입니다. 무장, 군마, 군량, 용병 등의 수많은 상품들이 대상인의 손을 거쳐 두 지배자에게 향합니다. 물론 이들과의 맺은 관계는 사업적 관계일 뿐, 친구나 적은 아닙니다. 대상인이 가장 경계하는 표상은 바로 새앙쥐 조합으로, 이들은 또다른 경제적인 표상일 뿐 아니라 주된 상품으로 정보를 다루고 있기에 서로간에 사업적 경쟁의 탈을 쓴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정한 위협

대상인은 추심원을 이용해 자신의 정보를 계속해서 감추고 있습니다. 아니, 자신의 정보 뿐만이 아니라, 무언가 목적이 있는 듯 특정한 정보들을 검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런 행동에 대해 알고 있는 자들은 이 정보가 현재 세상의 질서를 흔들어 놓기에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