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랑 크리티카가 같이 했었던 세션은 캐릭터메이킹을 제외하면 4세션이었다. 


그래도 같이 세션을 여러번 진행했던 사람하고 인터넷상으로 싸우고 싶지 않았고, 깔끔하게 끝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방에서 내보내기 전에 하고싶은 말 있냐고 했고, 크리티카는 거기에 대해서 자긴 할말 없다고 나한테 얘기했다. 난 깔끔하게 헤어지자고 했고, 서로 인사하고... 그렇게 헤어졌었지. 


아까도 말했지만 인터넷상에서 얼굴 안 맞대고 네가 이래저래 잘못했다고 해봐야 싸움밖에 안 나고, 감정만 상한다. 경험상 만나서 얘기를 하게 되면 보통 서로 예의를 잃지 않고 입장교환하고 깔끔하게 관계정리 가능하더라. 그러니 중요한 얘기는, 특히 사람으로서 예의를 갖춰야겠다 싶은 얘기가 있으면 만나서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같이 세션했던 사이고, 원만히 끝내고 싶어서 본인이 부산에 산다고 밝혔을때 그럼 내가 가겠다고 어필했고. 그런데 거기에 대해 끝까지 거절해놓고 그 얘기는 쏙 빼먹었더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일단 크리티카와 내가 MC 대 PC로서 플레이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는게 1차적인 이유임. 그외의 이유들을 구구절절 얘기하자면 참 나란 사람이 졸렬해보이겠다 싶어서 걱정되긴 하는데, 후술할 부차적인 이유들은 본인이 언급했던 '무례함'이란 표현을 잠시 빌려와서 쓸 수 있을 것 같다. 크리티카를 내보낸데엔 나와 플레이적으로 안 맞는 것 외에도, 내 멘탈을 긁어놓은 점이 좀 있음. 


 1. 메이킹세션에서의 더블플레이로 인해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된 나와 다른 플레이어들 - 꽤나 여러 우여곡절을 걸쳐서 엠씨인 나를 제외한 셋이 디코방에 모였고, 메이킹 세션을 진행하게 되었다. 당시 크리티카는 3시간정도후에 다른 플레이를 하러 가야한다고 나한테 미리 얘기했었음. 어차피 그 안에 끝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메이킹세션을 거의 시작하자마자 자기가 하는 다른 플이 시작됐다고 공지하곤 가버렸음.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참여하긴 했는데, 한 30분 정도 (그것도 디코기능으로 호출하면 1분에서 3분 정도 있다가 들러서 대답하는 정도) 우리 디코방에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불러도 안 오더라. 결국 그날 캐릭터간의 관계를 정하는 파트는 남은 두 사람하고만 진행하고, 메이킹세션은 본세션을 시작하기 전에 빠르게 한번 더 하기로 하고 끝냈다. 약간 서운하긴 했지만 이해는 한다. 


그 일이 있기 전부터 나한테 스프롤을 플레이어가 아니라 엠씨로 처음 접하는거면 플 그냥 접는게 어떻겠냐며 공챗에서 나한테 말한걸 보면 이미 메이킹 시점에서 내 세션에 큰 기대를 안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거든. 그냥 내 세션은 잠깐 쉬어가는거고 별 기대도 안 되나? 다른세션보다 훨씬 덜 중요한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이 부분은 사람일이 알 수 없는 거라 그냥 사고라고 치부했었고, 당시엔 별로 화나지 않았음. 스프롤 처음 돌리는거면 플접는게 어떻겠냐는 말 들었을때도 그냥 "내가 좀 더 잘해서 저 사람이 만족할만한 플을 보여주면 되려나..." 하는 생각만 앞섰다. 


사실 메이킹 자체는 금방 끝날 세션이었는데 크리티카가 없었기에 시간만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별 성과도 없이, 애매한 상태로 끝나게 됐음. 


아, 첨언하면 이후에도 크리티카는 "아예 제가 플에서 나갈까요?" 이런 말을 자주 했었다. 이 사람이 나가고 싶어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난 스프롤이 돌리고 싶어서 일단 붙잡고 좀 돌렸었음. 




 2. 8시에 만나기로 했었는데 나랑 다른 사람들 새벽까지 기다림 - 모든 메이킹세션을 끝내고 고대하던 첫 플레이를 하는 날이었는데, 크리티카는 약속시간에 안 왔다. 미리 어떤 사정이 생겨서 못 온다는 언질을 사전에 주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고. 나랑 다른 팀원들은 새벽까지 기다렸음. 


=> 이거에 대해선 본인이 당일날 새벽2시경인가 들어와서 사과했음 




 3. 플레이북(직업)선택에 있어서 - 후우, 내가 처음 만났을때부터 여러번 얘기했었는데, 내가 진행하게 될 세션은 교섭과 증거수집같은 부분인 레그워크 파트의 시간을 줄이고 잠입과 미션수행에 해당하는 액션페이즈 그 자체에 집중하는 세션이 굴러갈 것이라고 얘기를 했었다. 


나는 인비지블 잉크라는 턴제잠입액션 게임에 뽕이 차서 스프롤을 돌리기로 결정한 거라고도 말했었음. 누차에 걸쳐서.... 그리고 미션을 정상적으로 돌릴 수 있는 아슬아슬한 인원인 3명에 맞췄기 때문에 몇가지 직업을 제외했었다. 겹치는 직업도 웬만하면 지양해달라고 부탁했었고. 


푸셔와 리포터는 내가 다루기가 까다로울 것 같아서, 픽서는 액션페이즈에 집중하는 내 세션의 특징상 골라도 되지만 약간 잉여처럼 될 가능성도 있으니 지양해달라고 얘기했었고 탐정역할인 헌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음. 내가 굴리게 될 세션에 어울리는 플레이북들은 솔져/킬러/테크/해커/드라이버/인필이고 해킹담당이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고 전문전투요원도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었음. 나도 다른 두 pc도 처음 스프롤을 돌리는만큼 모두들 상술한 4가지 직업을 빼고 나머지로 하는거에 대해 협조적이었음. 앞서서 한명이 잠입전문가인 인필트레이터, 그리고 다른한명은 전투를 담당히기 위해 미트+2찍은 솔져를 골랐고. 


이 직업들 정하는 부분은 처음에 되게 훈훈했었는데, 다 서로가 서로한테 하고 싶은 직업 먼저 고르면 내가 남은것중에서 맞추겠다고 했고 서로서로 나중에 정하겠다고 미루자 내가 아예 플레이어별로 1, 2, 3지망 나눴었다. 


두명은 그 지망순서에 따라 솔져, 인필 골랐었고 


그런데 제일 마지막까지 다른 사람들 하는거 보고 정한다고 한 크리티카가 뜬금없이 탐정인 헌터를 고름. 필연적으로 인비지블 잉크 위주로 가게 되면 헌터는 기본무브셋들이 죄다 억지로 상황을 존나 만들지 않는한 쓰기 힘들어짐. 덕분에 계획하고 있던 세션 구조를 많이 뜯어 고쳐야했음. 크리티카가 처음에 언급했던 본인의 1 2 3지망 직업순위엔 헌터가 없었다. 난 상대방 심기를 거스르기 싫어서 정말 헌터 하실거냐고 여러분 물어봤지만 답은 없었음. 


 


 4. 자주 딴데 정신을 팔았음 - 크리티카는 대체로 내 플레이에 집중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사실 나를 많이 괴롭게했다. ORPG를 진행하는데 급박한 상황에서 자꾸 한명이 2~3분정도 늦는다고 생각해봐라. 물론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난 당시에 하루에 미션 하나 깨려고 했기에 한명이 2~3분씩 텀을 두고 선언을 하게 되면 멘탈이 많이 흔들릴 상황이었음. 플에 참여한 다른인원도 그걸 지적한 상황이었고. 그전까지는 내가 간간히 보이스묘사+텍스트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텍스트로만 진행했었는데... 크리티카랑 같이 진행했던 두 세션 이후 나는 아예 한 미션을 2~3개로 진행하는게 낫고 보이스로 진행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었음.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도 했고.  


=> 이거에 대해선 팀에서 나왔다가 다시 합류한후에 자신에게 있는 건강문제로 인해서 그랬었다고 사과를 했다. 




 5. 세션 있기 바로 전날밤에 자긴 멘탈이 아파서 못 하겠다며 탈주선언했음 - 언제 돌아온다는 말도 없었고, 본인도 인지하고 있겠지만 마이너장르인 사이버펑크+ 번역이 안 된 외국룰북 게임이라 구인이 힘들다는건 익히 알고 있었을 거임. 사실 그때 스프롤플레이를 그만둬야하나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음. 사실 언제 돌아올거냐고, 내 플레이가 마음에 안 들어서 나가는거냐고 물어볼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번연 안 된 마이너장르룰은 구인 솔직히 힘듬.  


하지만 크리티카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였기에 난 울고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라 그냥 알았다고 하고 말았다. 설사 구인을 하는데 실패하더라도 이 사람과 같이 플레이하는데는 한계가 있겠구나... 싶은 그런 기분이 들었었다.  




 6. 욕같은걸 하지는 않았지만 말하는데 어딘가 까칠한 구석이 있었다 - 이건 내 주관적인 감상이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과분하게도 모자란 마스터인 내게 칭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기에 든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리티카하고 말할 때면 난 어딘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위에 있는 모든 문제들은 다 사소한 것들이다. 플레이스타일이고 약속시간이고 뭐고, 같이 얘기하는데 즐거웠다면 내가 이 사람을 내쫓을 이유도, 위에 있는 문제들이 큰일이었다고 말할 일도 없었으리라. 


크리티카가 두 세션을 하고 나간뒤, 새로운 사람을 구인해서 네 세션을 진행했고, 다시 크리티카를 껴서 두 세션을 진행했었다. 크리티카가 없던 네 번의 세션은 설사 내 생각대로 플레이가 안 흘러가더라도 게임을 게임으로서 즐길 수 있었고, 나는 내가 스프롤 엠씨로서 조금 발전한 건 아닌가 싶은 오만한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팀에 재합류하고 싶다는 크리티카를 다시 받아들였던 거고. 이건 내 명백한 실수였음. 


그 외에 크리티카가 플중에 불탈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 기분 나쁘게 들릴만한 얘기들을 종종하곤 했었는데, 난 그런걸로 일일히 지적하면 내가 너무 예민한 사람처럼 느껴질까봐, 그리고 괜히 팀원하고 언쟁을 빚어서 전체적인 팀분위기를 해칠까봐 기분이 상하는 타이밍에도 별말 안 하고 넘어갔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이 부분은 내가 좀 더 세련되게 대처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처음에 구인했을때 크리티카 본인이 마이크가 된다는 얘기를 분명 했었고, 나중에 팀이 마이크를 최대한 쓰는 분위기가 되서 마이크를 켜달라고 했을때 크리티카가 자기는 사실 마이크로 플레이하는게 겁난다고 얘기하더라. 마이크로 플레이 해본적이 없다고. 결국 마이크를 켜고 몇마디 하긴 했지만 곧 평소에 하던대로 키보드로 진행했음, 크리티카는. 오알에 피씨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판정에 너무 시간을 오래 쏟는 것에 대한 대책으로 마이크위주로 진행하고자 한거였는데 자주 플레이에서 한눈을파는 크리티카가 보이스를 쓰기 힘들다고 하자 고민이 꽤 됐었다. 




이외에 자잘한 이유들이 여러개 있는데, 그런걸로 17번까지 채워봐야 내가 밴댕이 소갈딱지라고 광고하는 꼴밖에 안 되니 관두려고 한다. 사실 내가 거창하게 써내려간 이유들도 6번 외엔 다 짜잘한 이유들이라고 할 수 있겠고. 


앞서 크리티카가 남긴 글대로 나는 서울, 크리티카는 부산에 살고 크리티카가 서울로 오는건 힘들 것 같다고 하자 내가 부산에 가는 건 어떻겠냐고 얘기했었음. 


마침 1월중 부산에 갈 일이 생겨서 그때 한번 만날 생각이었지. 오알피지 해고통보하려고 케이티엑스타고 서울서 부산까지 가는 사람이 어디있어? 


난 서문에서 말한대로 크리티카를 직접 만나서 왜 플에서 내보낸다는 결정을 내렸는지 커피라도 한잔하면서 얘기하고 싶었음. 크리티카는 그냥 넷상에서 얘기하자고 강권했지만 난 싸우고 싶지도 않고, 한때 같이 세션 진행했던 사람한테 안 좋은 얘기하면서 킥하는 것도 싫고해서 플레이스타일이 맞지 않았다는 것만 얘기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자고 했다. 


근데 턀갤에 보니 한창 내 세션에 대한 얘기가 돌더라. 해고 당하자마자 바로 글 올렸다는거 알고 약간 마음이 아팠다. 




후우... 모자란 마스터한테 플끝나면 세션 재밌었다고, 이런 부분 좋았다고, 과분한 배려와 칭찬을 베풀고 내가 재미있는 플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다른 팀원 3명에겐 지금 상황이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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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탈 터져서 탈갤해있는 동안 미친놈들이 어그로끌고, 그것때문에 애꿎은 사람들이 상처받는 일이 있었던 것에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 진짜 미안하다. 


 거기에 대해 추가로 글을 올린다. 크리티카의 장애가 메인이 아니니 크리티카와 크리티카가 가진 장애를 제발 구분지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69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