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물건은 더 블랙 핵(The Black Hack) 기반 호러 RPG인 더 크툴루 핵(The Cthulhu Hack)의 새 시나리오집인
웬디고의 세 가지 모습들(Three Faces of Wendigo).
웬디고(Wendigo)가 뭐야?
웬디고는 캐나다 원주민들의 전승에 나오는 사람을 잡아먹는 눈과 얼음의 요괴나 거기에 홀린 인간이 변하는 식인귀를 말함.
요새는 후자 쪽이 더 잘 쓰이지만, 사실 전자는 후자하고 이름만 같고 그 위엄은 차원이 다른 일종의 정령과도 같은 존재라서
크툴루 신화에서는 이타콰의 모티브가 되었음. 다만 불행히도 이타콰는 저작권이 멀쩡히 남아있는 덜가놈의 창작물이라서
더 크툴루 핵에서는 이타콰가 아니라 그 기원인 얘를 내놓았고 델타 그린은 이름을 좀 바꿔서 굴리고 있음. 근데 이타콰하고
초자연체로서의 웬디고하고 비교하면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됨.
무엇을 두려워하게 해야 해?
웬디고가 가져다 주는 공포는 극한의 상황과 초자연적 요소의 혼합임. 고립된 상황에서 춥고 배고프고 졸린데 총도 제대로
안 먹히는 존재가 너를 잡아먹으려고 쫓아오거나 막 괴롭히는 그런 거야. 한국을 배경으로 다루기는 조금 어렵겠지?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웬디고화'를 들 수 있음.. 좀비에 물리면 감염되는 것과 비슷한데, 대신 '감염'이라기 보다는
개같은 환경과 웬디고의 장난질에 점점 미쳐가면서 인간을 때려치우게 되는 그런 상황을 만들면 될 거야. 좀 더 덧붙이자면
일종의 문화고유장애(특정 문화권 사람이 보이는 정신이상 증세) 중 하나로 딴 음식이 있어도 사람 고기가 먹고싶어진다는
웬디고 정신증(Wendigo psychosis)이라는 개념이 제시된 적도 있어.
둘 중 어느 쪽 웬디고를 쓸 거야?
위에서 말했지만 웬디고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뉨. 하나는 위에서 말한 눈과 얼음의 요괴로 대개 얼음 해골의 형상으로 나오고,
후자는 인간과 비슷한 / 인간이었던 뭔가로 나타남. 요새는 무스 대가리가 달린 인간과 유사한 디자인도 보이는 거 같긴 한데,
이 디자인이 확대된 배후는 사실 스티븐 킹 어르신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음. 어쨌거나 이 시나리오집에서는 웬디고의 다양한
면모들을 각기 따로 살펴보려고 하는 듯.
산의 늑대들(Wolves in the Mountain)
뉴컴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물건. 다쳐서 골골거리는 여행자가 나타나서 동료 하나가 금을 발견하고 일행을 다 죽여서
자기만 도망쳐 왔다고 하면서 그놈을 잡아야한다고 하는데.... 당연히 탐사자들이 따라가게 됨. 그리고 고생을 하다 웬디고가
자고 있는 동굴도 들어가 보고 그러다 별 문제 없이 마을로 돌아옴. 물론 저 때 위대한 웬디고한테 깝치면 당연히 전멸함.
뭐 이런 시나리오가 다 있어...라고 생각했지? 응 미안. 마을에 돌아와 보면 이미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죽거나 실종되었고,
거기다 웬디고의 추종자들이 탐사자들을 노리고 덤벼오는데 그 와중에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제시되는 그런 게
이 시나리오의 진짜 핵심이야.
외롭고 어둡고 깊은(Lonely, Dark and Deep)
앨저넌 블랙우드의 명작, '웬디고(Wendigo)'에서 모티브를 따 온 작품. 웬디고를 문학의 세계로 끌어들인 기념비적 작품이라
언급이 안 될 리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나옴. 다만 시나리오 자체는 탐사자들 앞에 나타나지 않는 뭔가에 탐사자들이 질질
끌려다니다가 후반에 결전을 치르는 그런 흔한 전개고... 그 과정을 '웬디고를 잘 읽고 따라하세요'로 떠넘김. 야이.....
오염된 고기(Tainted Meat)
현대 시나리오. 맨 위 시나리오에 나온 뉴-컴 마을을 배경(맨 처음 시나리오 이후 어찌어찌 정상화 되었다고 함)으로 골때리는
상황을 배경으로 함. 정육점 주인 아저씨가 파는 '무스' 고기가 좀 이상하게 맛이 좋아져서 사람들이 거기에 이상하게 환장함.
너무 뻔한 구성이 아닐 수 없음.
어... 음 그러니까 동네 사냥꾼들이 차를 타고 나갔다가.... 위에서 소개한 무스 대가리 달린 버전의 웬디고를 차로 쳐버렸음.
그런 이후에 이 웬디고를 정육점 주인에게 넘겼는데, 이게 살아나서 덤벼드니까 정육점 주인이 조짐.... 그런데 이게 또 계속
살아나니까 개빡쳐서 아예 정육점 냉장고에 넣고 고기를 떼다 주민들에게 팔기 시작했고, 그걸 먹은 사람들이 이상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함. 물론 맨 위 시나리오의 친구는 위대한 야수 웬디고로 따로 지칭되니까 얘하고는 별개의 개체라고 봐야 할 듯.
어쨌든 웬디고 고기를 먹으면 탐사자들도 맛이 가는데.... 그래서 정육점에 잠입해서 웬디고를 구해주려 하게 됨...???
3줄 요약
웬디고는 사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복잡한 존재(들)을 부르는 명칭임.
그걸 활용해 시나리오 별로 다른 모습을 골라잡아서 활용한 시나리오집.
아무래도 나는 고전 위어드 픽션 팬이라 앨저넌 블랙우드 스타일이 좋음.
웬디고 하면 언틸 던이 생각나는구먼... - dc App
무스 고기는 좀 웃겼다.
블랙핵 얘기 안 푸냐고 할라캤는데 블랙핵 관련이야기네...내가 생각한 그건 아니었지만ㅋㅋ
일단 낸다고 기모으는 2판이 나와야 뭘 더 이야기하지.....
무스 고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