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옛날에 RPG 매거진에서 리플레이 같은 거 보면서
한껏 꿈을 키우고 컨벤션 나오는 유명 팀들에 대한 환상 부풀렸던 게
나중에 실제로 그 사람들이랑 플레이 해 보니 그만큼 감흥이 없었기 때문임
못했다는 건 아니지만 요리 만화식 리액션 나올 정도는 아니고 스타일이 안 맞거나 하는 경우가 꽤 있어서

그리고 같이 RPG를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그 사람이 존나 쩌는 마스터링을 하느냐 성우 뺨치게 연기를 잘하느냐 기가 막힌 판단력을 보이느냐 이런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느냐 군대는 다녀 왔느냐 취업은 했느냐 결혼은 했느냐 애는 생겼느냐(..) 이런 문제였거든

물론 경력 길면 일반적으로 잘하는 건 맞는데(성격 모난 사람은 사실 그리 길게 못한다;;;)
RPG 하면서 느끼는 게 경력 길다고 무슨 전방위적 능력치 상승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서...

실제로는 20년 전에 낯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고 사교성 좋고 마스터링 깔끔하게 하던 사람은 지금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
20년 전에 숫자덕후였던 사람은 지금도 숫자덕후일 가능성이 높더란 말이지...


이건 아무래도 RPG에 대해서 향상심이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좀 클 것 같은데,
위에서도 말했지만 현실적으로 RPG에 대한 향상심이 크건 작건 실제로 오랫동안 RPG를 하려면 운이 좋아야 함
그리고 팀이 오래동안 이어지려면 각자의 성격적/사회적인 상황이 맞아야 하는데,
그게 맞는다면 사실 그 사람이 RPG 내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는 큰 문제가 되진 않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매주 시나리오를 짜내는 마스터의 패턴이 드러나지 않을 리 없고,
매주 보는 연기인데 그 때마다 'XXX... 무서운 아이!' 이런 반응이 오는 것도 아니고,
35레벨 프렌지드 버서커도 가끔 파워 어택 계산 실수하고 그럼(아니 이건 과장임 실수 안함)


뭐, 그런 이유로 해서,
당연히 오랫동안 들이 판 취미니까 좀 더 잘하고 싶다, 향상되고 싶다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결국 내가 할 게임에서 같이 할 상대는 '실력'보다는 '인성', 아니 정확히는 '상성'이랄까,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