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플레이어 분들이 하신 니코틴 걸즈 1차, 2차 플레이 로그도 모두 봤었습니다.
각각의 회차들이 독특한 분위기였지요.
1차 플레이는 두 소녀의 버디물 같은 캐미가 인상적이었고 2차 플레이는 4명이란 대혼란 속에서 핏빛 느와르 액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3차 플레이의 핵심은 싸이코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재인이와 혜선이가 끈끈해지며 서로에게 기대는 점은 1차 플레이의 전개와 비슷했었습니다.
하지만 1차 플레이의 캐릭터들이 끝까지 함께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 나왔습니다.
두 캐릭터 모두 멘탈이 붕괴해버렸기 때문이겠지요.
1. 알고 보니 아빠가 같았다. (이후 개새끼라고 통칭)
2. 그 개새끼는 심지어 가정과 혜선이란 딸이 있는 상태에서 재인이 엄마를 건드려 재인이를 임신시켰다. 그리고 튀었다.
3. 혜선이를 보호하려 한 행동이지만, 혜선이 엄마의 신고로 재인이가 다시 학대가 기다리는 시설로 끌려갔다.
4. 심지어 3번을 일으킨 것은 혜선이의 선택 때문이었다.
재인이는 2번 때문에 결정적으로 멘붕했고 혜선이는 4번 때문에 멘붕했지요.
그 결과 다크-재인으로의 각성과 마더킬러-혜선으로의 각성이라는, 꽤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졌습니다.
엔딩 전의 대부분의 판정에서 성공하는, 빛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흑화한 재인이를 혜선이가 보듬어주는, 따뜻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이스 갓과 룰은 담배소녀들을 비웃으며 처절한 엔딩을 그들에게 선사했습니다.
재인이는 시설의 원장에게 거듭 육체적 학대를 받을 것이며, 이제 거기엔 혜선이의 10살짜리 여동생, 희선이도 포함됩니다.
재인이는 배다른 언니인 혜선이를 위해, 배다른 동생인 희선이 대신 자신을 희생해서 원장에게 부탁할수도 있겠네요.
자기가 더 많이 상대해줄 테니, 이젠 이를 세우지 않고 원장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저 어린애만큼은 건드리지 말라고요.
그러는 동안에 혜선이는 경찰에 쫓기며 거리를 배회하겠지요.
정신이 붕괴하여 몸뚱이만 남은 재인이가 자살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혜선이와 언젠가 재회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니코틴 걸즈라는 룰을 통해서 압니다.
아마 재인이는 죽는 그날까지 원장에게 착취와 학대만 당하겠지요. 혜선이가 재인이와 재회한다고 해도 그때의 재인인 살아있는 몸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다시 말하지만, 저는 이 룰이 재미있었습니다.
엔딩이 앞선 훈훈했던 분위기를 다 파괴해버려서, 원래 그럴 거라는 룰임을 알고 참여했기에 좋았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싸늘하게 알려주어서 좋았습니다.
재인이나 혜선이는 다른 RPG의 히로인들이 아니니까요.
사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힘없는 소녀들일 뿐이니까요.
니코틴 걸즈 자체는 중간 중간이 많이 비어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와 마스터의 호흡이나 각 상황에 대한 재량이 많이 요구되지요.
이런 점은 플레이 중에도 짜증났습니다만 저는 엔딩과, 그리고 니코틴 걸즈 룰이 원하는 암울한 분위기에 짜증을 느낀 적은 없습니다.
백합레즈물도 찍었다가 얀데레집착 사이코도 되어 봤다가... 이리저리 튀는 스토리 속에서 한바탕 잘 굴렀습니다.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주변 인물들이 뒷목잡고 쓰러져(진짜로) 요단강을 넘어가버리고...이럴 땐 과연 시간 안에 잘 수습이 될까 했습니다만
어떻게든 되긴 되는군요.
생각보다 감상이 길어졌습니다.
흥미가 생기셨다면 플레이 로그를 보세요.
소녀들이 어떻게 행복을 꿈꾸는지, 희망을 키워가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처절히 짓밟히는지, 과정이 나름 잘 나타난 플레이였다고 자평합니다.
마스터분과 플레이어분 수고하셨습니다.
Rest In Peace는 절대 못하겠지만, 신 재인 양도 수고했어요.
재인이 혼혈인가요
혼혈입니다. 아버지가 아일랜드계 미국인이었지요. 그런데............혜선이도 알고 보니 혼혈이었어요.ㄷㄷ
수고했어영
어느 세계에서는 재인과 혜선이가 이어져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이 암울한 결말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 플래티넘 스타즈
핫산닭둘기// 감사합니다
으으시발// 네, 어느 평행세계에선 알콩달콩 잘 살고 있을 거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