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턀을 같이 했었는데

서술이 아주 자연스럽고 이야기에 흡입력이 있던 마스터가 있음. 갑작스런 상황에도 평온하게 진행해서 꼭 모든게 준비된 crpg처럼 느껴져서... 쓸데없이 내 기준을 확 높힌 야속한 인간임

마스터로서의 강점은 이 사람이 얘기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흡입력이 있다는 점. 그냥 타고났다고 생각했음

불행히도 이 사람은 멘탈이 아주 약해서,

세션이 끝난후 피드백이 자기생각보다 미적지근했다는 이유로 나흘동안 우울해할 정도로 멘탈이 약했음

그냥 사람들이 재밌는데, 별다른 말이 없는 거라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재미없으면 내가 알 거라고 얘기해도 소용없더라.

자기세션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이 약함 -》 사람들이 그닥 재미없었고 예의를 지키느라 대충 말하는거 ㅡ 라고 느끼는 구조라

피드백타임에 어떤 상황의 어떤 부분이 이러이러하게 좋았다고 상당히 자세하게 얘기해줘야 안심하는 스타일이었음. 본인은 한편의 소설같은 플레이를 원하기에 스토리의 얼계에 유독 집착했다고 알려줌. 내가 바빠지지 않았다면 계속 같이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연락끊기고 한참이라... 어떻게 지내는지 몰랐지

그러던중 오늘 연락이 닿았는데, 자기는 티알을 아예 그만뒀다고 하더라. 꽤 됐데.

복잡한 이유는 아니고

티알과 오알 유저풀에 대해 환멸을 느꼈다고 얘기하더라

알피지 자체에는 흥미가 여전히 있지만 이 취미를 즐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는 흥미가 없어졌다고 했음

민감한 사람이긴 했지만 배려심 많고, 사려깊고, 절대 예의없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필시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묻진 않았다

잘 지내냐고 하니 준비하던 일도 잘 풀리고 있고, 나가기전에 연락처 정리하다 발견하곤, 새해라고 연락 한번했다고 하네

플레이어와의 합이 안맞으면 쉽게 상처받는 예민한 사람인데도 팀을 만들지 않았던건 본인이 원해서였음

더 많은 사람들에게 티알의 매력을 자기가 알려주고 싶다고 했었어

자기세션에 대해 엄청 걱정하지만 동시에 자긍심도 강했었으니만큼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었음

그랬던 사람이...어느샌가 사람이 싫어서 판을 떠났다니 가슴이 아팠다

마지막으로 마스터링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그 물흐르듯 유려하고 가변적이면서도 스토리적 모순이 생기지 않는 마스터링의 비밀은 생각보다 단순하더라

그냥 존나 고민 많이하고 존나 준비 많이해왔었데

그게 다라고 얘기하고 전화기 너머로 둘이서 한 10초동안 웃는데

뭔가 마술사의 비밀이 알고보면 엄청 허무했다는 그런 느낌이랑

미안한 마음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