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슬프게도 스프롤은 cool이 똑같이 2점인 인필트레이터가 잠입상황에서 적들의 라인 오브 사이트를 은밀하게 지나간다는 상황에서 "어...음...들키지 않게 발소리를 내지 않고 잘 지나갑니다." 와 "나노 페이스트를 얼굴에 분사하고 즉석에서 조합해서 방금 지나간 경비의 모습으로 위장하고 숨어들고 다음 레이저 트립와이어로 삼엄하게 경비되는 일직선 복도구역은 그래플링 후크 건을 천장에 쏘고 오토매틱 윈치를 당겨서 천장에 매달려 지나갈게요." - 의 판정이 2d6+2로 같다. 


팀에 후자와 전자성향의 플레이어 둘이 같이 있는데, 둘은 기본적으로 같은 보너스와 패널티를 받지. 사실 후자의 쿨이 0점이면 전자가 훨씬 성공률이 높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올 수도 있게 되는 거야. 


물론 스프롤은 엠씨가 강력히 개입해서 룰을 구부리라고 적극권장하는 룰이라... 


후자에 대해 마스터가 훌륭한 알피므로 결과값 9이하의 롤에 대한 엠씨무브를 대폭 약하게 만든다던지, 아예 훌륭한 알피에 대한 메타픽션적 보너스를 줘도 되겠지. 작게는 +1에서 크게는 +2나 리롤, 더 나아가서 무조건성공같은 보너스를 줄 수도 있겠지 


여기에 대한 문제점은 두가지가 있어. 첫째로, 이게 실제세션에선 플레이어들이 그런 판정을 만드는게 굉장히 힘들다는 거. 마스터가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런저런 힌트를 주더라도 PC들이 눈치 못 채는 때도 많고, 플레이중이 아닌때에 겁스펑크데이터나 섀런 기어인덱스를 훑어보면서 혼자 상상하는거면 모르겠지만 실제로 플할때는 저런 선언이 매우 드물다. 본인도 아마 알고 있으리라고 봄. 그리고 설사 좋은 알피로 인해 보너스를 준다고해도 문제가 생기는데, 이게 누구나 인정할만한 기준이 없어서 MC자율로 처리하기에 PC입장에선 언제나 시비를 걸 수가 있어진다. 명확한 기준점이 없고 MC맘대로 엿장수 맘대로가 일견 편해보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음. 


덧붙여 알피실력과 사이버펑크 기믹에 대한 이해도도 플레이어별로 차이가 나는데, 그럴 경우엔 형평성 문제도 있어서 안 그래도 복잡한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 


나도 처음에는 스프롤 플레이어들에게 굉장히 많은걸 바라고 왜 조금 더 창의적인 침투루트나 바이패스를 내게 제시해주지 않는걸까? 나는 잔뜩 보너스를 줄 수 있고 그런거 좋아하는데~ 같은 참피같은 생각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쓸데없는게, 스프롤 자체가 라이트하게 사이버펑크 분위기를 즐겨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룰이다. 


물론 MC인 내가 좀 더 공부를해서 플레이어들이 그 세계의 '진짜 프로들처럼 행동하게끔' 도와줄 수 있겠지. 사이버펑크 냄새 진하게 나는 알피를. 


근데 내가 적극적으로 플레이어가 멋진 연기를 하게끔 도와주고 싶은 경우도 플레이어 본인이 '흐음...저는 그건 별로고 다른 행동이 하고 싶어요' 이렇게 무시하고 다른 행동해버리면 말짱꽝임. 내가 뭘 준비해오던 플레이어는 내 이야기속의 인물이 아니고 걍 플레이어라는걸 언제나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거든. 




그리고 혹시라도 나한테, 그리고 내 스프롤 세션에 대해 할말이 있으면 에둘러 말하지말고 그냥 디코로 직접 말해줬으면 좋겠다. 다들 피드백해달래도 영 말이 없어서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