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플이 중간에 터지는 씨빨 같은 운의 소유자라
그래서 가장 재밌게 '했다고' 하긴 어려운데, 가장 기대치가 높았던 캐릭터는 있음
하나는 몽골 컨셉의 유목민 전사고, 차기 칸 후계자로 지목될 정도로 잘 나가는 부족장이었지만
자기 부족을 공격하고 아내를 납치해간 반신을 제압히기 위해 그 아버지인 늑대 신령을 찾아가 설득해서, 죽이지는 않겠다는 조건으로 반신의 약점을 얻어냈는데
그 반신을 쓰러뜨린 뒤 약속대로 목숨읕 살려주려다가 그 놈이 자기 아내를 건드려서 애까지 배게 만들었단 사실을 알고 빡쳐서 충동적으로 반신을 살해하고
그 때문에 늑대 신령의 분노를 사서 다른 부족들에게 협공을 받고 부족이 날아감
그 후 다른 부족들의 추격을 피해서 도망자 신세가 되어 중동 컨셉의 도시 국가까지 흘러들어가 어느 캐러밴 유목 부족의 식객이 되어 일을 도와주다
그 지역 부족들 간 정쟁에 휘말리게 된다는 게 플레이 시작 상황이었음
얘는 자존감이 엄청나게 센데, 그 때문에 분노가 극에 달하면 폭주하기 시작한다는 단점이 있어
하지만 한편으론 다시 이전의 세력을 회복하고 싶어하고, 자기 사람들을 자기 잘못으로 잃은 반동으로 자기 사람들을 엄청나게 챙겨주거든?
하지만 과거의 경험으로 그러기 위해선 그런 단점을 억눌러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게 쉽지 않아서 끊임없이 곶통받는 유형이었어.
중국 예 신화랑 그리스 로마 영웅 비극에서 모티브를 땄고, 기대치도 역대급이었다.
근데 딱 세 판인가 네 판하고 마스터가 현실 크리 맞고 플 터짐. 시발.
다른 하나는 거머리 탈춤판 브루하 캐릭터였는데
시궁창 같은 개쌍놈 범죄자 생활로 유년과 청년기를 보냈지만, 내심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갖은 고생 끝에 겨우 그런 삶을 이뤄내고, 가족도 이루었지만 사바트 거머리들이랑 엮이면서 그 꿈이 무너지고
이번엔 자신이 카마릴라 거머리로 포옹되서, 원래 사바트 도시였다가 카마릴라 손에 넘어간 옛 고향으로 돌아가게 돼
근데 고향 슬럼이 벤트루, 토레도, 트레미어들이 배후에서 조장한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면서 거기 살던 힘없고 가난한 옛 이웃들의 생활이 망가지고
그 계획의 목적 중 하나가 그 지역에 잠복한 사바트들의 근거지를 날려 버리는 것이었기에, 사바트들이 반격 테러를 가하기 시작하면서 지역 치안도 일시적으로 개판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옛날부터 거기 눌러 살면서 그 지역 모탈들과 상부상조하던 일부 토착 아나크들과도 접촉하게 되는데, 얘네도 카마릴라 삼돌이들의 계획 때문에 그 구역에서 내몰릴 처지가 된 걸 알게 되지.
얘는 카마릴라가 흡혈귀들이 이룰 수 있는 사회 중 가장 차악의 형태라고 생각하고, 사바트를 극도로 증오하는데
지금 삼돌이들이 하는 짓이 그 사바트들을 잡기 위한 계획이고 효과도 있을 거라는 걸 인정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그 지역 사람들이 자기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분노할 수 밖에 없어.
이 쪽은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로우 라이퍼 주인공들의 하드보일드 작품들이 모티브였는데, 이쪽도 핵심 코드가 '분노'라서 브루하에 잘 맞을 거라 생각했거든.
얘도 이런 스트레스풀한 상황들을 겪으면서 결국엔 분노를 억누르고 무기력하고 씁쓸한 결말을 맞거나, 분노를 터트리면서 파괴적인 선택을 하던가, 이런저런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였는데
이 쪽도 결국 참가자들 간 시간 문제나 조율 문제로 플레이가 폭발했다. 몇 달 간 지속되긴 했는데 서로 플레이 타임도 잘 안나서 그 동안 10회 겨우 채운듯.
니들도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 있으면 썰 좀 풀어봐라. 혹시 아냐? 그 중에 자기 플에 참고할 사례가 나올 지도 모르고.
엘돌란의 그림자들에서 제시라는 음유시인을 하는데, 전사가 개쳐맞고 쓰러져서 '아재 고추서요?'를 외치니깐 거짓말같이 정신차려!에서 풀다이스 회복나옴
참고로 떡밥을 바꾼단 말은 어제 올렸던 '나중에 해보고 싶은 캐릭터' 떡밥 말하는 거. 다시 생각해보니까 형편 안 되서 자기가 하고픈 플 못하고 있는 애들보단 어차피 자기가 하고 싶은 거 이미 하고 있는 애들이 더 많을 거 같더라.
자기 인생이 끝내주게 무너진 불한당 여캐. 개인 단위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고난을 거치고 모든 권위와 질서와 세상을 혐오하게 되었지만, 사람에 대한 사랑은 버리지 않기로 마음먹고 세상을 떠돌며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감
하나는 총질 끝내주게 잘하는 GURPS 어반판타지 인간 남자 헌터. 자기랑 깊은 인연을 가졌던 사람들은 다 죽던가 죽느니만 못한 꼴이 되서 남이랑 깊이 엮이는 걸 극도로 꺼리는 설정이었음. 3인 플레이였고 파트너는 초인적 내구력 달린 웨어울프랑 불가살 2 달린 여자 마법사. 파트너들이 우린 너보다 훨씬 안 죽으니까 걱정말라고 들이대는 전개로 가자고 말 맞추고 만들었고, 결국 결말은 배드앤딩이라 더 좋았음
다른 하나는 D&D+GURPS 동정심 달린 학생. GURPS 캐릭터들이 대학 TRPG동아리에 모여서 D&D 플레이를 하는 캠페인이었음. D&D캐릭은 냉혹한 킬레릭이었고, 툭하면 동정심 판정 터져서 적들을 살려주자고 (GURPS캐릭이)우기다가 동아리 회장한테 "안돼! 네 캐릭터의 교리는 이놈을 용서하질 않는다고!" 하고 까인다음 징징대면서 썰어버리는 플레이를 했다. D&D 1레벨에 동아리 회장의 취미기능 D&D 기능이 666 대실패해서 악신 어스펙트가 보스로 나오는 등 겁나 난장판으로 재밌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