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같이 댄디 했던 마스터 한명.

일단 세션은 모험자 4인으로 돌아다니면서 마을에 일어난 문제도 해결해주고 던전도 털고 하는 장기 세션이 될 계획이었어.

여기서 4인 중 2인이 초보로 내 친구랑 어쩌다 끼게 된 누구 친구도 아닌 사람이었다.

관계도 그리면
마스터 - 플레이어 A = 친구
플레이어 A - 나 = 아는 사이
나 - 플레이어 B(초보) = 친구
플레이어 C(초보)는 플레이어 A랑 나랑 공통적으로 아는 사이긴 한데 친하지도 않고 대화도 별로 안해봤어.

뭐,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쳐. 두명이 초보긴 한데 성격이 개판이라거나 한 건 아니였거든. 정확히는 내 친구는 좀 신경질적이긴 한데 개판수준은 아니었고 다른 하나는 좀 소심하고 착한 성격.

일단 직업을 정하는데 초보자들에게 먼저 직업을 고르라고 했어. 그 동네 (인천 송림동) TRPG 인구가 적었으니까 신규인구 유입도 생각해서 경험자들이 맞춰주며 일단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게 좋을 테니까.

내 친구(B)가 파이터하고 C가 위저드를 한다고 했어.

내가 레인저 가고 A가 클레릭을 고름.

그리고 이것저것 정하고 본격적으로 시작.

근데 마스터가 난이도를 뭣 같이 주는 거야. 초보자 2명이나 섞인 3렙 파티가 모험하는데 적으로 자꾸 cr 5인 애들을 내보낸다거나(그것도 그 세션의 보스취급도 아님) 해서 2번이나 순식간에 전멸함.

처음 전멸했을때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하니 잘 하면 이길수 있다고 하고는 그대로 진행하고 두번째 전멸후에 마스터한테 난이도 좀 낮춰달라고 했더니 걔가 알았대.

그래서 여기까지도 그냥 넘어갈수 있었거든?

근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는 마스터 새끼가 자꾸 위저드를 괴롭히는 거야.

뭐만 하면 위저드만 얻어맞음.

기습이 아닌 이상 전투 시작하면 마법도 쓰기전에 위저드에게 화살부터 날라오고 적들 몇몇은 잘 워리어나 클레릭이랑 치고 박다가 갑자기 위저드에게 돌격하고 게임 하다보면 그럴수 있냐고 치기에는 몹들이 레인저인 내 근처는 오지도 않더라.

게임 진행할수록 다들 얼굴 일그러지고 C는  거의 울기 직전.

결정적으로 아작난 건 그날 정해뒀던 진행시간 끝나갈 쯤에 마스터새끼가 던전 보스로 인간 법사를 등장시키더니 부하들을 보내 우리랑 싸우게 해놓고는 막상 그 법사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다가 우리 위저드가 무슨 주문을 쓰려고만 하면  디스펠 매직을 날리더라. 레벨이 몇인 건지 디스펠 매직을 계속 날리는데다 전부 성공이던데 4번 쓰는 것까지 보고 전멸함.

전멸하자마자  내 친구가 마스터한테 욕 퍼붓고 나는 부글거리는 거 참느라 책상에 머리 박았는데  슬쩍보니 C가 고개 숙이고 눈물 흘리더라.

A도 지 친구가 잘못했다는 건 알았는지 내 친구랑 지 친구가 싸우는 데 그냥 조용히 짐 싸서 나가더라.

그날 있던 일은 절대 잊지 못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