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즈믄해? 즈믄해 (The Thousand Suns), 즈믄해 (The Millennium), 아니면 혹시 저문 해 (The Died Year)를 말하는 건가요? 아,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과거의 표상인 즈믄해 말씀이시군요.


즈믄해는 지난 시대의 표상입니다. 즈믄해는 수많은 영혼이 자신의 몸에 깃든 존재였죠. 즈믄해는 천의 목소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천가지 목소리로 번갈아가며 이야기했냐구요? 천명이 함께 이야기하듯 목소리가 컸냐구요? 아뇨, 정말로, 한 번에 천 명이 동시에 말하는 소리를 내었습니다. 즈믄해는 위대한 영매이자 예언가였고, 많은 이들이 미래에 대해 알기 위해 즈믄해의 목소리 중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듣기 위해 귀 기울였습니다. 천의 목소리는 가끔 단 하나의 통일된 의견을 내기도 했고, 이는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세계의 운명이자 그 곳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직접적인 명령이었습니다.


즈믄해의 몸 속에 있는 영혼은 서로 자기 말 소리를 더 크게 하기 위해 마구 싸워댔습니다. 즈믄해는 처음에는 견딜만했지만, 가면서 점점 버거워졌습니다. 결국 즈믄해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죽여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아니, 부탁하지 않았지만 누군가 자비롭게 즈믄해를 죽여주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누구인지는, 그저 알 수 없을 따름입니다. 즈믄해가 죽자, 즈믄해의 몸 속에 있던 영혼들은 좁은 육체에서 빠져나와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 이후 시대부터, 어떤 요술사들은 그 영혼의 힘을 빌어 요술을 사용한다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