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큰웃음을 얻었으니 사골을 35년째 우리고 있는 모 시나리오에 대한 잡담을 좀 해 보자.


"일단 그 집부터 가 볼게요"

초보 수호자 머리가 새하얘지는 순간. 당연히 의뢰를 받고 바로 집으로 향한 탐사자들은 지하실에 무엇이 있는지,

혹은 코빗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음. 그러면 수호자는 여기서 뭘 해야 할까?


플롯 자체를 마개조하기

그런 상황 자체를 보고 싶지 않다면 그냥 조사 과정을 생략하고 정보를 다 쥐어 주거나 혹은 이게 사실은 현대의

TV 프로그램 촬영이고 시청자에게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다고 처리하는 등 온갖 아이디어들이

튀어나오는데 초보 수호자가 다루기는 좀 묘한 것 같으니까 패스.


정보 덜 주기

그러니까 집 주인도 최근에 이 집을 사거나 상속받았는데 사실 서류상으로만 처리한 거라 가 본 적이 없음.....

당연히 집 주인과 탐사자들은 보스턴이 아닌 다른 동네에서 만난 거고, 탐사자들은 그래서 보스턴까지 와서는

이 망할 놈의 집이 어디 있는지부터 찾아봐야 함. 근데 이거도 그 부분을 추가하기 어려울 수 있을 거 같음.


돌려보내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탐사자들을 돌려보내는 것임. 잘 모르겠다면 침대로 몸통박치기를 쓰거나 스탠드 등으로

후려치면서 부상자를 한 둘 만들어 주면 대개 후퇴할 것임. 후퇴 안 한다면...? 반대로 그 다음부터 아무 일도

일으키지 않으면 됨. 탐사자들은 <아무리 뒤져도 아무 것도 안 나오는 빈 집(물론 누군가가 침대나 스탠드 등에

얻어맞아서 다쳤지만)을 돌아보다 질려 나가게 될 것임. 그럼 시나리오가 끝나고 집주인이 자다 죽지 않냐고?

탐사자들이 빈 집에 가서는 몇 명 많이 다쳐서 돌아온 다음에 "아무 일도 없었어요"라고 하면 잘도 안심하겠다.

그러니까 집주인은 다시 조사를 해 보라고 하는 거야. 이번에는 그 유령의 기원을 찾아보면 어떻겠냐는 식으로

언질을 주면서 말이지. 그리고 중요한 건, 단검은 2라운드를 위해서 감춰두는 게 좋다는 것임.


구판의 계시를 받기

코빗은 구판 룰북의 힘을 빌려서 차원의 부랑자를 소환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원래 이 시나리오에서는 코빗이

차원의 부랑자를 소환할 수 있었음. 근데 그러면 퀵스타트로 볼 수준이 아니라서 퀵스타트에서는 짤라버린 거.

그러니까 탐사자들이 집을 뒤지는 사이에 코빗이 얘를 불러와서... 탐사자들이 얘한테 맞고 눕거나 도망가거나

혹은 얘가 쿨이 다 되서 집에 돌아간다거나 하면 됨. 하여간 이걸로 이 집에 뭔지는 몰라도 진짜 무서운 존재가

있다는 건 확인이 될 거임. 탐사자들이 이긴다면? 그냥 적당히 시나리오를 끝내면 됨. 코빗보다 쟤가 더 세거든.

물론 탐사자들이 도망가기 전에 다 죽을 것 같다면 "오늘은 이만 물러가주지"를 시전하고 돌아가도록 하자.

이거 퀵스타트 판은 일단 초보가 초보들을 데리고 하라고 나온 평화로운 물건이야....


자, 집에서 도망쳐 나왔든 그냥 바로 조사를 하러갔든 탐사자들은 이 망할 집에 대한 정보를 얻으러 가게 됐다.

그러면 이제 다음 이야기를 해 보자.....


"뭐? 지하실에 시체가 있다고?"

'유령의 집' 지하실에 시체가 묻혀 있다고 함. 그러면 '유령'의 집인데 일단 거기부터 조사해 봐야 하지 않음?

누군가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순간 집에서의 전개는시작부터 클라이막스가 될 거임. 특히 전투력이 높은

탐사자가 작정하고 중무장을 한 뒤에 지배 주문에 용케 안 걸린 뒤 코빗을 패서 한 라운드 내로 골로 보내면

수호자의 머릿속은 저절로 하얘질 것임.


시체 빼돌리기

처음부터 코빗이 지하실에 묻히고 싶어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그런데 주민들의 반대로 거기에 못 묻었다고

덧붙이는 거임. 그럼 코빗을 어디에 묻었을까...? 아마 집 뒤쪽 어딘가 정도가 어떨까 싶음. 근데 집을 뒤지며

고생하기 전에는 '코빗이 주민들의 반대로 지하실이 아닌 뒷마당에 묻힌' 걸 알 방법이 없게 하는 거야. 그러면

지하실을 뒤지고 허탕을 친 뒤에 집을 구석구석 뒤져보다가 그 사실을 알고 뒷마당에 가서 무덤을 파 보겠지.


최후의 발악

코빗이 얻어맞다가 막 괴상한 주문을 외움. 탐사자들이 좀 쫄겠지만 의외로 별 일 없이 코빗이 쓰러지는데....

쓰러지고 나면 그 사이 소환된 차원의 부랑자가 현관에서 나타나 지하실로 다가오는 거야. 얘가 이 시나리오의

진 최종보스가 되는 거지. 어떻게 굴리면 되는 지는 위에서 간략하게 설명했지?


"어... 별로 안 무서운데요"

그러면 지배 주문을 좀 더 써주면서 무서워할만한 장면을 좀 더 추가해 주자. 거울을 봤더니 자신 뒤에 괴물이

보인다거나 그런 식으로 말이야. 이성은 많이 안 깎아도 됨. 혹은 탐사자 중 하나가 동료를 순간적으로 괴물로

보게 만든 다음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사실 어떻게 공격하는 지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을 거임. 다만 이걸

너무 낭비하면 시간도 끌리고 MP도 부족하니 "사실 코빗은 탐사자들이 집에 들어오기 한참 전에 육신 보호를

썼다"고 간주하고 거기에 썼을 MP 2점으로 지배를 2회 정도 기본적으로 쓰고 전투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됨.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더 써도 괜찮음.


더 필요한 거 있나? 덧글 달면 추가해 줄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