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당황했다. 누군가 땅 속의 철광석을 끄집어 내 갑옷을 주조한다는 선언을 말리기 전까지, 그런 기상천외한 선언은 들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GM : 어, 음....음....왜요 근데?

렘 : 아시다시피 저는 가진거 없는 빈촌에서 맨손으로 메이지가 되었잖아요?

GM : 네 그랬죠...

렘 : 그래서 저는 그만큼 자부심도 넘치고 자신감 있는 상태거든요. 그래서 항상 오만한 태도를 유지하는거구요.

렘 : 근데 아까 냉기 마법 실패한 것 때문에 저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구요, 그 자존심을 만회하기 위해 저는 제가 실패했다는 사실 자체를 지워버리려고 하는거에요.

렘 : 시간을 아까 냉기 마법 판정 직전으로 되돌린다음에 리롤 판정 하고 싶어요.

GM : 아...그....발상은 신선한데요. 근데 그럼 저희가 전투를 한 번 더 고스란히 해야하잖아요. 그건 시간적으로도 손해고, 다른 분들도 피로하실 것 같은데요.

마법사 A : 굳이 시간을 돌려 자존심을 메꾼다기보다는...

렘 : 자존심을 메꾸는게 아니라 자존심에 애초부터 스크래치가 나지 않은 상태로 되돌리는거죠.

마법사 B : ...?

GM : 의도는 알겠는데, 그게 좀 메타적으로 비효율적이고, 룰상으로도 그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렘 : 그동안 저희 마법 쓸 때 주변 환경을 활용하거나, 정 안되면 시약들을 마법 촉매로 썼잖아요. 아까 빙풍석 쓴 것 처럼요.

렘 : 제 수명을 깎아서 마법을 발동시키는 거 좀 비장하고 괜찮지 않나요. 수명이 시약인거죠.

GM : 근데 그건 어떻게보면 페널티가 없는 거잖아요... 어차피 님 캐릭터 십대 소녀인데 늙어죽을 때까지 굴릴 것도 아니잖아요...

마법사 C : 그냥 아까 냉기 마법을 안썼다 치고 이번에 다시 시도해보실래요? 캐릭터 컨셉이 맘에 걸리신다면야;;

렘 : ...

마법사 A : 렘님 말씀대로 시간을 돌린다쳐요. 그럼 저희 그동안 제거한 시약들 다시 다 원복해야하고, 적들도 다시 다 살려야하고, 캐릭 배치도 다시 해야하고...좀 비효율적이에요.

렘 : ...

GM : 이번에 렘이 캐릭터성을 좀 더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봐요. 사실 그동안 항상 오만한 얼음 소녀 컨셉만 계속 유지하면서 소극적 RP 하셨는데 이번에 어떤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거잖아요.

렘 : 그럼 그냥 냉기 마법 아까 판정 실패한거, 지금 판정한다고 해도 되나요. 시간 되돌리는 건 제가 포기할테니까, 아까부터 계속 집중했다고 치면 안되나요. 그럼 보너스도 좀 더 받을테고, 그럼 성공 가능할 듯

GM : 아니... 전투 중에 렘님이 오크 궁수 시체에서 화살 빼서 던져서 오크 궁수 두 마리 죽었는데 그건 없던 일로 치자구요?

렘 : 그건 마법사 A님이나 다른 분이 막타쳤다고 하면 안되나...

GM : 아니 근데 그거 하나 실패한거에 왤케 집착해요?

렘 : 아니 저도 안그러고 싶은데, 제 캐릭 컨셉 자체가 완벽주의 얼음 마녀라 이 실패를 어떻게든 만회해야 한다구요; 저라고 안 힘든 줄 아세요?

GM : 다음에 잘하면 되죠;

렘 : 이번이 그 다음일 수도 있잖아요.

GM : 아 꺼져

- 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