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세가와 코다카'가 플레이 내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초심자의 전형적인 불안 증세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 처음 몇 번에는 말야. 근데, 아무리 재미없는 게임이라도 반복적으로 서너번 정도 플레이하고나면 원하지 않아도 자신의 PC가 쓰는 액션의 룰을 외우게 되고, 자연스럽게 타 PC와의 공조를 꾀하잖아? 특히 인카운터 해결에 집중한 캠페인이라면 말야.
근데, 하세가와 코다카는 그러지 않았어. 이 친구는 자신의 PC가 할 수 있는 여러 액션들의 룰을 외우려 하지 않았고, 일부러 자신의 PC를 전투 초반에 눕게 만드려고 (티나지 않게) 애쓰는 것 같았어. 물론 대놓고 죽으려 드는 것은 트롤러로 낙인찍힐테니 조심스럽게 하긴 했지만, GM인 나에겐 뻔히 보이는 수였지. 예를 들어, 고대 유적에 설치된 드웨머 석궁 발사기(함정)의 사거리에 PC를 살짝 걸쳐두게 무빙을 한다든가, 자신의 액션 사거리를 일부러 틀린 뒤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PC를 위험에 조금 더 노출시킨다는 식으로 말야.
내 생각엔 아마, 일찌감치 전투에서 퇴장하면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플레이 시간을 조금 더 편하게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런 일을 벌였던 것 같아. 와우나 아이온 같은 걸 해본 친구들을 알겠지만, 공격대에 두 세 명 정도 손님을 데려가는 경우가 있어. 이 손님들은 정규 공격대에 가입해서 고된 공격대 임무를 수행하기보다, 돈을 내고 공격대에 얹혀가는거야. 버스를 타는거지. 그런데, 공격대 임무를 진행하다보면 이런 손님들은,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아. 밟으면 퍼져나가는 장판,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한 정신지배 등등 공격대 내부의 적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보스의 패턴에 이런 손님들이 잘못 휘말리면 공격대가 전멸하는 경우가 왕왕 있거든.
그래서 손님들은 보통 전투가 시작되면 바로 죽어. 뭐 절벽에 몸을 던진다든가, 일부러 보스의 초반 공격에 몸을 대서 자살한다든가 식으로 말이야. 이런 식으로 손님들이 죽고 나면, 나머지 공격대원들은 손님이 삽질할 걱정을 덜 수 있는거야.
이 하세가와 코다카도 비슷했을 거라고 생각해. 일단 자기가 죽고 나면, 다른 PC들은 (무능한) 자신과의 공조를 고민하는 대신, 자기들끼리 자구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야.
- 계속 -
노트북 배터리가 거의 다 닳았다...응기잇...내일 다시 마무리하러 돌아온다...
뭔가 불쌍하기도 하다야
재밌다...
별별 이상한 사람들이 다있네
저러면 오히려 더 살려서 고문하는 게 일반적인 전개인데...
담편어딨냐 빨리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