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을 받았으니 해 보자. 착한 턀갤러는 닉언같은 걸 자제하도록.


간단한 소개

간단히 말해서 밥 먹고 나서 본 여자가 죽어버려서 누명을 쓸 까봐 진실을 파악하러 나선다는 뭐 그런 전개.

사실 구판 룰북에서는 클럽에 갔는데 이웃 테이블 남자가 총 맞고 죽은 뒤에 잠시 움직이더라는 초전개 도입부인

시나리오도 나왔으니(사실 나름대로 재미있는 시나리오임) 이 정도면 괜찮은 듯.


뭐 당연히 이것은 사교도들의 음모고 끝에 가면 신화생물이 나온다. 뻔한 전개에 뻔한 구도. 다만 이것을

흔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이마저도 안 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 모를 시나리오'들이 우글거리는 현재 상황과

흔한 전개를 따라가면 평타는 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진짜로 악의를 담아서 씹고 뜯어야 할 수준은 아님.

그렇기 때문에 단점도 '아쉬운 점이라고 쓰도록 하겠다.


좋았던 점

1920년대를 다루려는 시도 자체

1920년대물은 확실히 1920년대스러워야 하는데...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을 좀 어필하고 있음. 조선인들 사이에서

간간히 나오던 사이비 종교라든가 뭐 그런 소재도 적절히 쓰면서 말이지. 사이비 종교가 너무 뻥같다면 백백교를

찾아봐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기가 막힐 거임.'눈을 떠 보니 이상한 방'이라는 식으로 도피하는 것보다는

이런 시도가 확실히 낫다고 생각해.


거기에 조금 추가를 해 주자면, 당시 환율은 100전 = 조선 1원(엔) = 일본 1엔 = 대략 40~50센트 = 0.4~0.5달러

정도 되었으니 이 환율로 1920년대 데이터를 변경하면 대략 1920년대 조선에서의 물건 가격을 알 수 있을 거임.

쉽지? 현재 물가로 환산하고 싶다면 대략 1원 = 4~5만원 사이라고 보면 될 거 같음.


전형적인 시나리오 구도에 충실함

위에서는 뻔하다고 말했는데 뻔하다는 건 한국에서는 단점이 아닌 거 같음. 쓸데없이 직접 머리로 추리를 하게

만들거나(중년탐정 김정일 같은 거 생각해 봐라) 쏘우 시리즈 같은 데 나올 법한 구도에 진짜 "사람을 납치하는

정도의 능력"이 있지 않나 의심가던 직쏘 대신 진짜 그럴 능력이 있는 초자연체를 집어넣었을 뿐인 구도라든가....

난 그런 거 마음에 안 들 거든. 차라리 그냥 이렇게 기본적 구도에 충실한 게 낫다고 생각해.


아쉬운 점

사실 네놈들이 다 이 부분을 읽으러 왔으리라는 것은 눈치채고 있다. 그러면 시작해 보자.


도입부

어... 이 게임은 크툴루칼립스 월드가 아님. 그러니까 이런 건 시작하고 나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시작하기 전부터

정하는 게 대개 더 나음. 예를 들어 '암흑의 끝자락(Edge of Darkness)'에서는 모든 탐사자들은 의뢰인과 친분이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시작하라고 명시되어 있어.


또한 나 같으면 탐사자들에게 일정 수치 이상의 신분(재산 점수)를 요구해 레스토랑에 갈 만한 설득력을 만들 듯.

설마 설렁탕을 사왔는데도 먹이지 못한 김 첨지 같은 인력거꾼이나 시골 농부가 레스토랑에서 경찰에게 식사를

얻어 먹을 기회가 나지는 않겠지? 그냥 설렁탕을 두 그릇 얻어 먹겠지 아마....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시나리오도

어느 정도는 다이쇼 로망스러운 구석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동기 부여

'누명'이 충분한 동기일 수 있겠지. 근데 그걸 꼭 직접 자기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할까? 그런 부분을 생각해 봤을 때

'누명'이 조금 애매해 보인다고 생각된다면 탐사자들 앞에서 여인의 뱃가죽을 찢어 죽여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임.

(비위가 약한 사람이 있다면 옷으로 가리고 그게 갑자기 확 붉어지는 식으로 암시만 하자). 그리고 뭔지는 몰라도

뭔가가 여인의 치마 아래 쪽에서 튀어나와 도망치는 장면을 묘사해서 이성을 살짝 깎고 탐사자들에게 '호기심'을

부여하는 거지. 이 전개로 간다면 탐사자들은 돈 있고 시간 있고 호기심이 생겼으니 건드려 봤다가 당하는 거야....

짝짝짝. 물론 이 과정에서 손상될 플레이어들의 비위가 걱정되면 이렇게 하지 마.


트리거들

트리거의 아이디어는 좋은데, 발동 조건을 구체화 해야할 필요는 없었다고 봄. '~하면 ~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수호자의 재량에 맡기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 봄. 그러면 좀 더 물 흐르듯 이야기를 흘러가게 할 수 있겠지.

원하는 시점에 등장시키는 게 더 편해질 테니까. 특히 도중에 개입하는 누군가의 민첩성 수치를 굳이 따로 정한 건

조금 전개가 묘해질 여지를 만들어 두지 않았나 싶음. 걔보다 민첩 낮은 애들이 신화생물 말고 그냥 걔를 때리거나

붙잡으려고 하고 거기에 성공하면 어쩔 건지는 그다지 생각을 안 해 둔 거 같았거든.


데이터

데이터는 조금 많이 묘했음.

2편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얘 근접 평타는 1d3+1d4라고 봐야할 것 같은데 어쨌든 표기가 애매함.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괴물에게도 체력 등의 능력치 계산 공식은 그대로 적용되므로 얘 체력은 14가 아니라 16이 되어야 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툴루의 부름 간편 입문 가이드'를 확인해 볼 것.


3줄 요약

192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국산 시나리오.

데이터나 시나리오의 진행 과정에 흠이 조금 보임.

신화적 요소 등은 아마도 2편에서 깊게 다룰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