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어찌저찌 프롤로그 세션이 끝났다.
플레이어끼리 모이는 장면에서 내가 다른 두 플레이어가 있는 장소에 침투하는 상황이었는데,
이 때 그냥 적당히 발각되어서 대화로 해결한 다음 진행했다면 매끄러웠을 것을
특수능력까지 써가면서 은밀하게 진행한 것이 전개를 좀 방해했던 것 같다. 이것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른 플레이어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나서야 스스로도 좀 그렇긴 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임무를 부여하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미스테리 했다.
그것까진 나쁘지 않았는데 나는 거기서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거물들)과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한번 떠보는 무리수를 뒀다. 이것 자체는 그냥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외교업무도 하는 내 캐릭터의 특징을
볼 수 있는 RP였다고 생각한다만 문제는 1절에서 못끊었다는 것이다.
서너 번 그런 떠보기를 했고 지금 생각하니 이걸 성공해도 문제인게 이렇게 정보를 얻었다고 치면 그 정보는 뭐든지간에
시나리오에 대한 너무 중요한걸 알게 되버릴게 뻔했다.
그리고 그 RP로 인해 내 캐릭터에 만든 적도 없는 눈새속성이 추가되었다.
마지막으로 연기 문제인데, 난 처음에 자신만만했다.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 정도는 조금 연습하면 될 거라고 오만방자한 생각을 가지고 세션에 참가했다.
그러나 현실은, 캐릭터에 몰입해서 대사와 그 밑에 깔린 감정까지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지금쯤 나는
극장 화면이나 못해도 대학로 같은 곳에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대본도 없는 즉흥극이라는 것은 연기에 있어서 정점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이 부분은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 세션 자체는 괜찮은 분위기로 끝났다. 다음 세션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답이 없이 가벼워진 내 캐릭터의 성격을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지 그게 고민이다.
잘 끝났으면 빌런이 아니잖아
기대를 저버리다니 ㅡㅡ
다음에는 아마 더 잘할거시에요
우리의 기대를 저버렸으니 빌런이 맞다
빌런수게
뭐야 이 해피엔딩빌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