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지적' '충고' 계열의 피드백을 좀 부정적으로 본다.

왜냐면 그 충고를 해주시는 고마우신 분들 중에 의외로 적지 않은 비율이 헛소리나 잘못된 충고를 하면서 스스로 그걸 몰라.


마스터링 뛴 애들은 괜찮은 피드백도 제법 받았겠지만, 이새끼 지금 뭔 소리 하는 거지??? 싶은 피드백도 제법 받아봤을 거다.


좀 단순화시켜서 예시를 들자면 이런 식이야.


톨킨: 제 반지의 제욍 세션은 재밌으셨나여? 피드백 받습니다

라그나: 이야기가 너무 무겁고... 거대한 서사시를 그리려고 하신것 같긴 한데 너무 스케일이 커서 오히려 몰입이 안돼요. 여캐들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고... 제가 일본의 개꿀잼 이세계 환생물 라노베 하나 소개해드릴테니 보고 공부 좀 하시면 좋을듯.

톨킨: ??????????


물론 이건 좀 극단적인 예시긴 하다. 하지만 충고자 본인이 수준 낮거나 이해력이 딸리는 것을 마치 캠페인의 아쉬운 점인 것처럼 피드백하는 경우는 결코 드물지 않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순전히 취향의 영역을 마치 문제나 단점처럼 지적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애초에 우리는 프로 작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야기가 좀 허술할 수도 있고 병신같을 수도 있지. 그 부분을 지적한 플레이어들은 과연 완전무결한 RP, 흠잡을 데 없는 연기, 정말 그 인물이 살아서 움직인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플레이를 했을까? 아닐걸? 걔네들도 결국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캐릭터 데려와서 그저 그런 RP를 한 평범한 일반인일 뿐이다.

"그런 세션"이 된 데에는 마스터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와 PC)들도 일조했다는 점을 상기하자.


애초에 남 지적하는 걸로 밥벌어먹고 사는 프로 평론가들도 심심찮게 병신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다가 욕을 처먹는데, 평범한 일반인인 우리가 과연 '남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갈만한' 피드백을 할 능력이 있나? 우리 피드백이 과연 그만큼 훌륭한 피드백인가?


피드백 없으면 발전을 어떻게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사실 나는 명백한 "실수"나 "문제점"은 마스터 스스로가 어지간해선 다 느낀다고 본다.

"아씨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면서 땅을 치고 후회하는 건 모든 마스터들이 다 몇번씩 겪는 일이고, 심심할때 자기가 마스터링한 리플레이 쭉 읽어보면 온갖 문제와 병신같은 점이 눈에 들어온다.

만약 그런 거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자기가 존나 쩔며 무결점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은 진짜 무결점인 마스터거나 병신인 마스터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에 결국 피드백이 의미가 없다.



물론 재밌었던 점, 인상깊었던 점, 즐거웠던 점들을 피드백하는 건 매우 좋은 일이라고 본다.

어설프게 남의 단점이나 문제점을 마치 나만이 파악하고 통찰한 것처럼 지적질할 필요 없다는 것이지.


뭐, 절반의 병신같은 조언을 받더라도 나머지 절반의 쓸만한 조언을 얻기 위해서 피드백을 받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