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실 피드백에 대해서 큰 악 감정도, 긍정적인 감정도 없다. 

다만 아래 글이 피드백에 대한 너무나도 극단적인 악용사례만을 적었기에 반대의 입장에서 말해보고자 함. 

이 글은 엄밀히 말하면 작성자를 깎아내리기 위해서 쓰였다기보단 작성자가 적은 피드백의 부정적인 부분을 역이용해 어떠한 플레이를 해도 용납된다는 듯 말하는 몇몇의 티알유저들을 저격한 글이다. 

정확히 말하면 '지적' '충고' 계열의 피드백을 좀 부정적으로 본다.
왜냐면 그 충고를 해주시는 고마우신 분들 중에 의외로 적지 않은 비율이 헛소리나 잘못된 충고를 하면서 스스로 그걸 몰라.


마스터링 뛴 애들은 괜찮은 피드백도 제법 받았겠지만, 이새끼 지금 뭔 소리 하는 거지??? 싶은 피드백도 제법 받아봤을 거다.


좀 단순화시켜서 예시를 들자면 이런 식이야.


톨킨: 제 반지의 제욍 세션은 재밌으셨나여? 피드백 받습니다

라그나: 이야기가 너무 무겁고... 거대한 서사시를 그리려고 하신것 같긴 한데 너무 스케일이 커서 오히려 몰입이 안돼요. 여캐들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고... 제가 일본의 개꿀잼 이세계 환생물 라노베 하나 소개해드릴테니 보고 공부 좀 하시면 좋을듯.

톨킨: ??????????


물론 이건 좀 극단적인 예시긴 하다. 하지만 충고자 본인이 수준 낮거나 이해력이 딸리는 것을 마치 캠페인의 아쉬운 점인 것처럼 피드백하는 경우는 결코 드물지 않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순전히 취향의 영역을 마치 문제나 단점처럼 지적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예시는 확실히 극단적이다. 하지만 이는 글에서도 극단적인 예시라고 말하고 있으니 크게 여의치 않고 아래로 넘어가보자.(다만 다루기는 할 것이다.)

가장 문제로 걸리는게 '취향의 영역'이다. 어디까지가 취향이고 어디까지가 문제나 단점이 되는 것일까? 내 생각에 이건 '룰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어떤 룰은 '일본의 이세계 환생물 라로벨'처럼 해야하는 룰이 있고, 또 어떤 룰은 반지의 제왕처럼 해야하는 룰이 있다. 예시에서는 당연히 반지의 제왕처럼 해야 올바르다. 


 항상 이게 문제다. 유저들마다 룰 쓰는 법이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던전월드를 데이터룰처럼 돌리고, 누구는 디앤디를 던전월드처럼 돌리고, 누구는 13시대를 로그호라처럼 돌리고 누구는 로그호라를 13시대처럼 돌린다. 턀갤러들은 이것에 대해서 지적해본적이 있는가? 반은 이러한 대답이 돌아온다.


"우리는 플레이를 즐기기 위해서 온 거잖아요. 룰이 지향하는 방향이 있더라도 팀 내에서 그걸 변형해서 재미있게 사용하면 그만 아닌가요?"

"맞아요! 이건 아무래도 취향문제 같네요. 어떤 사람은 룰을 라로벨처럼 할수도 있고, 아니면 고전 판타지처럼 할 수도 있죠. 이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마치 그러한 피드백을 준 사람이 '타인의 취향은 1도 고려하지 않는 박정하고 이기적인 플레이어' 처럼 보인다. 위의 말들이 틀린 말은 아니다. 아니 반은 맞다.

어떤 룰을 돌리든, 그 팀에서 지향하는 분위기나 재미있게 돌릴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만세만세 만만세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때도 있다. 

플레이어들이 구인을 할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룰이다. 플레이어들은 이 룰이 어떤 룰이고, 이 룰로 할 수 있는 분위기나 룰이 지향하는 분위기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왔다. 그런데 만약에 플레이 자체가 플레이어가 기대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그러면 둘중 하나다. 팀과 조율하거나 팀에서 나가거나.


 피드백은 '플레이를 조금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서로간의 심상을 조율하는 행위'이다. 그걸 그냥 자신을 향한 공격으로 보거나 아니면 그걸 상대방을 깎아내릴 수 있는 일종의 공격권으로 본다? 그럼 말 다했지. 


애초에 우리는 프로 작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야기가 좀 허술할 수도 있고 병신같을 수도 있지. 그 부분을 지적한 플레이어들은 과연 완전무결한 RP, 흠잡을 데 없는 연기, 정말 그 인물이 살아서 움직인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플레이를 했을까? 아닐걸? 걔네들도 결국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캐릭터 데려와서 그저 그런 RP를 한 평범한 일반인일 뿐이다.

"그런 세션"이 된 데에는 마스터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와 PC)들도 일조했다는 점을 상기하자.


애초에 남 지적하는 걸로 밥벌어먹고 사는 프로 평론가들도 심심찮게 병신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다가 욕을 처먹는데, 평범한 일반인인 우리가 과연 '남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갈만한' 피드백을 할 능력이 있나? 우리 피드백이 과연 그만큼 훌륭한 피드백인가?


애초에 이 tprg라는 취미가 "아! 우리가 존나 멋들어진 소설을 써서 이익을 창출해서 때부자가 되자!"라고 하는게 아니다.  이야기가 허술할 수도 있고, 완전히 완성된 TR러따위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완전생물이다. 맞다. 세션이 마음에 안 들어 '그런 세션'이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피드백이 '남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그런 선지자적인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물며 사내 회의에서 회의를 할 때도, 피드백은 그런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다. 피드백을 하는 사람과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격차가 있는게 아니라 상호 수평적인 상태란 말이다.  우린 꼭 훌륭한 피드백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플레이를 더 재미있게 만들만한' 피드백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윗 문단에서 나오듯 '룰의 방향성'과 그것에 입각해 플레이어들의 취향과 분위기, 더 나아가 팀의 분위기를 맞추어가는 행위이다. 


피드백 없으면 발전을 어떻게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사실 나는 명백한 "실수"나 "문제점"은 마스터 스스로가 어지간해선 다 느낀다고 본다.

"아씨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면서 땅을 치고 후회하는 건 모든 마스터들이 다 몇번씩 겪는 일이고, 심심할때 자기가 마스터링한 리플레이 쭉 읽어보면 온갖 문제와 병신같은 점이 눈에 들어온다.

만약 그런 거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자기가 존나 쩔며 무결점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은 진짜 무결점인 마스터거나 병신인 마스터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에 결국 피드백이 의미가 없다.


당연히 마스터들은 플레이가 끝나면 어떤 문제점이 있었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었는지 고민한다. 하지만 말이다. 그것은 개인적인 고민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플레이에서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 플레이의 문제점이 있을수도 있단 말이다. 

마스터가 다 느끼니 플레이어는 피드백을 안해도 좋다? 이것은 팀으로 출전하는 요리대회에서 메인요리와 전체요리에 대해서 서로 맞추지 않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스터는 홍합칠리파스타를 준비했는데 플레이어들은 돌솥정식을 만들어오는 격이다. (실제로는 그것도 맛있겠지만 말의 취지만 알아두길.)


결론- 위와 같은 글은 피드백이란 걸 처음부터 부정한 상태에서, 누군가 피드백을 하면 "아 얘가 날 까내리는구나" 생각하면 나오는 감상이다. 사람은 감정이란게 있어서 확실히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말을 좋아한다.  그러나 피드백은 때로는 부정적일수도, 때로는 긍정적일수도 있는 말이지, 떄로는 나쁘고 때로는 좋은 말이 아니다.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건 무기가 아니다. 누군가를 찌르기 위해서 칼을 쓰지 마라. 팀이란 조각을 다듬기 위해서 쓰라고.


피드백은 기타의 튜너기다. 팀을 조율하기 위해서, 조금 더 좋은 음을 내기 위해서 하는 행위다. 팀의 모두와 서로가 이심전심이라면 안해도 된다. 하지만 이건 초능력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만약의 만약 그냥 크든 작든 자신이 하는 플에서 지적을 받기 싫고 어떤 룰을 어떤 방식으로 하든 지 좆대로 하고 싶은 거라면 그냥 TRPG를 하지 말아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같이 하는 게임이다. 꼭 이런 놈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뉴비들 끌어들인 다음에 자기 마음대로 룰 돌려서 그 룰이 원래 그렇게 플레이하는 줄 알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