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판에서는 기존 판본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을 이것저것 도입했는데,
D&D 5판이 나올 때까지 관련 글이 꾸준히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됐었음. 글 올라올 때에 같이 설문조사도 했었고.
지금은 홈페이지 갱신으로 안 보이니 혹시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wayback archive 보존 링크를 걸어둠.
https://web.archive.org/web/20140713184406/http://www.wizards.com:80/dnd/Archive.aspx?category=all&subcategory=legendslore
D&D의 기존 판본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레벨이 올라갈수록 스펙이 대책없이 인플레이션을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건 캐릭터가 꾸준히 성장한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정말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이었지만, 게임 내부에서는 꽤 부작용이 많았음.
구판 몬스터 매뉴얼을 펼쳐서 몹의 CR을 5 단위로 끊어 서로 스펙을 비교해보면 널뛰기하는 수치들이 바로 눈에 들어오게 됨.
최적화같은 걸 안 하는 몬스터가 그 정도로 격차가 심한데 민맥싱을 적당히 섞은 PC라면...
이 글은 5판 디자이너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글임.
( 원문 링크 - https://web.archive.org/web/20140715051206/http://www.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20604 )
고전적인 D&D 상식으로서, '수치의 증가'는 클래스와 레벨업에 내재된 것이었습니다.
이건 사실이긴 하지만, 저희는 다음에 이 게임에서 저희가 '제한된 정확도'라고 부르는 것을 실험해 볼 예정입니다.
제한된 정확도 시스템의 기본 전제는 간단합니다.
게임 중 DM의 관점에서, 플레이어의 공격 및 주문 정확도나 방어력이 레벨 증가에 따라 상승한다고 가정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대신 캐릭터의 레벨 차이를 주로 HP, 그 캐릭터가 주는 피해량, 새로 얻은 다양한 능력 등으로 표현합니다.
캐릭터가 강력한 몬스터와 싸울 수 있게 되는 이유는 마침내 강한 몬스터에게 공격을 꽂아넣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캐릭터가 주는 피해량이 그 몬스터의 HP를 충분히 깎아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증가한 HP 덕분에 강한 몬스터에게 몇 대 맞아도 간단히 눕지 않고 버텨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레벨 상승을 통해 얻은 새로운 능력은 단순한 수치 증가보다 훨씬 캐릭터의 변화를 느끼기 쉽게 해 줍니다.
제가 DM의 관점에서 정확도나 방어력이 상승한다고 가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죠.
이건 플레이어가 정확도나 방어력에서 보너스를 받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정해진 진행에 맞춰서 캐릭터의 능력을 올릴 필요가 없어지고, 클래스마다 각각 다르게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위저드가 (공격에) 계속 참여하기 위해 고레벨이 되었을 때 무기 공격에 +10 보너스를 받아야 필요가 없어집니다.
위저드가 정확도 보너스를 받지 않아도 진행되는 플레이에서 꾸준히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공격과 피해를 넘어서도 캐릭터의 능력치와 스킬 보너스에도 적용됩니다.
그러므로 DC는 레벨에 따라 알아서 증가하지 않게 되며, 레벨에 따른 상대적인 난이도가 아니라 그 행위의 난이도에 대한 고정값을 뜻하게 됩니다.
저희는 아래를 포함한 다양한 이유 때문에 제한된 정확도 시스템이 게임에 잘 어울린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뭔가에서 수치가 증가하면 정말로 그걸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목표 수치(체크 DC, AC, 기타 등등)와 몬스터의 정확도가 레벨에 따라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보너스가 +1 증가했다는 건 단순히 그 행동을 하기 위한 기본 수준에 맞춰가는 게 아니라 정말로 5%만큼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파이터의 공격 보너스가 +1 증가하면 모든 몬스터에의 명중률이 5% 증가하게 됩니다.
즉 캐릭터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명백하게 능력이 증가하여, 멋진 걸 해낼 수 있게 될 뿐만이 아니라 원래 꾸준히 하던 것도 더 잘 하게 됩니다.
특화하지 않은 캐릭터도 다양한 장면에서 더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정확도의 증가가 실질적이고 명백해졌지만, 이것은 캐릭터가 능력치 배분만으로도 기본적인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숨을 때 +6 보너스를 받는 캐릭터는 매우 쉽게 숨을 수 있지만, 능력치 보너스만 받는 캐릭터도 시도를 해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시스템으로 문제를 특화 캐릭터들이 쉽게 해결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캐릭터들도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시도를 해 볼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DM의 몬스터 목록은 줄어들 일 없이 꾸준히 늘어납니다.
저레벨 캐릭터는 고레벨 몬스터의 높은 HP와 피해량 때문에 고레벨 몬스터를 상대하기 어렵지만,
캐릭터의 레벨이 증가해도 저레벨 몬스터는 숫자를 늘리면 DM에게 있어 여전히 쓸만합니다.
1레벨에는 고블린 4마리를 상대하고, 5레벨에는 고블린 12마리와 싸우게 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가 주는 피해량이 줄어도 여전히 PC를 때릴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몬스터를 만들거나 찾지 않아도 몬스터의 수를 늘리는 걸로 충분해지지요.
싸울 만한 상대로 새로운 몬스터들이 등장할 때 기존의 몬스터들도 쪽수를 늘리면 되기 때문에 DM이 쓸 수 있는 몬스터의 종류는 계속 증가합니다.
인카운터와 어드벤처 설계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1레벨 캐릭터가 마을을 괴롭히는 블랙 드래곤과 직접 맞싸워서 살아남길 바라기는 힘들 겁니다.
그러나 마을 전체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경비병들에게 활과 화살을 들려주고,
네다섯 정도가 아닌 수십명의 공격을 퍼붓는다면 가능성이 올라가게 되죠.
제한된 정확도 시스템에서는 함께 뭉친 저레벨 캐릭터들은 고레벨 캐릭터의 HP를 깎아낼 수 있겠지만, 이는 (PC와 몬스터) 모두에게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기본 오크 스테이터스만을 사용해도 고레벨 캐릭터들에게 덤벼드는 오크 무리들은 위협적으로 변하고,
도시 민병대의 스테이터스를 뻥튀기하지 않아도 도시 문에서 날뛰는 화염 거인들과 맞서싸울 수 있게 됩니다.
플레이어와 DM 모두가 무언가의 상대적인 강도과 난이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한된 정확도 시스템에서 DM이 체인메일을 입은 홉고블린을 묘사했다면,
플레이어는 PC의 레벨과 무관하게 그 홉고블린의 AC가 15 근처라는 걸 유추할 수 있습니다.
세계 내에서의 설명이 게임에서의 기대치와 일치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체인메일, 레더 아머, 플레이트 메일을 봤을 때 직감적으로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 지 떠올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DM은 플레이어가 세계 내에서의 설명만으로 난이도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게 되므로,
세부사항을 플레이어의 예측에 일일이 맞추지 않으면서 묘사 자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핍진성이 좋아집니다.
제한된 정확도 시스템에서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증가하는 난이도에 맞춰) 이야기를 확대시킬 필요 없이 세계에서의 내용과 연관지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철 빗장을 두른 나무 문을 부수는 건 DC 17 체크고, 이 수치는 플레이어의 레벨과 무관해집니다.
더 이상 증가하는 DC에 맞춰서 온갖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없지요.
강철 빗장을 두른 문은 1레벨이든 20레벨이든 똑같은 난이도이고, 힘이 낮은 파티에게는 (레벨이 높아도) 여전히 까다로운 장애물일 것입니다.
고레벨 캐릭터에게 어울리는 장애물을 만들기 위해 단단한 아다만틴 문에 고대 룬을 박아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고대 룬이 박힌 아다만틴 문에는 그에 걸맞는 DC를 부여하기만 하면 됩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이런 무식하게 단단한 아다만틴 문을 부술 수 있다면,
그건 계속된 모험의 (레벨업에 따른) 부가 효과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그런 일에 맞는 능력을 골랐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아까 말한 DM과 플레이어의 이해도에도 어울리는 내용입니다.
플레이 내에서 어떤 과제의 기대값을 이해하기 쉬워질 뿐만이 아니라, 그 과제가 갖는 세계 내에서의 위치에도 알맞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이제 DM이 수치에 얽매이게 되는 상황을 피하려 합니다.
플레이어가 "아니, 내가 주사위로 17을 냈는데 철빗장 친 나무 문이라면서 이게 안 뽀개진다고요?" 같은 말을 하게 되는 것 말이죠.
저희는 DM에게 DC를 비롯한 수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과,
필요에 맞춰서 설명과 난이도를 조정하도록 하는 데에 집중하여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 합니다.
수치 인플레를 잡으려는 노력은 4판에도 있었지(효능은 별로 없었지만). E6도 결국 맥락을 보면 같은 노선일 테고...
5판 제작자가 참가한 Shadow of the Demon Lord는 5판보다도 수치가 더 억제되어 있습니다. SotDL 허쉴?
서사적 룰은 보통 수평적 성장을 지향하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dnd 하는 놈들이 그걸 바라진 않을것
ㄴ딱히 3.5처럼 폭등할 필요는 없음. 성장한다는 느낌만 적절히 줄 정도면 충분하니까
왜 강철 문을 레밸 20짜리조차 DC17로 부숴야 하는 거임?
20레벨이 되면 고정 수정치가 증가하니까지.
성그로//그래서 인플레 억제가 제법 잘 된 게 5판이 높게 평가받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함. SotDL은 개인적으로 별로
인플레 억제를 포함해서 전방위적인 간략화가 이루어진 게 크다고 생각해. 피트가 선택룰이 되고, 적용하는 경우에도 숫자는 극히 적으니... D&D는 다양한 방면의 데이터가 다채롭게 있어서 그걸 섞었을 때의 화학효과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데(시장 주도적인 위치이니까 가능하기도 하고;), 그만큼 선택의 고통도 심했던 것이 많이 조절되었으니….
외적으로는 트위치나 유튜브 등으로 실제 플레이 영상 같은 게 많이 퍼지면서 사람들 유인한 것도 큰 듯하고…. 선택지가 너무 줄어서 재미 없다고 느끼는 나 같은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런 자들은 패파를 하든 다른 걸 할 테니 어차피 논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