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지난 글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DM과 룰 디자인의 연관성 관련해서 적은 내용임.
마스터링에서 반면교사가 되는 예시도 있지만, 룰 디자이너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이 위주인 글.
원문 링크 - https://web.archive.org/web/20130623184211/http://www.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10906
지난 주에는 D&D 플레이어의 기술을 시험하는 것과,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시험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었습니다.
두 가지의 접근법에는 각자의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저는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 본인의 역량을 시험하는 것에 대한 반대론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번째는,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어에의 시험은 플레이어 본인의 능력이 캐릭터가 할 수 있는 것을 규정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건 일리가 있지만...
일, 학교, 또는 온갖 스트레스로 지쳐서 술취한 오거 수준의 재치와 통찰력밖에 남지 않은 채 말주변이 좋은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문제가 있겠죠.
게임에서 커다란 도끼를 간단히 휘두를 수 있는 떡대 바바리안 전사를 연기할 수 있다면,
머리 좋고 교활한 전략가나 통찰력이 깊고 지혜로운 예언자는 안 될 이유는 어디에 있죠?
전투 규칙으로 남들의 궁둥이를 걷어차줄 수 있다면 규칙으로 일류 탐정이나 뛰어난 외교관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반대론은 좋은 규칙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R&D 부서가 뛰어나고 D&D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걸 파악해낸다면, 그런 능력들을 게임의 선택지로서 만들어낼 수 있겠죠.
캐릭터를 원하는 대로 설계하는 도구로서 스킬 시스템을 활용하는 발상이 여기서 생겨납니다.
저는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스킬(또는 이와 유사한 용도의 메카닉)이 게임에 존재하는 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몬테 쿡 버전 스킬 시스템에 대해서 정말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전문가가 돋보이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외교관은 반쯤 술취한 마을 경비병을 말주변으로 넘어가게 해서, 하프오크 전사의 입이 떡 벌어지는 상황으로 가뿐히 유도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이득을 얻고 싶어하는 플레이어는 룰을 뒤적거리며 +2 보너스를 찾아다니는 대신,
창의적인 계획을 짜내고 몰입적인 방법으로 게임과 상호작용하여 DM에게 상담하게 되겠죠.
두번째 반대론은 DM의 접근에서 발생합니다. 일부 사례에서, DM은 게임을 정말 지루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지난 주 제가 든 예시에서, 조각상 아래쪽의 뒤를 둘러보고 쭈욱 버튼을 찾아 건드려야 숨겨진 스위치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DM을 상상해봅시다.
이건 플레이어들이 매번 짜증날 정도로 자신의 행동을 정확히 설명해야만 하게 강요하여, 게임은 질질 끌리게 됩니다.
거기다가 조각상에 아무런 흥미를 끌 만한 숨겨진 요소가 없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들은 이것과 씨름하느라 10분 정도를 잡아먹게 되죠.
여기에 겹쳐, 이런 DM은 아마 플레이어들에게 찾아낼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을 꺼내지도 않을 겁니다.
숨겨진 요소가 없다는 건 숨겨진 비밀을 풀어낼 정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의 증명 정도에 불과하게 됩니다.
이런 반대론은 규칙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앉아서 전통적인 TRPG를 즐길 때는, 여러분은 게임 마스터가 게임이 돌아가는 방식에서 큰 권한을 가진다는 걸 승낙한 상태입니다.
제가 D&D를 포함한 RPG의 경향에 있어서 우려하는 바 중 하나는, 규칙을 나쁘거나 어중간한 DM의 단점을 상쇄하는 쪽으로 쓴다는 발상입니다.
옛 규칙들은 DM에게 원하는 방향의 판단을 할 수 있는 자유도를 부여했습니다.
이런 접근법은 매우 뛰어난 던전 마스터링이 가능하게 했지만, 경험이 부족하거나 그저 나쁜 DM들은 허둥대다 망하게 했죠.
이들 중 몇몇은 발전했어도 몇몇은 다른 사람들을 게임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나쁜 습관이 들었습니다.
이런 나쁜 습관은 모든 판본에 걸쳐 나타났습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무관한 선형적 이야기,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메리 수 NPC, 아무런 이유 없이 PC들을 죽여대는 의미없는 살인 게임 등...
이 요소들은 마스터링의 기술이 잘못되었을 때 나타나는 오래된 예시입니다.
자기가 어드벤처를 어떻게 진행시킬 지 남들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마스터는 그냥 못하는 겁니다.
이런 부류는, 이론상으로는, 스킬 체크의 입력값과 출력값을 지정해버려서 막을 수 있는 경우겠지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나쁜 DM에 맞춰서 게임을 규정해버리는 대가는 너무 높습니다.
그 대신 디자이너들은 던전 마스터링에 좋은 조언과, 초보자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
그리고 DM이 좋은 캠페인과 매력적인 모험을 짤 수 있도록 하는 유동적인 규칙을 제공해야 합니다.
규칙을 나쁜 DM을 막는 보호장치로서 다루는 것은 문제를 잘못된 방향으로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나쁘거나 경험이 부족한 DM에게는 어떻게 시작할 지에 대한 좋은 충고와 명확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건 마치 글을 잘 못 쓰는 작가의 무경험이나 좋은 지도자 및 작품들에의 노출 부족 대신 키보드를 탓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이 모든 것에 더해서, 디자이너들은 사실 몇몇 사람들이 즐길 지도 모르는 DM 스타일을 겨냥할 위험도 항상 안고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몬스터들과, 까딱하면 즉사하는 의미불명의 퍼즐,
그리고 생각없이 뛰어드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썰어버리는 정교한 함정으로 가득한 킬러 던전은,
아마 이야기 위주의 그룹에게는 등을 돌리게 할 겁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상당한 도전을 좋아하거나 DM과의 지혜 대결을 바라는 게이머들은 이런 스타일을 선호할 지도 모르지요.
디자이너는 선의에서 접근하더라도 이런 게임 스타일을 억눌러 한 쪽의 D&D 유저층들을 고립시키도록 하는 규칙을 설계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의 제안은 RPG 규칙을 세계 창조와 창의성의 도구로서 이용하려는 발상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R&D는 게임을 바라볼 때 메카닉의 문제를 메카닉의 문제로, 그리고 DM의 기술 문제는 조언과 지도로 해결하도록 해야 합니다.
우선도를 잘못 선정하여 나쁜 DM을 두려워하고 규칙을 설계하기보다는, DM에게 좋은 기술과 유용한 접근법을 보여주는 게 더 나을 것입니다.
빅5판 빌런 환영이야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