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서로 이어지는 글 2개를 하나로 묶어서 썼음.

제목 그대로 좋은 플레이어와 좋은 마스터에 관한 이야기 + 룰이 플레이어와 마스터를 어떻게 보완해주냐는 이야기임.

2번째 글의 번역 안한 부분은 요약하면 칼럼 작성자가 몬테 쿡 선생으로 바뀐다는 이야기니까 번역 따로 안했음.


원문 링크


https://web.archive.org/web/20130623173552/http://www.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10913

https://web.archive.org/web/20130622135142/http://www.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10920




지난 주, 저는 규칙이 DM을 특정한 역할로 고정시키는 장치나 DM의 무능함을 더는 중화제가 아니라 DM의 도구라는 글을 썼습니다.

규칙과 DM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규칙과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자연스럽지요.

그렇다면, 규칙이 나쁜 플레이어를 좋은 플레이어로 바꿀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좋은 플레이어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제가 꽤 오랫동안 말한 이야기같지만, 당연히 D&D는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인 게임입니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있어 재밌는 모험거리는 다른 사람에게 불면증 치료제일 수도 있겠죠.

플레이 기술보다는 게임을 좀 더 재밌게 만드는 방향으로 따져서 좋은 D&D 플레이어인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이걸 생각해 보면, 좋은 플레이어와 나쁜 플레이어를 구별하는 특징이란 과연 존재할까요?

만약 그렇다면, 규칙을 통해 나쁜 습관을 억누르고 좋은 습관을 장려할 수 있을까요?



개리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1판의 던전 마스터의 가이드(Dungeon Master's Guide, DMG)에서 개리 가이각스는 성가신 플레이어에 대한 긴 글을 썼었습니다.

그의 의견을 통해 좋은 플레이어에 대해 알아볼 수 있겠군요.


가이각스에게 나쁜 플레이어란 "게임을 하는 것보다 어그러뜨리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다른 참여자들의 재미를 망칩니다".

나쁜 플레이어들은 "시끄럽고 논쟁적이며", "일이 자신에게 나쁘게 흘러갈 때 삐죽대거나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고",

"(마스터가) 자신의 행동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했을 때 (규칙)책을 방어도구로 사용합니다".

나쁜 플레이어는 그저 DM을 불쾌하게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가 없을 때도 남에게 명령과 지령을 내리려고 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우두머리 노릇을 하려고 합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가이각스에게 있어서 좋은 플레이어가 되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또라이가 되지 말자.

나쁜 플레이어 문제를 해결하는 법도 똑같이 간단했죠: 게임에서 쫓아내자.

확실히 가이각스는 DM과 디자이너 양면으로서 플레이어가 선을 넘지 않도록 규칙으로 규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규칙이 DM을 무시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게임의 규칙과 플레이에서의 행동 규칙이 깔끔하게 나눠져 있었지요.

규칙은 플레이어가 아니라 DM의 도구였습니다. DM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룰북을 사용해 플레이의 규칙을 정했었습니다.


"또라이가 되지 말자"는 건 정말 간단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봐야겠죠.

AD&D의 DMG와 다른 책들을 둘러보면 좋은 플레이어의 특징을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좋은 플레이어는 다른 사람들에게 결정을 하고 재미있는 걸 할 여지를 남겨준다.

+ 좋은 플레이어는 규칙 문제가 발생했을 때 DM의 의견을 따른다.

+ 좋은 플레이어는 자기 혼자가 아니라 그룹에 초점을 맞춘다.

+ 좋은 플레이어는 게임에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여 행동에 몰입한다.



이건 절대적인 건 아니고, 서로 다른 모임에서는 다른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NPC를 놀리는 건 플레이어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반응이 순수하게 재미있어할 경우 모두가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겠죠.

하지만 다른 그룹에서는 좀 더 진지한 접근을 선호할 수도 있겠네요.

결국은 플레이어와 DM이 서로 같은 입장을 취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보고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규칙이 나쁜 플레이어를 좋은 플레이어로 바꿀 수 있을까요?


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정도로 핵심을 요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밸런스가 맞는 규칙은 (플레이에) 기여할 기회를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한다.

+ 처리 시간을 제대로 다루면 주목받을 시간을 모두에게 적절히 부여할 수 있다.

+ 간결한 규칙은 게임을 엎지 않으면서도 플레이어가 원하는 옵션을 고르고 사용하게 할 수 있다.



밸런스는  모든 플레이어가 게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는 것으로 느끼게 만들어 게임에서의 긴장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만약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너무 강력한 클래스나 콤보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 곧 규칙이 장애물인 셈이죠.

이상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묻어버리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주문, 피트, 그리고 다른 요소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규칙은 세션 중 모든 사람들에게 빛날 수 있는 기회가 돌아가도록 합니다.

좋은 우선권 시스템은 모두가 돌아가면서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하지요.

이상적으로, 게임의 처리 시간 - 뭔가를 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 - 은 행동이 꾸준히 흘러가도록 충분히 빠르면서도,

차례를 진행하는 플레이어가 뭔가 의미있는 행동을 한 것처럼 느낄 정도로는 길어야 합니다.

자신의 차례 진행이 너무 빨라서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거나,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느라 지칠 정도가 되면 안 됩니다.

어떤 규칙이든 중간의 적당한 지점을 찾는 게 목표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규칙은 행동이 흐르는 듯이 움직이도록 적당히 복잡해야 합니다.

주문을 시전하는 시스템이 지나치게 정교하여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다면,

마법사를 하는 플레이어는 마법을 자제하거나 아예 주목을 혼자 받는다는 걸 받아들이고 넘어가겠지요.


좋은 플레이어라면 이런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겠지만, 플레이어에게는 시스템을 어떻게 극복할 지 궁리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환경에 녹아들면서, 기발한 계획을 짜내는 등 다른 할 것이 많습니다.

좋은 시스템은 좋은 플레이를 장려합니다.





지난 주에는 플레이어의 행동을 제어하고 그룹 전체에게 D&D가 재미있어지게 하도록 만드는, 규칙의 역할을 살펴보았습니다.

좋은 플레이를 장려하는 규칙은 몇 가지 있지만, 대부분의 그런 규칙은 플레이어가 실수로 형편없는 경험을 할 걱정 없이,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자신의 주문과 마법 아이템을 사용하고, 게임에 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 주에는 DM에 대해서 같은 주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몇 주 전 저는 DM에게 좋은 조언을 주고 지도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었습니다.

게임을 설계할 때에는, 규칙은 좋은 충고를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건 규칙이 DM을 도울 수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좋은 DM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DM이 플레이어와 캠페인을 "올바로 다루도록" 하는 규칙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DM이란 뭘까요? 평범한 DM과 좋은 DM의 차이점을 살펴봅시다:



+ 좋은 마스터는 서술, 연기, 대화를 통해 행동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 좋은 마스터는 플레이어에게 도전을 던질 때는 전력을 다한다.

+ 좋은 마스터는 문제를 설계한 뒤 플레이어가 답을 만들도록 한다. (다른 말로는, 단일 해답으로 고정된 문제는 피한다)

+ 좋은 마스터는 위험과 보상의 균형을 잡는다.

+ 좋은 마스터는 플레이어의 결정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NPC의 행동을 바꾸며, 게임에 영향을 주도록 반응해준다.



이런 특징 중 일부는 좋은 DM용 조언의 영역에 속합니다.

규칙으로는 오크 사제의 썩어가는 이빨, 나병에 걸린 피부, 고름이 뭉친 종기를 실감나도록 묘사하게 만들 수는 없죠.

규칙이 흥미로운 NPC를 만드는 게 아니라, DM이 만드는 겁니다.


그렇지만, 규칙이 DM을 바람직하게 만드는 영역이 약간은 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밸런스에 관한 것입니다.

밸런스가 잘 잡힌 시스템에서는 DM이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로 새로운 모험이나 세계를 구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주제를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고, 여기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DM이 산길을 지키는 레드 드래곤을 위협으로 제시하고자 한다면, 그 드래곤이 모험가 파티에 어떻게 어울릴 지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강력한 적을 짜 놓고는 고작 2레벨 캐릭터들의 파티가 별 수고도 없이 드래곤을 짓밟게 하는 것만큼 멍청한 일은 없겠군요.


밸런스는 어떤 면으로는 핍진성에 대한 것입니다.

레드 드래곤이 초짜 모험가들을 잡아먹는 게 당연하다면, 규칙은 그에 맞춰 가야 합니다.

밸런스가 잡힌 시스템은 드래곤을 겉보기만큼 강력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시스템은 위험과 보상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도록 보물을 제공합니다.

DM이 몬스터의 상대적인 능력에 대해 감을 잘 잡을 수 있다면 그 몬스터는 밸런스가 잘 맞는 것입니다.

DM이 어느 정도의 도전을 극복해야 이 정도의 보상을 줄 지 쉽게 떠올릴 수 있다면 그 마법 아이템이나 보물더미는 밸런스가 맞습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아무런 무장도 없는 단순한 코볼드가 +5 홀리 어벤저와 금화 1만개를 떨군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겁니다.

반면 고대의 블랙 드래곤이 낡은 숟가락 5개와 망가진 어코디언만 갖고 있는 것도 어처구니없겠죠.

(좋은 배경담이 따라온다면 다른 이야기지만요)


저는, 제가 모험이나 던전 지도의 기본적인 선을 잡고, 몇 종류의 핵심 몬스터를 고르고, 방에 배치하고,

나머지를 무작위로 정하는 정도가 규칙이 가장 잘 돌아갈 때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위 요소들 중 일부는 매우 강력하거나 허약할 수도 있겠지요. 무작위로 배치한 보물도 마찬가지입니다.

핵심은, 제가 시스템을 이해한다면 이 중에서 (평균에서 벗어나는) 특이한 것들을 찾아서 설명과 이야기를 덧붙이거나,

제가 원하는 대로 그 부분을 매끄럽게 다듬을 수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규칙이 DM을 도울 수 있는 다른 영역도 있습니다.

좋은 DM에게는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기 쉽고 빠른 행동 처리 메카닉이 필요합니다.

DM이 뭔가를 처리하는 법을 알아내기 위해 5분씩 잠시 쉬어야 한다면,

몰입과 즉흥, 창조성을 살리는 플레이는 아마 훨씬 어려워질 겁니다.

가장 좋은 메카닉은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이고, 쉽게 기억할 수 있는,

DM과 플레이어 모두에게 충분히 외워서 익힐 수 있어 게임을 꾸준히 흘러가게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