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5판의 발매 스케줄에 관한 이야기임.

5판은 서플북이 엄청나게 적게 나오는 편인데, PHB가 나온 뒤 플레이어 옵션이 많이 실린 첫 서플 SCAG가 나오는데 1년 걸림.

그 뒤의 플레이어용 서플은? XGE 나오는 데 그 뒤로 2년 넘게 걸렸음.

3년 반 동안 나온 플레이어용 하드커버 서플북이 꼴랑 2개!

딱 봐도 5판 서플 수가 기간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는 게 느껴짐.

게다가 PHB에 실린 플레이어 옵션들이 서플에 실린 새로운 것들과 비교해도 별로 안 꿀리거나 오히려 더 좋은 경우가 더 많음.

그래서 SCAG XGE 그런거 없이 PHB 하나만 가지고 플해도 별 지장이 없고, PHB만 우려먹는 그룹도 많음.

이번에 Mordenkainen's Tome of Foes가 올해 5월에 나온다고는 하는데,

볼로의 몬스터 가이드처럼 몬스터/종족 위주의 DM용 자원으로 소개됨. 공식 발표는 아래의 돈법사 링크 참조.

http://dnd.wizards.com/articles/news/mordenkainens-tome-foes


서플 발매 과정을 쭉 보면 D&D는 초기에서 후기로 가면서 룰 서플리먼트의 양이 늘어난다는 걸 알 수 있음.

지금까지 나온 책들 목록은 아래 위키 링크로 대신함.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Dungeons_&_Dragons_rulebooks


이 글에서는 5판이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초기 시절처럼 룰을 거의 찍지 않고 어드벤처 위주로 출판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함.


원문 링크 - https://web.archive.org/web/20111129123109/http://www.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10301





여러분들 중 일부는 알고 계시겠지만, 2011년 계획에서 (최근 Rule-of-Three Q&A에서 다룬 대로) 출판물 3권의 발매 취소를 공지했습니다.

이걸 염두에 둔 채로, D&D의 생산 라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최근 D&D에서는 한 달에 서플북 한두 권쯤 발매되는 건 별일 아니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았지요.


큰 그림을 보자면, D&D는 해가 지나면서 보조 출판물의 발매 정책이 계속 변화했습니다.

오리지널인 하얀 상자에서는 (역주: 초판 D&D. 하얀 박스에 담긴 셋으로 나왔음) 18개월 동안 5개의 서플리먼트가 나왔습니다.

먼저 나온 그레이호크(Greyhawk), 블랙무어(Blackmoor), 엘드리치 위저드리(Eldritch Wizardry)는,

확실히 라인업이 부족했던 이 게임의 클래스, 주문, 몬스터, 마법 아이템을 보강했습니다.

신과 반신과 영웅(Gods, Demi-Gods & Heroes)은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과 다른 인물들의 스테이터스를 추가했고,

검과 주문(Swords & Spells)은 D&D에 대규모 전투 규칙을 추가했죠.


AD&D가 떠오르면서 이 기조는 룰에서 어드벤처로 넘어갔습니다.

오리지널 D&D에서 처음 나온 서플리먼트 3개에 실린 내용 다수는 1979년 하반기에 발매된 AD&D의 코어북 3권에 실렸지요.

그리고 그 뒤에는 아래의 순서대로 확장 책들이 발매됩니다:



+ 1977: Monster Manual

+ 1978: Player's Handbook

+ 1979: Dungeon Master's Guide

+ 1980: Deities & Demigods (이후 Legends & Lore로 개명됨)

+ 1981: Fiend Folio

+ 1982: 하드커버 책 없음

+ 1983: Monster Manual II

+ 1984: 하드커버 책 없음

+ 1985: Oriental Adventures, Unearthed Arcana

+ 1986: Dungeoneer's Survival Guide, Wilderness Survival Guide

+ 1987: Dragonlance Adventures, Manual of the Planes

+ 1988: Greyhawk Adventures

+ 1989: 2판 발매



(AD&D) 1판의 12년 동안 무려 3개의 코어북과 10개의 하드커버 확장이 발매되었군요.

이것들 중 새로운 캐릭터 옵션에 대한 건 6개였고, 나머지 4개는 몬스터나 설정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TSR은 이런 하드커버 책 외에 주로 어드벤처, 당시의 주 세팅(그레이호크와 포가튼 렐름)에 관한 박스 셋

(드래곤랜스의 첫 박스 셋은 2판에서 나왔음), 그리고 특정 지역에 대해 설명한 포가튼 렐름 책을 발매했었죠.


드래곤(Dragon) 잡지는 하드커버 형태로 나온 적은 거의 없지만, 거의 대부분의 새로운 옵션이나 요소들을 실었습니다.

여기서는 정기적으로 새로운 주문, 클래스, 몬스터를 등장시켰지요.

어떤 의미에서는 잡지 형태로 발매된, 약간 부드러워진 최근 D&D의 서플리먼트 발매 계획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이 시절의 드래곤은 상당수가 광고, 조언, 픽션, 그리고 룰 이외의 요소에 배정된 90~100페이지 잡지였습니다.

약 20~30페이지 정도가 새로운 플레이어 옵션에 할당되었구요.


이상하게도 2판에서는 월간 발매되는 책 수는 늘었는데 정작 하드커버 책 수는 8권 정도였습니다.

제가 놓친 게 있을 수도 있지만, Player's Option 책 시리즈와 코어 룰북을 제외하면 이 동안에는 하드커버 책이 별로 없었네요.


그러나 TSR은 이 시기에 매달마다 5~6권의 소프트커버 책을 찍어냈습니다.

박스 셋 같은 큰 규모의 상품을 발매할 때에는 좀 줄었지만 10년 가까이 꾸준히 이 비율을 유지했지요.

이 책들 다수는 특정 세팅에 집중한 것이었고, 그 외에는 어드벤처,

또는 Complete Fighter's Handbook 같이 모든 D&D 플레이어를 위한 일반적인 서플리먼트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발매량의 총량은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3판과 4판은 2판의 경향을 뒤집어 하드커버 책을 꾸준히 찍어내면서 소프트커버 책을 조금 섞었습니다.

3판의 초기 서플리먼트는 소프트커버 위주였지만 3.5가 발매되면서 이후에는 거의 모두 하드커버로 바뀌었지요.

이 시기에는 90년대에 시작된 경향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최초의 어드벤처 패스 외에는 가끔씩만 어드벤처를 발매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어드벤처를 찾기 위해서는 출판된, 또는 디지털 발매의 던전(Dungeon) 잡지를 뒤적거려야 했습니다.



장단점


이런 역사를 살펴보면 중요한 질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결국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역주: 현재 D&D 판권사, 이하 WotC)에서는 얼마나 많은 양의 새로운 D&D 책을 찍어야 할까요?

더욱 중요한 건, 여러분이 캠페인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매체를 얼마나 생산해야 할까요?


D&D는 근본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만들고 DM이 세팅과 모험거리를 만드는 창조적인 게임입니다.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게 D&D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죠.

사실 플레이어와 DM은 기본 룰 외에 딱히 필요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반대로 D&D는 모험, 캐릭터 클래스, 주문, 그리고 그룹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온갖 종류의 것들에,

사실상 제한이 없는 엄청나게 넓은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생산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컨텐츠가 많을 수록 자연스럽게 오류와 불일치의 비율이 높아집니다.

WotC에서 디자이너와 에디터를 더 고용한다고 해도 늘어나는 정보량 자체가 관리와 정리를 복잡하게 하죠.

컨텐츠를 늘리면 늘릴수록 뭔가 잘못될 확률은 선형적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 발매되는 양 자체로 늘어난 실수를 찍어누를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네요.

실수가 생기긴 하지만 그걸 덮을 요소를 집어넣을 양이 늘어난다고 말이죠.


그러나 빠른 발매 일자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복잡도일 겁니다.

R&D에서 고려해야 하는 점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가게에 들어서서 D&D 상품을 집을 때 과연 어떤 기분이냐는 겁니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커다란 책들과 박스들의 벽을 보게 된다면 게임에 들어서는 단계에서 기가 죽어버리겠죠.

물론 Player's Handbook은 입문용 책이고 Complete Warrior나 Martial Power는 확장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경험이 많은 플레이어라면 이런 미로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상점에 가 보면 제목이라던가, 심지어 정렬된 상태에서조차도 그런 걸 쉽게 알아낼 수 없어요.

꽤 많은 종류의 보드게임 상품을 보자면, 코어 셋은 좀 더 크고 비싼 상자에 담겨있고, 확장팩은 더 작은 상자로 나옵니다.

이건 숙련된 게이머에게는 사소한 차이로 보일 지 몰라도, 초보자들에게 이런 시각적 효과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커다란 박스가 입문용이고 작은 박스가 확장팩이라는 건 이해하기 참 쉽거든요.


마지막으로, 숙련된 플레이어들에게도 너무 많은 양의 컨텐츠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적은 주문 목록은 제한이 많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게임에 대해 서로 익숙한 출발점을 제공한다는 뜻이죠.

제가 4판에서 그리워하는 요소 중 하나가 특정 효과의 편재성입니다.

화염구(fireball)와 투명(invisibility)은 위저드 주문일뿐만 아니라, 몬스터의 특수능력이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클래스의 다른 능력을 비교하는 것보다 쉽게 구분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는 거죠.

규칙의 수가 적을 수록, 특히 한 규칙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때, 더욱 자주 플레이어와 DM의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결국 정답은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소비자인 여러분에게 달려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