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3개를 한꺼번에 이어붙여서 좀 많이 길다.
5판에서는 예전 판본에 존재했던 많은 요소가 삭제되고 간략해졌으면서도 D&D의 느낌 자체는 꽤 잘 살려낸 편인데,
이번 글에서는 개발자들이 뭘 없애고 어떻게 바꿀 지에 대해 무슨 배경으로 어떤 기준을 세워서 디자인했는 지 알아보는 것.
원문 링크
https://web.archive.org/web/20130622122838/http://www.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10621
https://web.archive.org/web/20130622110942/http://www.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10628
https://web.archive.org/web/20130602141030/http://www.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10705
이번 주의 칼럼으로 들어가기 전에, 칼럼 글이나 게시판에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피드백은 항상 환영합니다.
긍정적인 피드백은 의욕을 높여주고, 실수를 지적하거나 토론이 활발해질 때는 제 생각이나 여러분의 머릿속을 되돌아보게 하죠.
지난 주의 칼럼에서 제가 그래프의 축에 붙인 이름은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웠었습니다.
이런 일을 할 때는 명료성이 매우 중요하지요. 앞으로는 뭔가에 이름을 붙일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비는 시간 동안 인터넷에서 열정적으로 진지하게 이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제가 얻은 교훈은 이런 종류의 표를 그릴 때 쓰이는 기준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
D&D 플레이어의 유형은 매우 다양해서, 누군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요소가 다른 사람에게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넘어서 큰 그림으로 이야기하자면, D&D는 단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넓은 범위의 많은 게임들을 포괄한다는 겁니다.
저는, AD&D가 쓰일 때 D&D가 무엇인지 윤곽이 잡히도록 한 것들이 있다는 이론을 갖고 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규칙에 DM의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아서, DM의 재량에 따라 규칙을 그룹에 맞게 변형시킬 수 있었습니다.
어떤 DM은 세부사항을 그냥 무시할 수도 있었고, 다른 DM은 게임에 현실성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온갖 요소를 연구하고 포함시킬 수도 있었죠.
그런 식으로, 디자인 자체는 한 방향을 제시했지만 DM은 게임을 바꿀 수 있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었습니다.
그러나 3판이 발매되면서 생긴 어떤 새로운 경향은 4판에서 증폭되었습니다. 규칙이 좀 더 포괄적이 되었고 사용하기 편해졌죠.
DM은 여전히 규칙을 바꿀 수 있었지만, 그냥 쓰인 대로 규칙을 이용하는 게 훨씬 쉬웠습니다.
저는 이 시점이 D&D 플레이어들이 갈라지는 기점이었다고 봅니다.
각자 즐기는 게임은 항상 달랐어도, 룰에 좀 더 의존하게 되면서 이 때부터 서로의 차이점들이 더 명확하게 드러난 겁니다.
사람들이 서로 D&D를 다른 방식으로 즐긴다면, 우리를 묶어주는 건 도대체 뭐가 남았을까요?
필수 D&D 메카닉
얼마 전에 D&D의 R&D 부서에 D&D에서 가장 중요한 메카닉 요소를 묻는 짧은 설문조사를 했었습니다.
'이게 빠지면 D&D가 아니다'는 느낌을 주는 메카닉들을 한데 모아보려는 것이었지요.
또한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게임에서 이것들을 발견했을 때 D&D를 떠올리게 하는 메카닉들이기도 한다는 겁니다.
정리된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캐릭터의 능력 척도로 힘, 민첩, 건강, 지능, 지혜, 매력의 6종류 능력치를 사용.
+ AC로 캐릭터의 방어력을 표현.
+ (질서 대 혼돈, 선 대 악) 성향으로 개인의 철학과 우주적인 힘을 표현.
+ 공격굴림에 d20을 사용하고, 그 수치는 높을수록 좋음.
+ 캐릭터가 가능한 일을 구성하는 기본 체계로 클래스를 사용.
+ 피해굴림으로 주문이나 공격을 당했을 때 어느 정도로 아픈 지 결정.
+ 보물의 기본 단위는 금화.
+ 몬스터의 강함의 기본 척도는 HD나 레벨.
+ 피해를 견뎌내는 능력의 척도로서 HP를 사용하고, 더 강력한 존재일 수록 더 많은 HP를 보유함.
+ 능력의 척도와 캐릭터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강력해지는 요소로서 레벨과 경험치를 사용.
+ +1 검 같은 마법 아이템은 보물의 바람직한 형태임.
+ 누가 먼저 행동하는 지 결정하기 위해 우선권을 굴림.
+ 위험을 피하는 규칙으로 내성굴림을 사용.
+ 주문시전자가 주문을 쓰면 그 주문을 소모하는 "쓰고 버리기" 주문.
보시다시피 꽤 긴 목록입니다.
저에게 있어 흥미로웠던 점은, 모든 D&D의 판본은 위의 요소들을 어떤 형태로든 제공했다는 겁니다.
4판에서는 가장 특이한 마법 시스템을 채용했지만, 여전히 근본적으로는 똑같은 방식인 일일 능력을 도입했었지요.
1974년의 오리지널 D&D를 살펴보면 규칙에서 위에 제시된 거의 모든 내용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오리지널 D&D는 체인메일(역주: D&D의 전신인 미니어처 게임)에 기반했었으니, 전투 규칙의 일부를 예외로 둘 수 있겠죠.
그러나 맨 처음 발매된 3개의 규칙책 중 찾을 수 없었던 용어는 '우선권'뿐이었습니다.
사실 체인메일에서도 누가 먼저 행동하는 지에 대한 기본 발상은 있었지만, 우선권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은 것뿐입니다.
제가 여기서 재미있다고 느낀 건, 오직 이 메카닉들만을 사용해도 어떻게 게임을 설계할 지 감이 잡힌다는 것이었습니다.
온전한 RPG 게임을 만들기 위해 딱히 위의 개념 이외의 것을 더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AD&D나 베이직 D&D는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었구요.
다음 주에는 저는 바로 그 문제를 던지려고 합니다. 정말 D&D에 위의 것들 이외의 요소가 필요한가요?
위의 목록에 뭔가 빠져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위에 있는 것들 중 D&D의 중요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포럼과 댓글 란에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지난 주에는 D&D의 메카닉 핵심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여기서 나온 것들은 적어도 R&D에게는 D&D의 특징으로 보였지요.
이것들을 D&D에서 없애버린다면 뭔가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고,
다른 게임에서 이것들을 찾아낸다면 D&D를 기반으로 했거나 D&D의 요소를 차용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요.
댓글을 쭈욱 읽어보니 종족은 아예 빠져도 되는 게 확실해보였고, 성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저는 많은 그룹에서 성향을 무시하거나 변형한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게이머들의 주류 의식에서 질서 선이나 혼돈 악 같은 용어들이 어떻게 흘러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짚어볼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하나의 머펫에게 성향을 붙여주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무수한 '배트맨의 성향은 뭐죠?' 논쟁을 보면,
여러분의 게임에서 쓰이는 지의 여부와 무관하게 성향은 D&D의 요소로서 자리잡았다고 생각합니다.
R&D 회의 도중, 종족이 빠진 이유는 종족이 이야기 요소로 분류되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종족에 따라 룰적으로 보정을 받는 개념은 D&D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확실합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D&D의 규칙에서 게임 내의 행동으로 넘어가는 지 살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번 주에는 바로 이것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당신이 하는 행동이 당신을 나타냅니다
세션 전이나 플레이 전의 준비 시간 사이 모두가 하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건 모든 RPG에 적용됩니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의 자신의 가상 인격인 캐릭터를 만들고, DM은 세션의 모험거리를 준비하지요.
그 모험은 줄거리가 크게 짜여진 이야기일 수도 있고, 캐릭터가 돌아다니는 내용에 대한 쪽지 몇 장일 수도 있고,
아예 게임이 흘러가는 동안 그때그때 DM이 떠올린 발상을 채워넣는 빈 종이일 수도 있겠군요.
플레이 중에는 좀 더 흥미로워집니다. 플레이어는 모두 자신의 가상 인격을 연기하게 되죠.
여기서 질문은, 그 가상 인격은 도대체 뭘 하느냐는 겁니다.
메카닉을 제쳐놓고 보면, D&D는 탐험, 롤플레이, 전투의 3가지 기본 행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는 지는 각자의 취향이지만 대부분의 그룹은 이 3가지 모두를 다룰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탐험이란 비밀을 찾아내면서 큰 그림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탐험은 재앙의 섬을 찾아 Nyr Dyv로 항해를 떠나는 흥분감이기도 하고,
함정을 찾거나 어느 문을 먼저 열어야 할 지 알아내는 불확실함이기도 하죠.
탐험은 D&D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플레이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광범위하게 구현하는 데에 알맞기 때문입니다.
마을의 서쪽에 있는 숲으로 향하는 이유가 단지 그 곳에 뭐가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언데드들이 들끓는 요새를 빙 둘러 적이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공격해 들어가기 위한 우회로를 지나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탐험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캐릭터와 이야기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걸 실감하게 합니다.
이런 체험을 D&D 캠페인처럼 긴 시간 동안 느끼게 하는 게임은 많지 않지요.
만약 D&D에서 지도의 끝에 도달하면 DM이 그 너머의 구역을 채워넣을 뿐입니다.
롤플레이는 웃긴 억양이나 독특한 버릇을 가진 캐릭터의 연기로 생각되기 쉽습니다.
물론 그것도 롤플레이의 일부지만, 저는 롤플레이가 캐릭터와 캠페인 세계의 사람 및 사건들과의 접점을 잇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야만인 부족과 동맹을 맺는 것, 도둑 길드의 지배권을 탈취하는 것, 또는 귀족과 결혼하고 성을 건설하는 것 모두 롤플레이의 일부입니다.
롤플레이의 강점이란 두 명의 플레이어에게 완전히 동일한 캐릭터를 부여했을 때에도,
그저 플레이 내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지에 따라 서로 매우 다르게 보이게 된다는 겁니다.
롤플레이는 규칙의 범위 밖에서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공간입니다.
전투는 가장 규칙을 많이 참조하게 되는 영역입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탐험할 세계나 던전을 DM이 창조하도록 하고, DM은 연관성이나 성격 묘사에 따라 판단을 내리는 데에 서로 만족합니다.
하지만 전투는 플레이어와 DM 사이의 충돌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이라, 저희는 규칙을 통해 서로에게 공평하게 처리하려고 합니다.
말할 것도 없이 전투는 몬스터와 NPC를 쓰러뜨리는 데 대한 내용이죠.
수많은 플레이어에게 있어, 탐험과 롤플레이는 전투를 뒷받침합니다.
여러분이 어렵게 쌓아올린 위태위태한 동맹을 강령술사 군주가 무너뜨리려 하기 때문에 그 군주와 싸우려는 것처럼요.
어떤 그룹에서는, 도적떼를 물리치면 도적떼와 연관된 마을의 도둑 길드와 귀족들을 적으로 돌리는 식으로 이 과정을 반대로 뒤집기도 합니다.
디자이너의 관점에서는 이 3가지 모두를 쉽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포용할 수 있는 게임을 설계해야 합니다.
규칙은 적어도 여기서 기본적인 지원 사항을 제공하고, 그룹마다 선호하는 특정한 방향으로의 복잡성과 확장성은 선택사항으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제가 2주 전에 보여드렸던 표가 바로 이 개념에 대한 것입니다.
이게 D&D에서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
게임에서 하는 행동이 전투, 탐험, 롤플레이라면, D&D의 기본 메카닉은 이걸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DM과, 가상 인격을 만드는 플레이어의) RPG의 기본 형식과 함께 이 두 가지를 조합시키면 D&D가 완성됩니다.
이 게임을 간단하게 요약한 셈이네요.
그래서, 필수적인 메카닉만 남기고 다른 모든 것들을 제거한 뒤, 필수 메카닉들이 탐험, 롤플레이, 전투를 보조하도록 만든 게임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과연 D&D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다음주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에는 D&D의 기본적인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했었습니다. 메카닉이나 DM의 판단에 따라 게임 내에서 여러분이 실행하는 기본적인 것들이었죠.
댓글을 읽다 보니 퍼즐을 포함한 문제 해결을 언급하신 분들도 있었고,
롤플레이를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되는 게임 전체의 측면인 행동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그 정반대로, 즉 문제 해결이 전투, 롤플레이, 탐험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봉인된 문을 열기 위해 퍼즐을 풀어야 한다면 그건 탐험의 일부입니다.
마찬가지로, 특징 묘사라는 명목으로 모든 요소에 롤플레이를 섞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캠페인 세팅에서 DM이 맡는 역할로 분류해야겠죠.
이 3가지의 용도는 이야기의 진행과 규칙에 따른 발전에 있습니다.
지난 주에 설명한 3가지의 기본 행동에 맞는 3개의 다이얼을 가진 DM을 떠올려보세요.
DM은 이 다이얼을 적정한 수준만큼 돌려서 원하는 정도의 복잡성을 이끌어내거나, 캠페인의 방향에 맞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왕이 되고자 한다면 (정해진 규칙이나 DM이 적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규칙 묶음을 써서) 거기에 맞는 메카닉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겠지요.
제가 퍼즐과 문제 해결에서 발견하는 점은, 대부분의 (퍼즐과 문제 해결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는 이걸 다루는 메카닉을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퍼즐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의 기술이 아니라, 본인의 기술을 시험하는 도전을 원할 겁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퍼즐을 다루는 메카닉은 퍼즐을 좋아하지 않는 플레이어들이 더욱 선호했습니다.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그 다이얼은 캠페인에 퍼즐이 등장할 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DM의 ON/OFF 스위치인 셈이죠.
물론 여러분의 의견은 다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방법과 접근법을 발견하는 건 게임 설계에 있어 가장 재밌는 부분 중 하나죠.
아직 명백히 떠오르지 않은 타협점이 어딘가에 존재할 지도 모릅니다.
D&D의 핵심 메카닉: 능력치
복잡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참에, 이번 주에는 처음부터 꾸준히 D&D에 포함되었던 주요 능력치 6개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죠.
몇 년 동안은 (개성에 초점을 맞춘 매력과 달리) 육체적인 호감도를 나타내는 아름다움(Comeliness)이라는 7번째 능력치가 있었습니다.
옛날에 드래곤(Dragon) 잡지에서는 (133호에서) 다른 능력치로 지각(Perception)에 대한 규칙을 제시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 규칙들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최초에는 능력치는 그냥 경험치에 보너스를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게임 최초의 서플리먼트인 그레이호크에서는 높은 능력치에 맞게 보너스를 확장시켰고, 이건 그 뒤로도 꾸준히 유지되었습니다.
힘은 공격과 피해에, 민첩은 AC에 보너스를 주는 등의 방식이었죠.
일찍이 개리 가이각스는 플레이어가 자기 캐릭터의 능력치와, 캐릭터의 게임 내 강점 및 약점을 연관시킨다는 걸 예상했었습니다.
그레이호크에서 제시된 기본 시스템은 3판까지 유지되었고, 3판에서는 보너스 증가를 단순화하고 능력치와 몇몇 규칙의 상호작용을 명확히 했습니다.
4판에서는 3판의 기조를 따라 능력치를 다양한 상황에서 이용했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괴상한 제안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1974년으로 돌아가 당시의 기본 D&D 규칙을 살펴보면, 게임에서의 모든 상황은 능력치만으로 해결되었습니다.
3판과 4판의 통합된 보너스 증가와, 지금의 게임 엔진은 여기에 기반을 두고 있지요.
저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온갖 것들은 사실 처음부터 게임 내에 존재하고 있었고, 능력치는 이것들과 완전히 똑같이 작동한다는 겁니다.
능력치는 가만히 있으면서 활용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았었습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D&D에 범용적인 상황 해결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게임에서는 능력치를 아직 이런 식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능력치가 캐릭터를 정의합니다
D&D에는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가령 바텐더가 음료수에 독을 탔다고 해 봅시다.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캐릭터가 독에 대해 내성을 굴리거나, 체질 내성을 하거나, 체질 방어력에 대한 공격을 견뎌내야 한다고 예상할 겁니다.
이런 메카닉은 잘 기능하고는 있지만, 정말 중요한 걸 하나 놓치고 있습니다.
이미 건강 능력치가 있다는 걸 말이지요. 건강 수정치로 내성이나 방어력을 계산한다면, 중간 과정이 굳이 필요합니까?
그냥 건강 능력치를 방어로 쓰거나 수정치를 내성굴림에 쓰면 되지 않나요? 결국 진행되는 이야기 자체는 똑같이 흘러가니까요.
강인한 드워프는 거하게 트림 좀 해 주고 계속 마셔댈 것이고, 병약한 엘프 친구는 기침하면서 눈이 풀리다가 쓰러지겠지요.
내성굴림 메카닉은 공격을 표시하든 대상의 방어력을 제시하든 핵심을 벗어난 걸로 보입니다.
우리의 범용 메카닉으로도 이걸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특수한 단계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 거죠.
최초에는 능력치는 그냥 경험치에 보너스를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내성굴림은 클래스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었구요.
사실 그 시절에는 거의 모든 게 클래스에 따라 정해졌었습니다.
능력 수정치는 얼마 뒤에 나타났지만, 그 때는 이미 게임에 내성굴림이 도입된 뒤였습니다.
내성굴림은 4판에서 기본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주사위 굴림의 주체를 뒤집은 방어력 개념으로 바뀌었습니다.
게임이 능력치를 다루는 방식이 왔다갔다했다는 게 저에게는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무기 이외의 숙련은 스킬의 잣대로 사용되었고, 플레이어들은 그 수치 이하의 주사위를 내려고 했습니다.
3판과 4판에서는 수정치가 스킬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되었습니다.
만약 이 발상을 똑같이 스킬에 적용해서, 스킬 시스템을 제거하고 능력치 체크로 대신하면 어떨까요?
위협이나 속임수를 쓸 때는 각각의 독립된 스킬이 아니라 능력치와 연관된 스킬로서 매력을 사용하는 겁니다.
이런 가능성을 들춰보면 많은 가능성이 새로 열리게 됩니다. 게임의 한 층 자체가 필수적인 기본 기능이 아니라 부가적인 사항으로 바뀝니다.
스킬은 능력치에 얹혀가게 됩니다. 방어력이나 내성굴림을 증가시키는 메카닉은 상황에 따라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효과로 변합니다.
가령, 거인의 힘 24는 여러분이 그 거인의 힘에 대항하여 그 거인을 밀려고 할 때 쓰이게 됩니다.
능력치는 캐릭터나 몬스터를 간결하면서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룰적 요소만이 필요하게 바뀝니다.
다음 주에는 캐릭터 클래스와 그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능력치에 대한 이 발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좀 더 확대할 것입니다.
성향 같은 경우에는 위의 목록에 들어있긴 했지만 2번째 글대로 꽤 논란이 많았고, 그 결과 피드백을 수렴해 '성향 자체는 남기지만 게임 내에서는 아무 효과가 없도록' 변경해서 빼 버려도 전혀 게임에 지장이 없도록 만들었음.
수고가 많다
햐..이런게 진짜 인디룰 만드는 애들이 읽어봐야하는 건데.
진짜 잼게 읽고 있다. 영어는 꽝이라 덕분에 좋은 글 보게되네. 감사
조으다 - dc App
오이 빌런 멋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