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주목받기 힘든 힐러는 어느 게임에서든 꾸준히 나오는 이야기지만 선호되는 역할이 아님.
이건 D&D에서도 마찬가지고, 워낙 클레릭을 하려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 인센티브로 클레릭을 존나 센 클래스로 만들어버림.
5판에서는 4판 힐링서지를 변형한 HD 회복이 도입되고, 바드 드루 팔라딘도 충분히 힐이 가능해서 좀 덜해지긴 했지만.
이 글에서는 힐러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제시해봤음.
원문 링크 - https://web.archive.org/web/20111024212936/http://wizards.com/DnD/Article.aspx?x=dnd/4ll/20110503
지난 주에는 클레릭 클래스에 대해서와, 시간이 지나면서 클레릭이 어떻게 변화했는 지 살펴봤습니다.
수많은 클래스 중에서도 클레릭은 판본이 바뀔 때마다 얻는 게 참 많았었죠.
그럼에도 클레릭은 항상 사람들이 기피하는 클래스로 꼽혔습니다.
많은 플레이어는 클레릭을 고르는 걸 절대적으로 거부하면서도, 누군가는 클레릭을 해야만 한다고 느끼지요.
클레릭의 치료 마법이 없으면 전투에서의 회복을 어떻게 한단 말이죠?
하려는 사람만 하는 클레릭
D&D의 판본이 넘어갈 때, 플레이어의 클레릭 선택을 장려하기 위해 클레릭은 항상 뭔가가 꾸준히 추가됐습니다.
사실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클래스를 고르게 동기부여를 하려면 그 클래스가 진짜 정말 성능이 뛰어나도록 하는 게 가장 쉽죠.
하지만 그렇게나 강력한 능력을 갖고 있어봐야 결국 사람들이 클레릭의 '역할'을 파티 치료로 인식하는 건 마찬가집니다.
강력한 주문과 적을 박살내는 메이스를 휘두를 수 있어도,
라운드가 지날 때마다 계속 파이터와 로그가 죽지 않게 치료해야 하면 도대체 무슨 소용일까요?
팔라딘이 괴물을 쓰러뜨리는 동안 살아남도록 돕는 인물보다는, 직접 오크를 뭉개거나 드래곤을 죽이는 게 더 재밌잖아요?
4판에서는 치료를 클레릭이 주문을 시전하거나 적을 공격할 때 추가로 하는 행위로 바꾸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클레릭의 전술과 선택지에 제한을 걸게 됩니다.
클레릭은 파티가 꾸준히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계속 부상당한 캐릭터 옆에 붙어있어야 하고, 위험을 피해야 하죠.
이런 접근법은 결국 '클레릭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느냐'는 질문을 낳습니다.
따져보면 보조 역할을 맡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기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딱히 다른 클래스보다 강력한 뭔가를 붙여주지 않아도 충분하지요.
이런 사람들은 개인보다는 그룹 전체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여, 기꺼이 조역을 담당합니다.
그래도 일반적인 인식은 역시 누군가는 치료를 담당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이기도 하구요)
그룹에 조역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 사람이 클레릭을 고르겠죠.
그게 아니라면 결국 치료 담당이 없거나, 누군가가 싫어하는 역할을 떠맡아야 합니다.
4판에서는 치료를 쉽게 할 수 있는 다른 클래스들을 더 만드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바드, 샤먼, 룬 프리스트 등의 클래스는 클레릭과 비슷하거나, 파티가 위축되지 않을 정도의 치료 능력을 보유했었습니다.
왜 치료가 필요하죠?
제 의견으로는, 이 클레릭 문제는 원인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증상만을 바라보는 상태입니다.
파티에 치료 능력이 필요한데, 치료를 맡으려면 클레릭을 해야 하니, 누군가는 하고 싶지 않은 캐릭터를 해야 하게 됩니다.
이 문제의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해법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도록 뜯어고치는 겁니다.
이런 변화를 실행하려면 이 게임의 모든 양상을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4판의 기력 회복(second wind)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몬스터 피해량, 캐릭터의 능력과 주문, 일반적인 모험의 구조 등을 모두 살펴야겠지요.
게다가 치료를 게임에 어떻게 집어넣을 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클레릭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클레릭이나 치료를 없애는 건 매우 기분나쁜 일이니까요.
이 변화의 핵심은 치료를 선택사항으로 남겨두어, 플레이어가 자신이 선호하는 역할이나 클래스를 고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클레릭을 하기 싫어하는 플레이어들도 만족시킬 수 있고, 조역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원하는 선택지가 남아있죠.
이상한 일이지만, 치료를 선택사항으로 두는 방법은 다른 클래스가 치료역 대신 그 자리에 어떻게 들어가는 지 알아보는 데에 있습니다.
가령 치료사가 없는 파티면 몬스터를 더욱 빨리 죽여서 피해를 적게 받는 세계를 상정해볼 수 있겠죠.
반대로, 치료사를 파이터로 대체했더니 더 강인하고 뛰어난 방어력을 통해 더욱 오래 살아남는 파티가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접근법은 흥미로운 발상을 낳을 수도 있지만, 치료의 가장 큰 강점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치료는 운이 나쁠 때의 상황을 대처하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입니다.
DM이 연속으로 치명타를 입혔을 때나 로그가 스킬 체크에 실패해서 함정에 빠졌을 때,
치료 주문은 불운으로 발생한 상황을 지워주는 마법이 됩니다.
치료는 안 좋은 상황에 대응하여 그 영향을 없애는 것이죠.
안전망이 있다는 심리는 게임에서 더 뛰어난 방어력이나 공격력으로 대신하기 힘든 뛰어난 도구입니다.
왜냐면 방어력이나 공격력은 d20 굴림을 좌우하는 운명의 변덕 앞에서 너무 무력하거든요.
힐링 포션이나 비슷한 아이템을 만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클레릭의 존재 의의가 옅어지게 됩니다.
파티에서 고작 금화 몇백개로 대신할 수 있는 역할을 맡는다는 게 과연 즐겁고 신날까요?
파이터가 없는 파티에서 단순히 돈을 주고 위기상황을 탈출할 수는 없잖습니까.
물론 머리 좋은 클레릭이 포션을 쌓아둔 뒤 자신의 주문을 공격에 활용할 거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조역을 원하는 플레이어에의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죠.
치료를 선택사항으로 만드는 건 당연한 방법들이 많아보이지만 그 뒤에 숨은 문제들이 많은 꽤 어려운 제안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면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원하는 캐릭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게임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판본별 클래스의 변천에 대해서라면 로그나 바드, 몽크, 레인저에 대한 글이 궁금하군요...
ㄴ 근데 솔직히 로그나 바드, 몽크, 레인저는 취향픽의 결정체들이라서 겜 자체가 뒤집힌 4판을 빼면 크게 이미지나 구조가 변한 느낌은 없던데. 그나마 5판 바드가 풀캐스터가 된 게 큰 변화 아닐까.
킬 - 레 - 릭 다른의미로 특정사람들에 의해 선호됨
개발자라는 친구도 왜 클레릭이, 나아가 치유가 재미없는지는 모르는구만. 치유라는 건 상황을 능동적으로 이끌어나가지 못하고 플레이어의 실패나 마스터의 다이스 굴림 결과를 뒷처리해주는 거니까 재미가 없지.
자기 턴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 못하고 다른 사람 뒷처리를 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수동적임과 답답함이 턀에서 힐클의 문제. 내가 생각하기에 이 문제의 가장 좋은 해결법은 메즈기를 아케인 클래스에서 뜯어내오는 거고, 다크니스나 참 같은 시야제어나 메즈기를 클레릭 전용으로 줘버리는 거야. 바드의 캐스터능력은 광역 버퍼/디버퍼와 디스펠 전문클로 만들고.
그냥 힐러를 없애면 안됨? 각 클래스마다 제한적인 치유 스킬이 있고, 횟수 제한이 있는 파티 공용의 위기극복 능력을 주면 누구 하나의 '희생'없이도 잘 돌아가는 게임을 디자인할 수 있을텐데
ㄴ그래서 4판에서 힐링서지 만들었잖아
ㅁㅁ//글 서두에서 힐이 보조역이라서 재미없다는거 맨 처음부터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위에서 말한 힐이 재미없는건 일단 한 대 맞고 난 다음에야 시작하는, 내가 상황을 이끌어나갈 수 없는데서 오는 답답함과 무력함 때문이란 설명을 어떻게 요약하면 힐이 보조라서 재미없다는 말이 되냐? 너무 뜬금없군.
상황을 이끄는 역할이 아니니까 주역이 아니라 보조역이지... 조역의 정의 모름?
난독증 환자가 하나 보인다
글쎄. 난 TRPG에서 보조라는 말은 '남을 돕는 역활'이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이 글을 쓴 디자이너도 그런 의미로 쓴 거라고 이해하고 있었고. 말꼬리 잡고 늘어지긴 싫으니 이 문제로 더 말하진 않으마. 그냥 너랑 나랑 견해가 다른가보지.
그럼 TRPG할때 홀로 놀아도 별 지장 없는 역할을 해야 주역이란 말이냐... 어휴. '아케인에서 메즈 뺏어서 클레릭 준다'는 위저드한테 힐 주는거랑 똑같은 소리나 하고 앉아있고... 애초에 클레릭이 킬레릭으로 불리던 존나쎈 시절에도 힐러취급이라 별로 안한다는 걸 짚는데 엉뚱한 소리만 하고 말이지. 그래 더 말하지 마라. 나도 답답하다
이거 공감 뚝배기 깨는 클레릭 기대했는데 힐해주고 살리느랴 바쁘더라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