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고레벨 플레이에 대한 글을 올려봄.
사실 굳이 이것저것 예시를 들지 않아도 D&D는 전반적으로 고레벨이 될 수록 시스템 자체가 복잡해진다는 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하고 캐릭터가 성장해도 게임플레이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 룰이나, 그런 방향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번 글은 신판의 디자인 방침이라기보다는 글을 쓴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고 설문조사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는 글에 가까움.
원문 링크 - https://web.archive.org/web/20120224093438/http://www.wizards.com:80/dnd/article.aspx?x=dnd/4ll/20120220
D&D의 판본마다, 고레벨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12레벨 즈음부터 게임이 어긋나기 시작한다는 사람이 나올 겁니다.
(10레벨, 8레벨, 15레벨 같은 식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말하려는 바는 동일하겠죠)
이 D&D의 자명한 이치는 무슨 판본인 지에 무관하게 뿌리깊게 박혀있습니다.
아마도 4판의 고레벨 플레이는 초판의 고레벨 플레이와 꽤 다르겠지만,
결국 고레벨 플레이가 되면 게임이 점점 망가지게 된다는 대체적인 평은 모두 똑같다는 말입니다.
저는 모든 판본에 걸쳐 고레벨 플레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게임이 망가진다'는 주장에는 크게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지만, 그건 특정한 관점으로만 바라봤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어떤 레벨에 도달하면 게임 플레이가 '변화한다'는 사실은 확실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게임 내에 그런 분기점이 3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레벨, 중레벨, 고레벨로 구분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4판에서 이런 변화의 구분을 꽤 잘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캐릭터의 강함이나 앞으로의 다가올 과제의 난이도 증가가 아니라, 게임 자체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게임의 3단계 구분과 그에 상응하는 캐릭터의 능력, 영향력, 그리고 적들의 변화가 납득이 되는 것입니다.
던전을 돌면서 이곳저곳에 검을 휘두르고 다니는 게임은,
텔레포트를 통해 방방곡곡을 다니며 아티팩트들을 든 무수한 적을 분쇄하는 게임과는 아무리 봐도 완전히 다른 게임이겠죠.
사실, 이 두 상황은 서로 다른 게임이어야만 합니다.
저는, 플레이에서의 서로 다른 단계를 인정하는 플레이어들은 각 단계의 플레이들이 서로 다르기를 바란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레벨에서는 게임이 망가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딱히 이런 방식의 고레벨 플레이 스타일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겠죠. 이 쪽도 당연히 아무 문제는 없지만요!)
어떤 플레이어들은 저레벨의 "오늘 한끼 식사를 때울 은화 2개를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같은 고된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플레이어들은 바실리스크와 싸우면서 트로글로다이트 무리의 침입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내고 싶어하기도 하겠지요.
또 다른 플레이어들 중에는 자기만의 차원을 만들고 행성들을 초토화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위 경우에서 두세가지를 모두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꽤 많습니다)
게임 디자이너들은 이런 서로 다른 요구사항을 인식하여, 그에 알맞는 게임플레이를 꾸며낼 수 있게 됩니다.
이 말인즉슨, 특정한 행위, 상황, 효과 등의 요소들은 레벨 기반으로 짜여지거나,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텔레포트가 중레벨 또는 고레벨 효과라던가, 에너지 드레인이나 능력치에 피해를 주는 효과는 중레벨 정도,
차원 이동은 고레벨 같은 식으로 말이지요.
이 글에서 제가 느낀 건, 게임의 레벨이 이야기와 메카닉 모두의 복잡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저레벨에서의 이야기가 깊고 의미심장한 내용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아마도 현실 그 자체를 주물럭거리거나, 신들의 본질을 다루지는 않겠죠.)
레벨은 예상되는 기대치로서 작용하고, 디자이너는 이러한 기대치를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1은 '전혀 아님', 5는 '매우 그러함'인 1~5단계의 기준입니다.
D&D 플레이에 대해 아래의 문장에 각각 어느 정도 동의하시는 지 알려주세요.
① 고레벨 플레이를 PC로 진행하기는 어렵다.
② 고레벨 플레이를 DM으로 진행하기는 어렵다.
③ DM이 고레벨 플레이를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④ PC가 고레벨 플레이를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⑤ 고레벨 플레이는 게임에서의 숫자만 더 커진 저레벨 플레이이다.
⑥ 고레벨 플레이의 느낌은 저레벨과 달라서는 안 된다.
⑦ 고레벨 플레이의 게임 진행은 저레벨과 달라서는 안 된다.
⑧ 나는 고레벨 플레이를 싫어한다.
⑨ 나는 저레벨 플레이를 싫어한다.
참고로 설문조사 결과는 저레벨과 고레벨은 느낌이나 게임의 양상 모두 달라야 한다는 쪽이 우세였음.
난 고렙이 되면 그 스케일이 머릿속에 그리기 어려워져서 별로더라
고렙되면 너도 한방 나도 한방 죽창메타가 되는게 싫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