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들은 연휴에도 또 이상한 이야기 수군대고 있었어...! 그러니 나도 이상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아 그렇지, 일단 새해 복 많이들 받아라. 그래서 오늘 이야기해 볼 것은 당연히 아래에 말이 나왔었던

AWE의 룰링이 되겠고..... 마스터가 해야하는 AWE의 룰링은 간단하게 둘로 나눌 수 있을 거임.


1. 플레이어가 선언하는 행동이 무슨 액션인지를 확정한다.

2. 마스터 액션을 사용해서 이 다음에 이어질 상황을 제시하거나 좀 전에 발생한 상황을 확정한다.


응 끝. 1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거임. 근데 2는 사실 "마스터가 뭐라고 하든 그건 마스터 마음"이거든...?

그런데 정말 그렇게 제시하면 플레이어들이 납득해 줄까? 알 수 없는 거임. 그렇다면 내가 네 멋대로

결정한 마스터 액션의 '별로 좋지 않게 느껴질' 결과를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까?

그러면 이제 이럴 때 쓸 수 있을 테크닉을 몇 가지만 좀 더 보자...


있음직해 보이는 결과를 만들기

가장 모범적인 답은 '있음직한 결과'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임. 아마 대부분이 그렇구나 하고 넘겨봤을

던전 월드의 원칙 중 "앞에서부터 이어지는 액션을 한다"가 바로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 그러니까

마스터 액션을 쓰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고, 마스터 액션 내용을 내가 뭐라고 정했든 앞서 벌어진 일이

원인이 되는 것처럼 포장을 해서 내놓는다는 거임. 만약 이게 그런 인과관계 없이 바로 개빡센 결과를

준다면 그걸 당하는 쪽이 당연히 납득하지 않으려 할 거임. 인과관계를 대놓고 보여준 뒤에 실행해도

납득을 못하는 사람이 나올지 모르는데 말이지....


<간단한 예시>

"U.S.A RPG"를 플레이하다 새로 마스터를 넘겨받은 "트럼프"는 이전 마스터였던 "오바마"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다는 쪼잔한 이유로 오바마의 캐릭터인 "케어"라는 클레릭을 죽여버리기로 결심했음.

그래서 트럼프는 "케어"가 특정 판정에 실패하자마자 바로 체력을 다 깎아버림... 그렇지만 플레이를

하던 다른 플레이어나 오바마의 입장에서는 석궁 난사를 하려던 미친 놈을 설득하다 판정에 실패해

그놈을 오히려 더 화가 나게 해서 화살에 맞고 벌집이 된 걸로만 보임. 아무튼 그런 거임.

(이하 "Your honor, I did not laugh.")


던월에서 전가의 보도로 통하는 액션이 "재앙의 징조를 보여준다"인 이유도 이거임. 여파가 큰 마스터

액션을 선언하기 전에 그런 일이 발생할 거라는 것을 확실히 그보다 가벼운 액션을 사용해 보여주고

그런 다음 진짜로 재앙이 터질까 말까한 상황에 밀어넣고 판정을 시켜보면 결과가 나빠서 조금 전에

제시됐던 마스터 액션이 진짜 적용되어도 그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다 이거지. 물론 앞에서 제시한

마스터 액션을 꼭 그대로 적용해야할 필요는 없어. 오히려 다른 변수를 들먹이면서 그걸 조금 강도를

낮춰서 제시하고 '다음 번에는 분명히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고 플레이어에게 긴장감을 주는 용도로

써먹을 수도 있는 거임. 그러다 진짜로 필요하다 싶어지면 한 번 빡세게 액션을 선언하면 되는 거야....


자신 없으면 기본 메커니즘에 의존하기

아주 좋은 방법....인가는 좀 애매하다. 하지만 원래 그리 쓰라고 나온 것을 그렇게 쓰는 것에 태클을

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방법은 분명히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음. 내가 말빨로

남들에게 내 생각을 대개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생각되면(그런데도 AWE 룰을 마스터로 하게 됐다면)

일단 이 방법으로 접근해 보는 걸 추천함.


<간단한 예시>

마스터는 '버키'의 기계팔이 부러졌다고 선언했음. 그러자 공돌이인 '토니'가 응급 수리를 해 보겠다고

제안함. 마스터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응급 수리된 기계 팔이 버키가 행동에 실패할 때마다

문제를 일으킨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그 이후에 버키에게 룰북에 나온 약화 효과를 적용한다고

하면 태클을 걸 사람은 아마 전자보다 적을 거임.  


크게 제시한 다음에 축소하기

말 그대로 내가 다음에 하려는 마스터 액션보다 더 크고 위험해 보이는 것을 제시하는 것임. 그러고는

슬쩍 내가 원하던 액션을 그보다 낮은 강도로 던져주면 불만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음. 혹은 그렇게

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저것 일거리를 던져줄 수도 있고 말이지. 어차피

내가 미리 정했던 내용은 전혀 수정되지 않겠지만 플레이어들이 알 리가 없는데 그런 거 알 게 뭐야?


<간단한 사례>

마스터는 우주선 "엔터후라이드"가 입은 피해가 일주일쯤 수리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결정을 내렸음.

그러고는 선장인 "코크"가 기술자 NPC인 "무마니"에게 물어보자 무마니는 "3주"라고 답변을 해 줬음.

그 다음에 마스터는 무마니의 입을 빌려 플레이어들에 이것저것을 시키고, 결과가 어쨌든 당연히

일주일 뒤에는 '플레이어 캐릭터들의 노력 덕에' 수리가 일주일 만에 끝났다고 마무리를 지을 거임.

짝짝짝. 정말 훌륭한 플레이어들이야. 그렇지?

(이하 생략)


공백을 메울 의문 만들어 보기

별로 앞 내용과 커다란 인과관계가 없어보이도록 마스터 액션을 던져주면서, 대신에 플레이어들에게

이게 왜 그렇게 됐을까 의문 거리를 던져주는 거임. 그러니까 뭔가 현 시점에서는 알 수 없는 제3의

원인이 있는 게 명백해 보이는 마스터 액션을 하고, 거기에 얽힌 플레이어 캐릭터가 자연스레 원인을

추적하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거임.


<간단한 예시>

전사인 '앵밥'이 길을 막고 있는 장애물을 베려 한다고 치자. 근데 판정에 실패했고, 마스터는 앵밥이

1점의 피해를 받는다고 정함. 여기서 단순히 내부의 인과관계에 충실할 경우 앵밥의 손이 미끄러졌다

등의 원인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마스터는 이번에는 장애물을 베려는데 누군가가 설치한 부비트랩이

작동해서 앵밥이 피하다가 다쳤다고 처리하기로 정했음. 그러면 이제 앵밥은 누가 장애물로 모자라서

부비트랩까지 설치했나 의문을 품고 찾으러 다닐 생각을 한 번 정도 해 보겠지?

(이하 생략)


3줄 요약

AWE의 룰링의 근간은 아무거나 꺼내고 '작중에서 말이 되어 보이게' 스킨을 입히는 거임.

저 스킨이 불완전하면 무대 장치가 다 보이는 연극마냥 플레이어의 불만을 사기 쉬워짐.

반대로 스킨을 잘 입히면 무대 장치를 대충 만들어도 괜찮아 보이는 게 AWE의 포인트임. 


P.S : 이 글은 페그오, 윈터 솔저, 아이언맨, 스타 트렉, 후라이드 치킨 등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