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내가 D&D 계열 캠페인을 할 때 왜 클레릭이 아니라 팔라딘을 골랐는지 이유를 생각해보고 뭔가 느낀 게 있어서 적는 글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다른 참가자들이 내 캐릭터에게 뭘 기대하고 요구할 것인가' 라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 내 캐릭터가 만일 클레릭이라면 어쨌든 모든 참가자들이 반드시 "힐"을 생각할 거고, 파티의 피해를 얼마나 처리할 수 있을지 기대할 것이다.


만일 데미지 딜링에 집중한 소위 킬레릭 빌드를 만들어오면 좀 투덜거리기는 하겠지만. 그리고 킬레릭이라고 힐을 아예 버리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전투 외의 상황에서 클레릭은 대체로 높은 wis를 이용한 스킬 판정들을 할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특정한 신에 대한 종교적 조언과 인도, 영적 가르침, 교리의 전파, 의식 집전 같은 행동들을 할 거라고 기대받겠지.



하지만 내 캐릭터가 팔라딘이라면 이런 기대의 종류가 좀 달라진다.


일단 그 누구도 팔라딘이 파티의 체력을 책임질(?) 거라 기대하진 않는다. 보조 힐러로서의 역할 정도는 기대해도 말이다.


오히려 팔라딘의 단단한 맷집과 (본인 한정) 신속한 힐링 능력 등을 이용해 탱커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거나,


아니면 양손무기 따위를 들고 데미지 딜링에 동참하는 역할을 기대하겠지. (가끔 말타고 활쏘는 아처팔라딘도 보긴 했다)


전투 외의 상황에서도 팔라딘은 높은 cha 덕분에 파티의 얼굴 역할을 맡는다거나...


사회적으로도 교단의 집행자나 군사 지도자의 역할이면 모를까 전도자나 의식 집전자를 제일 먼저 떠올리지는 않겠지.



이 차이는 꽤 미묘하지만(그리고 종종 서로의 영역이 겹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같다'라고는 말할 수 없을 만큼 명확한 차이이기도 해.


내가 둘을 놓고 고민할 때는 이런 부분들을 제일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