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퍼 쳐먹다 기차 놓칠뻔


한동안 즐거운 모험을 하던 우리 팀에 뭔가 문제가 생긴 건 후배가 점점 뭔가 음... 뭐라고 해야하나 짜증이 나는 행동을 한다고 해야하나...

우리 팀은 말이 좋아 매 주 모이는 거지 다들 이래저래 사정이 있어서 사실상의 격주 팀이나 다름이 없었음. 그도 그럴게 딸바보는 가정이 있는데다 신혼남은 그 당시에는 여자친구였던 부인과 결혼준비를 하고 있었고 사루만도 박사과정을 하느라 많이 바빠서 매 주 모이기 힘들었음.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던 건 날백수 늦깎이 학생인 나와 프리랜서인 후배 정도

그래서 항상 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메신저로 일정을 종합하고 무슨 요일에 모일지 공지했다. 모임장소는 항상 딸바보네 가게

참고로 우리집인 인천에서는 편도로 약 두시간...인데 딸바보가 장소 제공을 해준다니 그냥 거기서 모이기로 결정함. 어차피 나 빼고 다들 서울살아서 모이기도 편한데다 후배는 아예 걸어서 닿는 거리에 살고 있더라

여튼 첨엔 잘 굴러갔는데 자꾸 후배가 모임시간 공지했는데도 다시 물어보고 룰북좀 읽고 오자고 해도 플레이 중에 자꾸 물어보고 여하튼 나는 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물론 이게 일정 종합하고 마스터링 하는 입장에서 짜증이 나는 거지 다른 사람이 보면 초보가 좀 그럴 수도 있지... 수준이지만

나도 남자인지라 처음에는 도키도키하고 그냥 넘어감. 여성 플레이어가 둘이나 있고 거기다 특히 그 중 후배는 동안에 귀엽게 생겨서 좀 귀찮게 해도 ㅎㅎ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우리가 자주 모이는 것도 아니고 플레이 할때도 자꾸 노트북으로 룰북 검색하게 도와주고 찾아주는 게 시간을 은근 잡아먹는지라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음. 이게 나만 귀찮게 구는 것도 아니라 다른 팀원들 시간도 자꾸 잡아먹는 수준이 되자 이건 아니다 싶더라

여튼 사람이 한 번 안 좋은 감정이 들면 이게 참 안 드러내기가 힘듦. 우리팀은 다들 사회인인데다 바쁘고 나도 막차를 타면 새벽 두 시 다돼서 집에 떨어지기에 원래부터 뒤풀이는 좀 간단하게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아주 가끔 술을 마시거나 할 때가 있었음

그 날도 마침 다들 시간이 난다고 해서 막바지에 끝나고 굉장히 오랫만에 술을 한 잔 하기로 했는데... 딸바보네 집에서 전화가 왔다. 내용인 즉슨 아이가 아프다고... 딸바보는 진짜 말그대로 딸바보라서 본인이 경기를 일으킴

그러면서 오늘은 미안한데 지금 당장 들어가 봐야 할 거 같다라고 하며 양해를 구하고 퇴장. 자연스럽게 그 날 플은 터지고 술자리도 터졌다.

다들 뭐 어쩔 수 없지, 그나저나 아이 괜찮은지 모르겠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던 중 후배의 풀이 정말 팍 죽어 있는 걸 발견함. 딱 봐도 대실망해서 혼자 아무 말도 안 하면서 입 삐죽 내밀고 정리하고 있더라. 나는 순간 이유는 모르겠는데 뭔가 욱해서 설거지하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