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고 커피마시고 놀다가 늦음


1은 없어졌는데 답장은 없었다

그리고 보내고 나서야 깨달음 아 나 방금 팀 터트렸구나

그 다다음날 사루만에게 전화가 옴 후배한테 뭐라고 했는지 좀 물어봐도 되겠냐고

그래서 그냥 다 이질식고함 내가 말 심하게 했고 다른 때에 조곤조곤 잘 말해줘도 될 거를 굳이 어제 분위기 안 좋을 때 한 번에 몰아서 쏘아붙였다 후배한테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이걸로 뭐 팀 분해된다면 그동안 다른 팀원들은 재밌게 잘 해줬는데 내가 싸움거는 바람에 이렇게 된 거니 정말 죄송하다... 그런 것들

그랬더니 사루만이 잘 알겠고 사실 그 날 문자 보내고 얼마 안 돼서 후배가 사루만한테 막 울면서 전화했다고 말해주더라

후배 말로는 뭐 자긴 그러려던 게 아니었고 그런데 마스터한테 문자가 막 오고 그래서 미안하다 언니 저 어떡해요 이런 거 횡설수설 했다는데 정확히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나한테 이야기를 물어봐야 할 거 같았다고 함

우리의 척척석사 사루만도 평소 그리고 그 날 후배 태도에 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는지 후배가 잘했다는 소리는 안 했다 다만 나한테 플 터질 때 터지더라도 후배한테 다시 문자 보내서 방금 자기한테 했던 말 해줄 수는 없냐고 해서 그러겠다고 함


그래서 그 날 저녁 후배한테 장문의 문자를 보냄 내용은 그냥 말이 너무 심했고 내가 좀 화났어도 그 때 그런 식으로 쏘아붙이면 안 됐다 미안하다 그런 거

한참 있다 열두시 넘어서 후배한테 문자가 옴

자기도 미안하고 뭐 그러려던 게 아니었고 앞으로 잘 고쳐보겠다... 난 솔까 어쨌든 후배가 팀 나가겠다고 하고 그대로 폭☆8 엔딩일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여튼 그 일은 그렇게 잘 이야기를 끝내고 더이상 후배랑 민망한 상황은 없을 줄 알았는데

그 주 토요일에 세션이 좀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나고 신혼남은 데이트, 딸바보는 가게 정리, 사루만은 연구실 간다고 해서 뒷풀이는 뭐 따로 없는 걸로 하고 나가는데 후배가 뒤에서 따라붙어서 나는 뭐 없냐고 하더라

난 물론 아싸에 솔로에다 뭐 그날따라 딱히 예정이 없어서 네 모처럼 일찍 끝났는데 뭐가 없네요 누나는 이제 뭐해요? 라고 걍 물어봄 후배도 아 네 저도 딱히 예정 없어요 그러길래

나도 모르게 아 그럼 같이 저녁이나 간단하게 먹으러 갈래요? 라고 물어봄

순간 아 시발 생각해보니 둘밖에 없네 존나 어색하겠다 싶었는데 후배가 아 그럴래요? 저번에 미안해서 밥이라도 사야할까 싶었는데 잘됐다 이럼 물론 난 나대로 아 아뇨 제가 미안해요 제가 살게요 이러고

이렇게 설왕설래 하면서 밥을 먹으러 가는 중에 밥은 내가 사고 후배가 술을 사는 걸로 결정

사실 일찍 끝났으니 가서 애니보려고 했는데 여기서 아 님이랑 둘이 술은 ㅎㅎ; ㅈㅅ; 이럴 수가 없어서 세상에서 제일 어색한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세상에서 제일 어색한 술자리까지 가져야겠군 했다

다만 후배는 인싸기질이 있어서인지 존나 어색한 식사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주로 이전 뒷풀이들에서 몇 번 들었던 사루만과 보낸 대학시절 일화)들을 많이 해줬고 난 아 네 오옹 네 하고 첨 듣는 것처럼 흠터레스팅으로 일관하는 게 전부였음

그리고 술자리에서도 뭐 딱히 대단한 일은 없었...을줄 알았는데 그날따라 후배가 술을 졸라 마시더라

평소 주량이 소주 한 병?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그날따라 술을 술술 넘김 맥주에 소주에 뭐 먹고싶은거 다시키더라

난 술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