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나한테 전화해서 한다는 소리가 \"겁스 하실래요? 저 헌터들의 밤 샀는데...\" 이러더라



여튼 전화를 받으니까 그냥 뭐 어제 잘 들어갔냐 이런 이야기 하고 본론은 그때 자기가 술 산다고 해주고 안 사줬으니까 다른날에 술을 사주시겠단다

그냥 아 네 감사합니다 ㅎㅎ 담에 또 분위기 좋은데서 둘이서 한 잔 해요~ 이러고 말았는데 여기서 아 그래요 그럼 금요일에 혹시 시간 돼요? 하고 훅 치고 들어오네

나도 고자가 아니고 솔로찐따...는 맞지만 그래도 눈치가 아예 없지는 않으니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여기서 순식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음

후배는 분명 생긴건 귀여워서 내 취향이고... 연상이지만 액면가는 나보다 어리고... 아 근데 프리랜서지만 여튼 사회인인데 20대 후반에야 대학 들어간 나랑 잘 맞으려나... 거기에 생각해보니 이사람 키도 나보다 클 거 같은데...(나 173cm, 후배는 나란히 서면 이거보다 아주 조금 큼)

조금 네? 어... 네, 아 네, 이렇게 얼타다가 뭐 별일있겠냐 그냥 술한잔 하자고 하는데 이런 지랄상상 펼치는 건 찐특이다 싶어서 무념무상으로 오케이 함

글고 좀 당황해서 바쁘지도 않은데 아 지금 친구만나러 가고 있어서요 휙 끊어버린 것까지 기억난다

그리고 금요일, 나는 겁스 국문 2판 세트를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로 빠지면 분명 또 너어는 정말 나쁜새끼다~ 이럴테니 제대로 이야기를 하겠음


여튼 금요일 딸바보네 잠깐 들러서 가방좀 맡긴 다음 후배를 만나러 갔다

물론 딸바보한테는 다 이야기를 함 가게 들렀을 때 야 이거 그거냐 하니 딸바보는 ㄴㄴ라고 딱잘라 말해줌 그래서 그...렇군... 하고 살짝 내상을 입은 다음 후배와 술을 마시러 감

그동네서 마신건 아니고 후배네 작업실 쪽에서 픽업한 다음에 마셨다 이번엔 엄청 많이 마신건 아니고 그냥 적당히 먹음

어차피 딸바보네 다시 들러서 가방을 챙겨가야 하니 겹치는 길까지 후배를 데려다주기로 함

가는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첨에 봤을땐 수염 빽빽하고 머리는 엄청 짧은 남자가 인상 팍 쓴채로 종이 읽고 있길래(처음에 나눠준 핸드아웃 이야기인 듯) 무서웠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기보다 어린데다 웃기고 착한 분이라서 너무 좋았다(어디가 웃긴 건지 착한 건지는 아직도 모름), 사루만 언니한테 들어보니 마스터링이 쉬운 게 아니라는데 매번 준비도 열심히 해오시고 정말 대단하신 거 같다(사실 이전 캠페인에서 준비한 걸로 돌려막는 경우 많음)

기타 등등

이제 조금 있으면 막차가 끊기는 시간의 밤거리를 아주 천천히, 후배와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듣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득 떠오른 질문을 날렸다

남자친구 있어요?

지금도 왜 그걸 물어봤는지는 모름 그냥 물어봐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후배는

아...

네... 죄송해요

이러더라

그 날 그걸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무 일 없이 헤어지고 지금도 가끔 플할때만 본다

씨발...
















은 개뻥이고 당근 없다고 함

그래도 그 날은 아 네 그러시구나 아 다왔네 담에봐요 하고 별 일 없이 끝났음 우리는 그 이후로 많이 친해져서 매일 연락을 하고 종종 술을 같이 마시고 가끔 쇼핑도 같이 다님

사귀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