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수단은 어느 RPG에서든 가장 많이 쓰이는 능력 중 하나임.

D&D에서는 서치 리슨 스팟 / 퍼셉션, CoC 같은 경우에는 리슨과 스팟 히든 같은 것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는 게임의 룰 외에도 GM마다 방법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4판에서 도입되어 5판에서도 유지된 패시브 퍼셉션에 대한 초안을 제시하고 있음. (반면 take 10/20은 5판에서 짤림)

앞부분은 D&D 5판 디자인하던 시기에 잠깐 이 칼럼을 넘겨받아 작성하던 몬테 쿡 선생이 자기 경력 서술하는 부분이므로 생략.


원문 링크 - https://web.archive.org/web/20120302030613/http://www.wizards.com:80/dnd/Article.aspx?x=dnd/4ll/20110927





바로 뛰어들기


거의 대부분의 RPG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D&D의 기본을 제대로 파고들고 보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독특한 방법, 또는 게임을 즐기는 독특한 방법으로 귀결됩니다.

('스토리텔링' 대 '게임 플레이'에 대한 논쟁은 나중에 하도록 합시다)

RPG를 어느 방향으로 보든, 게임에는 정보를 보유한 누군가(DM)와, 정보를 원하는 누군가(플레이어)가 존재하게 되죠.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의 캐릭터를 통해) 가상의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상황이 어떤 지,

그리고 자신들이 내린 결정과 행동의 결과가 어떤 지 알고 싶어합니다. DM은 가상의 세계를 관리하죠.

하지만 이런 정보는 어떻게 전달될까요? DM은 뭘 말해줘야 할 지 어떻게 아는 것일까요?


정말 간단합니다. DM이 바로 플레이어의 눈과 귀인 것입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냄새를 맡거나, 맛보거나, 만질 수 있다면,

DM은 그것에 대해 알려줘야 합니다. 물론 숨겨져 있는 것들도 있기에 이런 예시보다는 좀 더 까다롭게 흘러가게 되죠.


간단한 던전 시나리오를 떠올려봅시다. 초판의 Player's Handbook 커버에도 나와있군요.

PC들이 몬스터들을 쓰러뜨린 뒤, 이제 보물을 찾고 있습니다.

몇 명은 주변을 돌아다니고, 나머지는 지도나 다른 뭔가를 둘러보고 있지요.

2명 정도가 커다란 조각상을 직접 확인합니다.

이상적으로는, 단순히 주사위를 굴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 방과 상호작용을 하는 셈입니다.

DM에게 조각상을 조사해보고, 조각상이 들고 있는 커다란 금속 화로와 다른 두 작은 화로들을 살펴본다고 말합니다.

아마 조각상의 커다란 이빨들 중 하나가 비밀 바닥을 여는 레버일 수도 있고, 숨겨진 보물을 담은 채 비어있을 수도 있겠네요.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이런 대화는 활동적이고 흥미롭습니다. 이런 활동에는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어의 기술과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그러나 나쁜 주사위 굴림으로 이게 모두 무너져내린다면 끔찍하겠죠.


게임의 규칙에서 각각의 캐릭터가 얼마나 지각력이 뛰어난 지에 대한 '등급'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고,

숨겨진 물건에도 저마다의 등급이 붙어있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서로 간단하게 등급을 비교할 수 있겠지요.

만약 캐릭터의 등급이 비밀 문이나 다른 비밀 요소의 등급 이상이라면 어렵지는 않은 일이므로 시간을 들이면 찾아낼 겁니다.

주사위 굴림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그만큼 매우 지각력이 뛰어나니까요.

하지만 숨겨진 요소의 등급이 더 높다면 주사위 굴림을 통해 찾아내려는 시도를 해 볼 수 있겠죠.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겁니다. (판정 시도를 하기에 딱 알맞은 구간이네요)

만약 난이도 등급이 너무 높으면 아예 불가능할 테니 이번에도 주사위 굴림을 할 필요가 없네요.

DM이 그저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라고 하면 그만이니까요. 빠르고 간단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플레이어가 DM에게 - 조각상의 이빨이 움직이는 지 확인하는 등 - 캐릭터를 통해 정확한 해답을 제시하면,

DM은 캐릭터의 등급에 보너스를 줘서 원래 찾을 수 없었던 걸 찾아내도록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재치가 보답받은 겁니다.


이건 직관적인, 능동적 지각 판정에 대한 것이지만, 제가 '수동적 지각'(passive perception)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떨까요?

이것은 PC가 뭔가를 열심히 찾아다니지 않을 때에도, 어쩌면 누군가가 숨겨진 걸 발견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성립합니다.

가령 1판의 엘프는 그냥 걸어다니기만 해도 주변의 비밀 문을 발견할 수 있었던 걸 기억하십니까?

로그가 항상 함정이 있을까 봐 조심하고 있었던 것이라던가요?

이런 경우에 5피트마다 주사위를 굴리게 하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만약 그러면 게임이 질질 늘어지겠지요.

다시 한 번 등급의 발상으로 돌아가보자면, DM은 어떤 엘프가 전문가 등급이라고 했을 때,

탐사 과정에서 전문가 등급 이하의 비밀 문은 옆에서 지나가기만 해도 발견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높은 문은 그렇지 않은 셈이구요.

(여기서 주사위 굴림 기회는 자동으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주사위를 굴리게 하는 그 자체가 메타게임을 고려하는 플레이어에게는 뭔가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셈이고,

이럴 때마다 DM이 스크린 뒤에서 플레이어의 주사위 굴림을 대신하는 건 여러모로 이상하니까요)

마찬가지 방식으로 로그는 일일이 수고를 하지 않아도 던전을 돌아다니면서 함정을 항상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정말 조심스러울 때에는 문이나 상자나 뭔가를 조사해보겠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요.

그리고 그 때에는 위에서 서술한 대로 상황을 처리하여, 영리한 플레이에 대한 대가를 주는 겁니다.


이 방식은 정보의 흐름을 다루는 - 특히 비밀스러운 정보에 대한 - 빠르고 쉬운 방식이며,

여기서 주사위 굴림은 정말 필요할 때에만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주변 환경을 동적인 플레이와 창의적인 발상으로 탐험하는 즐거움을 망치지 않으면서도,

게임의 생생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규칙이 즐거움을 가로막지 않는 것입니다.


이 주제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건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아직 이야기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괴상한 것들이고, 어떤 것들은 그렇게까지 정신나간 발상은 아니죠.

그 판단을 내리는 건 여러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