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동 전쟁의 경험으로 서구 문명, 더 나아가 그 배후이자 핵심인 테크노크라시에 대한 테러 행각을 펼치게 됐지만 그로 인해 애꿏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걸 보고 고뇌하는 무슬림 지하디스트라던가
남미 독재 정권과 결탁한 미국 복음주의 개신교 단체들 배후에 있는 테크노크라시와 맞서지만 그 과정에서 연대한 다른 트레디션들의 반동적, 비인간적 모습에 수시로 갈등을 밪는 전직 군인 해방신학자 사제라던가
나도 옛날에는 뭔가 되게 특이한 캐릭터 굴리고 싶어했는데 이젠 힘에도 부치고 시간도 없어지고 하니까 그냥 다루기 쉬우면서 가성비 좋은 캐릭터나 굴리고 싶고 마 그렇다...
근데 씨발 그 전에 마스터링 해줄 사람이 주변에 있던가 해야지
간단한 GEAS 하나 걸어두고 천사를 재현하려 덤비는 놈이라던가, 셀레스쳘 코러스는 이미지가 확실해서 하기는 편함. 희한한 아이템을 찾는게 포인트지. 푸른 젖이 나오는 것을 성유물로 삼는다거나....
내 지향점과는 정 반대군... 난 이제 흔한 기존 아키타입이나 가져와서 그거라도 잘 쓰자는 쪽이라 그런 괴랄... 아니 특이한 건 좀 피하는 편이야.
뭣보다 메이지 자체가 기성 종교, 철학 오컬트의 모티브에 굳건히 뿌리를 박은 게임이라, 그런 거 할 거면 난 그냥 언노운 아미즈 같은 거 할듯.
아키타입, 스테레오타입, 클리셰를 잘 이용하는 게 잘 하는 법이라는 오랜 생각이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WoD는 기존 클리셰를 집대성한 기반 위에 개성을 쌓아올린 케이스라고 보기 때문에, 큰 그림만 놓고 보면 특이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디테일한 부분들은 다 기성 클리셰들이기에 이걸 실제로 플레이하려면 기성 클리셰와 스트레오타입을 줄줄이 꿰고 있을 수록 좋다는 생각.
어마금인가 그거 대충 보니까 잉카출신 마법사가 흑요석 반사각으로 썬블래스트 쓰던데 그런 식으로 톤만 적당히 맞추면서 싼마이하게 가는 편이 즐겁지 않나 싶음. 어차피 젊은 마법사가 이상적 현신 그자체가 되긴 어렵다는 빌미도 붙여서, 전설의 상징의 우상의 복제 정도 되는 수준으로 가자고
웃픈 건 후발 주자들이 그 개성에 해당하던 요소마저도 널리 클리셰화 시켜버리는 바람에 이젠 WoD의 거의 모든 요소가 클리셰 덩어리가 되어버렸다는 거.
그래서 기존 클리셰 같은 거에서 벗어난 특이한 거 하고 싶으면, 특히 최근 들어 아예 그 짝을 노리고 나온 시스템들이 더 좋다는 게 내 생각임. 상술한 언노운 아미즈라던가...
난 메이지는 좀 다른 것 같아. 알짜에다가 뭘 조립하는지에 따라 장르 변환이 가능한 WOD 속 유일한 멀티장르 규칙 같음. 정말 고증 다 떼서 엄근진하게 가면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단 힘빼고 세션이 되게 하는게 먼저 아니겠냐. 성장을 반영하고 싶으면 어레테 올리고 논리 붙이던가 하면 되지
미안 난 WOD 바깥 세상을 잘 모를 만큼 붙박이를 해서....
글쎄. 난 메이지야말로 그 클리셰 잡탕의 정수라고 보는 쪽임. 각 트레디션 분파 별 서플리먼트(트레디션북) 보면 가장 해괴하고 근본 없어 보이는 할로우 원 같은 놈들마저도 엄연히 실존하는 오컬트인 카오스 매직 같은 걸 메이저하게 쓴다는 설정 같은 걸 달아주기도 하고 말이야.
결과적으로 이것저것 다른 쪽으로 공부를 해야 할 일이 많은 좀 골치아픈 물건이 되어버렸고... 결국 난 메이지는 설덕질이나 하면서 다른 어반 판타지 플레이에 적당히 응용해 먹는 포지션 정도로 만족하기로 함.
물론 이건 주변에 절대 마스터해줄 사람이 없어서 대는 핑계가 아니다.
말마따나 난 메이지를 사고실험으로 보는 부류니까 이런 판에서는 재미를 명목으로 좀 부실해도 신박한 걸 찾아보려는 경향이 있긴 함. 스탠다드 이미지를 재현하는 건 좋은데 그런 애들은 현실에 관계가 없잖아. 세피로트 나무를 거슬러 올라가야지 하면서 제식을 열심히 하는 애를 철거 직전의 폐건물 살리기에서 어떻게 쓰겠어.... 뭐 그런거지
양재를 와 이사람들아...
아니... 그마저도 현실에 이미 응용 가능한 아키타입이 있어. 오더 오브 헤르메스 같은 경우 애초에 황금 여명회나 알레이스터 크라울리 같은 현실의 오컬트 단체들이 모티브고.
소설 쓰쉴?
가령 예를 들어볼까. 만일 오더 오브 헤르메스로 그런 플레이를 한다면, 돈을 받고 오컬트 주술 및 제의를 행해주면서 정계 및 재계에까지 영향력을 뻗치고 있는 헤르메틱 메이지 같은 캐릭터를 만들면 되겠지. 그러면 좀 세속적인 동기와 관련된 일도 의뢰라는 명목으로 엮어줄 수 있잖아? 드라마틱한 요소가 없는 것도 아냐. 자신의 초상적 힘과 개인적 영향력을 확보하며 어센션을 향해 다가가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마법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괴로워한다던가. 세속적인 일에 관계될수록 더.
참고로 위에서 말한 헤르메틱 메이지 설정은 그나마도 다크 에이지 메이지 룰북 등지에서 언급되는 헤르메틱 메이지 아키타입을 현대 버전으로 적당히 어레인지 한 거야.
어지간해선 기성 아키타입으로도 어지간한 극적 목표는 다 달성 가능하기 때문에... 해볼만한 거 다 해보고 질리면 그 때서 머라우더나 네판디 플레이 같은 거 좀 해볼 수도 있긴 하겠지. 그쯤 되면 난 아마 다른 룰로 갈아탈 것 같지만.
그리고 말 나온 김에... 소위 헤르메틱 어쩌구 하느 유형의 오컬트 관련 능력도 그렇게 엄청 뭐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건 아님. 실제 오컬트 수행자들의 경험담이나, 알레이스터 크라울리가 쓴 문차일드 같은 소설에도 나오지만 대충 걔네 능력 투사 방식이, 방 안에서 마법진 그리고 향 태우고 주문 외우면서 라이벌 건설 회사가 망하게 해주십시오 하면 그 다음날 그 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붕괴 사고가 벌어지거나 하는 식임.
일단 나는 캠페인을 짜는 기조 자체가 달라서. 내가 구상하는 세션은 대체로 '아파트 단지에 세종대왕상이 있는데 광화문과 서울 어디 박물관에 딱 두개 있는 세종상과 존재론적으로 하나인 것 같다. 여기에 자기 색을 입히고자 하는 마법사 셋의 이야기' 이런 식으로 타겟이 정해진 형태가 많아서. 세종대왕상에 카이저 수염을 넣어서 오스트리아 왕실과의 관계성을 증명하고자 하는 환단고기 마법사 같은 식으로 패러다임이 세션 목표에 부합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데, OOH가 세종대왕상(이상하면 크로울리 입상)을 두고 무슨 세계변혁의 발상을 하겠냐. 그래서 내 입장에서 헤르메스는 쓸 수가 없는 애들이야. 세상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모시키겠다는 플랜이 없어. 이러면 내 관점에서는 클리셰를 깨자는 식으로밖에 갈수가 없는거지.
...그즘 되면 걍 메이지 말고 언노운 아미즈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머라우더 플레이를 하거나.
뭐 뭘 갖고 놀건 자기 마음이긴 하니까... 더 뭐라 말은 안 하겠느데.
메이지 마스터로서의 내 성분이 그래.... 불명확한 메시지는 피했으면 좋겠고, 기발한 컨셉에 그 계통의 한두가지 학설이나 일화를 섞어서 이야기에 갖다붙이고, 거시서사 싫어하고. 우리동네 메니페스토가 내가 지향하는 메이지관인데, 그 시점에서 보면 OOH 클리셰 같은 오피셜의 거시서사는 너무 장황하다 그거지. 뭐 내가 사파인게 맞으니까... 그냥 이런 놈도 있구나 하고 가
좌빨 로망스라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내 기준에서는 클리셰 재현하려 메이지를 하기엔 메이지의 가능성이 아깝다. 끗
볼수록 저거 언노운 아미즈인데...
어디 언노운 아미즈가 내가 알피지 입문하던 2009년에 있었어야지. ㅡㅡ
저거 1998년에 초판 나왔을 텐데....?
2009에 고딩이었던 사람의 정보력을 대단히 보지 마셈 그때까지만 해도 지뢰찾기가 삶의 낙이었다고
2009면 한창 중딩때이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