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떡밥은 다 지나간 것 같지만, 논란이 되었던 글에서 쨍 캐릭터를 만들면 평범한 사람 이하의 캐릭터가 나오고 이걸로 뭘 하지 말아야 할지만 말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는 안 나온다고 했는데 사실 이건 구쨍이든 신쨍이든 처음 본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임.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신쨍 기준으로 설명한다.


1. 인간 PC들조차 인간 기준에서 그리 약하지 않다.

아니 진짜로. 모든 능력치가 2도트가 평균인데, 능력치 5/4/3 배분에 스킬 포인트 11/7/4 거기에 장점 10포인트까지 하면 능력치를 고루 배분한다는 가정 하에 일반인 뺨싸다구 후려갈기는 캐릭터 나옴(정확히 말하면 능력치는 조금 남아도는데 스킬 포인트가 중점 분야랑 버리는 분야랑 격차가 너무 커서 언밸런스해지긴 함). 학식 스킬 3도트에 전문화 붙이면 박사학위 딴 캐릭터임. 게다가 룰북에서 기능이나 능력치 5도트 찍는거나 특정 장점들 5도트 찍는 거에 대해서 별 말은 안하기 때문에(2판 기준) 이 정도 스탯이면 연예인이나 재벌 3세 정도도 구현 가능함. 그리고 마스터 허락하에 시작부터 초능력 찍고 시작하는 게 가능하고, 이 초능력들 그냥 의지력 자원으로 쓰는 거라서 크툴루처럼 썼다고 정신병 걸리는 게 아님.


이거보고 약해서 할게 없다고 하면 크툴루는 어떻게 돌릴지 의문이다. 얘네들로 뭐 하냐고? 그냥 공포물 돌려. 괴물이랑 한바탕 두들겨 패고 맞는 액션 호러도 괜찮고 초월적인 힘 아래 서서히 미쳐가는 코스믹 호러도 가능하니 골라 잡으셈.


2. 초자연체는 힘이 약한게 아니라 약점이 많다.

1렙 쨍 법사랑 1렙 댄디 법사랑 비교해보면 바로 알겠지만, 앞이 압도적으로 강한 대신 약점도 훨씬 많아. 처음부터 내재적 장점을 많이 가지고 시작하는 라인은 내재적 약점도 그만큼 붙고(ex. 비타에 활용성도 좋고 자체 내구도 제법 단단한데 낮에 못 움직인다는 제약 하나가 너무 큰 뱀파이어), 쓰는 기술이 강하거나 다양하면 꼬였을 때 먹는 페널티도 큼(ex. 쎈대신 스토리텔러 입장에서 제일 꼬아버리기 좋은 메이지 마법). 그래서 작성자가 말한대로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은 규칙이 쨍임.


3. 능력들에서 스토리가 나오는 만큼, 약점들에서 스토리가 나오는 것이다.

마크 로즈워터가 그러지 않았나. "제약이 창의성을 만든다." 쨍 플레이의 핵심이 그거야. 하면 안 되는데 스토리상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이 나와. 패러독스 먹으니까 마법 자제하면서 써도 결국 이 비극을 막으려면 패러독스를 감수하고서라도 운명을 뒤트는 수밖에 없고, 저 새끼한테 복수하려면 신-기계의 천사들이 나타나건 말건 전력으로 후드려 패야 하는 수밖에 없음. 뱀파이어 같은 경우는 아예 피 빨다가 일 꼬이는 리스크 감수하기 싫다고 히키코모리처럼 짱박혀 있으면 자비없이 인간성 굴리고 피 모자라서 폭주 체크 하게 만듬. 쨍에서 니가 뭘 하든 일은 꼬여. 그리고 구쨍이든 신쨍이든 본질적으로 그걸 즐기는 라인이야. 하면 안 되는데 해야만 하고, 그래서 했는데 안 하니만 못하게 되고.


4. 그리고 최근 라인들은 스토리 루즈해질까봐 아예 목표를 떡하니 박아놔 준다.

어쨌든 이렇게 돌리는 게 쉬운 게 아닌게 오닉스 패스도 아니까, 2판 들어오면서 스토리에 동력을 줄 수 있을만한 요소를 많이 추가하는 중임. 늑인, 법사, 악마, 비스트한테는 주적을 줘서 걔네랑 자주 부딪히게 만듦. 프로메테안 같은 경우는 역할 시스템을 넣어서 인간이 되려면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박아주고, 체인질링은 젠트리들이랑 자주 안 마주치니까 헌츠맨 넣어서 그럼 얘네들한테서 도망쳐 보라고 함. 가이스트도 초기 개발노트 보니까 이제 그냥 하릴없이 돌아다니는 거에서 성불이나 새로운 저승 체제를 구축하는 엔드게임 넣어주더만. 


5. 그래서 신쨍은 스토리 전개법에 따라서 크게 두 가지 계열로 나뉜다.

첫 번째는 카드빚 돌려막기. 니 캐릭터가 일상생활을 하는 것, 그게 좀 과장이면 사소한 목표를 달성하려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문제가 터짐. 그리고 그 문제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생기고, 그걸 막는 과정에서 더욱 큰 문제가 생기고.... 결국 끝은 셋 중 하나임. 망하거나, 타락하거나, 아니면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다른 모든 걸 잃거나. 물론 셋 다 일수도 있고. 여기에 해당되는 라인은 뱀파이어랑 비스트. 팬 라인에서는 지니어스랑 레비아탄.

두 번째는 희망고문. 적 세력이 명확히 있고, 그 세력과 싸우는데 니 세력은 무조건 열세임. 그래서 이 전세를 역전하려면 무언가를 희생해야 하거나, 아니면 항상 그렇듯이 타락하겠고. 그렇게 꾸역꾸역 싸워 봤자 결국 지거나, 상처뿐인 승리이거나, 싸우는 과정에서 타락하는 거지. 물론 구쨍보다 펑크 분위기가 적은 신쨍 특성상 어느 정도는 목표를 성취하겠지만 씁쓸한 건 변함이 없을 걸. 여기에 해당하는 라인은 워울프, 메이지, 데몬. 팬 라인에서는 프린세스


이건 내 자의적인 분류고 경향성을 말하는 거임. 모든 라인에 두 가지 요소가 다 섞여 있지만, 어느 쪽이 더 강하느냐로 분류한 거고. 뱀파이어로도 두 번째 할 수 있고 메이지로도 첫 번째 할 수 있음. 프로메테안 같은 경우는 목표가 개인의 내면적 깨달음을 통한 인간성 성취라는 점에서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않고.(개인적으로는 씁쓸함이 없는 해피엔딩 보기 가장 쉬운 라인이 아닐까 생각)


여튼, 세 줄로 요약하자면 

쨍에서 갈등의 원인은 외부에 있기도 하지만 주로 초자연체 자체에 내재해 있는 경우가 많음.

그런 내재적 한계에서 비롯된 갈등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즐기는 게 구쨍과 신쨍임.

그거 보고 왜 외부의 적을 시원하게 못 부수게 이런 제약이 걸렀냐고 불평하는 건 명백한 쨍알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