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 때마다 세션 터진 썰이나 하나씩 풀어볼래
미리 적어두는 사실 : 이 글의 등장인물들은 전부 서로 잘 아는 사이였고, 빡쳐서 날뛴 이후에는 반성하고 사과할 줄 아는 양식인었으므로 끝마무리는 항상 훈훈했다
한 8년 전인가 9년 전인가. 잘 아는 놈년들 넷이 모여 만든 RP팀이 있었다. 원래는 TRPG 팀이었지만 학업 이사 기타등등의 이유로 거주지가 멀어져서 ORPG로 강제 전환된 팀이었음. 이 팀에 어떤 놈년들이 있었냐면...
A = 클래스가 있는 D&D는 최고의 룰이라고 굳게 믿는 진성 D&D충. 다른 룰로 캠페인이 돌아가면 태도가 건성. D&D외엔 별 관심없음
B = 겁폭도 도슬람. D&D는 옴니나이트 하나 구현 못하는 쓰레기같은 룰이라고 생각함(시켜놓으면 또 잘만 함). 서양쪽 룰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음
C = 데이터는 RP의 부품일뿐이라고 믿는 RP만능주의자. 특히 북미룰에 관심이 많음. 취미로 룰북 번역함
D = 사랑은 가장 위대하며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믿는 텍-색 성애자. 주로 일본룰에 관심이 많았음
딱 보면 알겠지만 A를 제외하고는 다들 D&D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A가 DM을 잡지 않으면 D&D를 굴리는 일은 거의 없었지. 끽해야 가끔씩 D가 DM잡고 D&D로 텍-섹 굴리는 정도였다. 그래서 몇 년간 수 차례 D&D 세션을 굴렸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만족하지 못한 A는 불만에 차 있었다. A는 영어에 익숙하진 않았지만 D&D이야기를 어떻게 줏어들을 정도는 되었고, 그렇게 남의 얘기만 전해들으면서 자기는 DM만 돌리니 미칠 지경이었던 거다.
B는 웨스트 양키들이랑 국제전화까지 해가며 도타 팀 관리하고, 시간 남으면 도올 포럼에 틀어박혀서 도슬람질 하는 진성 노답 도슬람이었기에 영어에 익숙했다. C는 얼불노를 원문으로 읽겠다고 영어를 들이판 변태에다가, 룰북 번역이 취미인 만큼 당연히 영어에 능했다. 이 둘은 당연히 영웹 RP커뮤니티에도 수시로 드나들었다.
D는 뭐......기승전텍섹
이런 놈년들이 모여서 몇 년쯤 돌아가며 캠페인을 굴려가다가, 언제였더라? 영웹쪽에 합의제 떡밥이 좀 크게 돌기 시작했다. 사실 영웹에선 처음 나오는 이야기도 아니었고, 수시로 영웹을 들락거리던 B나 C는 이미 다른 팀에서 해봤다. 문제는, 순정 D&D 레일로드에만 익숙하던 A가 어떻게 또 이걸 보고 합의제 뽕을 맞았다는 거다. 합의제 뽕에 중독된 A는 당장 이번주에 합의제라는 선진문물을 도입해 캠페인을 열 테니 시트 짜오라고 B,C,D에게 기본 월드세팅을 던졌고, 야심차게 공들여서 인카운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실 합의제를 실험해볼 거면, A는 시트 짜오라고 할 게 아니라 모아서 의논부터 했어야 했다. 하지만 레일로드 일변도 진행을 해오던 A의 머리에는 합의제애 대한 공상밖에 없었거든. A가 이해한 합의제는 의뢰인 앞에 모험가들을 모아 놓고, PL들이 "이 의뢰인은 XXX한 의뢰를 할거에요!" 라고 선언하는 정도였고, 세션 당일까지 열정페이를 퍼부어서 자기 머리로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퀘스트와 연계 인카운터를 정리해왔다. 당연히 B,C,D도 하고 싶은 퀘스트 목록을 상세히 작성해오리라고 믿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A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미 다른 팀에서 합의제로 진행해 봤던 B와 C는 의논해가면서 천천히 진행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그냥 기본 월드세팅 보고 상상만 해왔고, D는 어쨌든 연애하고 택섹하면 된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왔다.
A는 당연히 꼭지가 돌아버려서 길길이 날뛰었고, B,C는 벙쪘고, D는 그러면 텍-섹이나 하자고 했다. 거진 한시간동안 니가 어쨌니 내가 어쨌니 시시비비를 가리다 진이 빠진 팀원들은 그냥 D가 제안한 대로 D를 GM으로 3P 텍-섹을 했고... A가 학수고대했던 합의제(?) D&D 세션의 꿈은 그렇게 망상으로 끝났다.
ㅠㅠ
ㅋㅋㅋㅋ 재밌네 더 써봐
역대급 러브스토리
개슬프다.... 나도 합의제 뽕 맞은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뽕은 뽕대로 덜 빠지고 막상 플레이는 개판이야...
텍-섹 만능론...
승리자는 D인거군요...저기에서 작성자님은 누구시죠?
ㄴD는 아닙니다;
소거법 적용해서 A,B,D를 제거하면 C 밖에 더 남아? RP 지상주의자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