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어설픈 기억들을 짜맟춰가면서 재구성한 썰입니다.




상시플에는 수많은 뉴비들이 플을 찾아 들어오고, 또 많은 이들이 고인물들의 필드에 끼지 못하고 떠나간다. 

하지만 때때로 성공적으로 고인물들의 필드에 끼게 되는 뉴비들이 존재한다.

'돌고래' 또한 그런 성공적으로 좇목필드에 끼이게 된 뉴비였다.

오늘은, 그 '돌고래'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돌고래! 세션 한다!




라얼터보다는 못했지만, 그 또한 뉴비시절 부터 강렬한 인상을 고인물들에게 각인시켰다.

'돌고래도 할 수 있는 룰'이라는 컨셉 아래에 제작된 자작룰이었지만, 그런 룰조차 그에게는 너무 어려웠는지 룰을 이해하는데에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이 흘렀다.

물론 단지 저기서 끝났다면, 그가 내 머릿속에서 돌고래로 기억될 리는 없었겠지.

많은 뉴비들이 그러듯, 돌고래의 첫 PC는 가장 쉽다고 알려진 '전사'였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의 전사는 그저 달려가서 전투만 해대는 살육머신들이었기에 그저 주사위를 굴리기만 하면 되는 종류였으니까.

안타깝게도, 그런 전사에서도 몇번의 굴림 실수-6면체밖에 사용하지 않는 룰이었는데도 어째서 굴린 실수가 났는지 아직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를 끝마치고, 마침내 그는 첫 세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내 기억속에서 그 세션은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의 RP의 느낌만은 확실히 머릿속에 남아 있다.




"돌고래! 가고싶은대로 간다!"




신이시여. 왈도체였다.

상상할 수 있겠는가? 뉴비가 만들어 온 캐릭터가 저런 RP를 하는 그 강렬함을?

채팅방이 잠시 꺼졌다.

다행히도 고인물들은 금방 정신을 차리고는 그 세션을 끝마쳐냈지만, 그 강렬함은 관전을 하던 이들에게까지 확실히 새겨졌다.






댄스와 문어초회의 하룻밤.




돌고래가 어느 정도 뉴비 티를 벗을 때 쯤, 상시플에 최초로 중편 세션이 열렸다.

룰은 여전히 자작룰이었지만, 세계는 전혀 다른 곳으로 상시플과는 연관이 없는, 그런 중편이었다.

가까스로 그 세션에 참여하게된 돌고래는, 역시나 이번에도 전사를 짰다.

다행인 것은, 이번에는 왈도체가 아니었다는 것일까.


세션은 꽤나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말이지.

그리고 세션이 클라이맥스 부분을 향해 달려가던 와중... 하나의 사건이 터져버렸다.

플레이 중, 적으로 '마인드 프레이어'가 나온 것이다.(혹시라도 그게 모를 이들을 위해 부연 설명하자면, 정신조작을 어느 정도하는 문어머리 친구들이라 생각하면 된다.)

마스터는 아마 그것으로 서로 원수이던 두 캐릭터-서로가 서로 원수라는 사실을 모른 채 잘 지내고 있었지만-를 내분시키고, 그들이 다시 화해하는 장면을 연출하려고 했던것 같다.

운 좋게도, 그가 바랬던 대로 캐릭터들은 분열을 거쳤다가, 다시금 더 굳건히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플레이어들은 농담삼아 저 적을 무찌르고 먹어버리자! 낙지 호롱구이!등의 농담을 던져대며, 모든 것이 잘 풀리는듯 했지.

물론 그 와중에 적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돌고래가 전투 중 갑자기 탭댄스를 춘다는 사소한 해프닝은 있었지만.


하지만 모두들 간과하던 것이 있었다. 돌고래가 '돌고래'라는 사실이었다.

격한 즐거움 속에서 그만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없었던건지, 전투를 끝내고 그는 정말로 적의 시체를 먹어치우겠다는 선언을 했다.

그럴 수도 있다. 아즈텍 전사들도 적들을 무찌르고 난 후에는 그들의 심장을 먹어치웠다고도 하니까.

하지만 우리의 돌고래는 아즈텍 용사들을 뛰어넘은 이였다.

그는 적을 씹어먹는 대신 그냥 우유나 한잔 하고싶다는 동료를 위해 마스터에게 한가지 요구를 했다.











"저기 쓰러진 문어의 젖을 빨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암컷일 수도 있잖아요?"




나는 확신할 수 없지만, 분명 저 채팅이 올라온 순간 마스터의 머릿속에서는 플이 수십번은 터지고, 다시 열렸으리라 생각한다.

그만큼이나 강렬한 한마디였다. 

결국 저 플은 얼마 못가서 터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마스터는, 반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 이야기를 꺼내면 발작을 일으켜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는 한다.








그 이후로도 몇가지 이야기들-주 3회 플레이와 시공과 성배전쟁과 불타는 무녀, 그리고 3명의 전사가 뒤범벅이 된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자세히 아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이제는 마스터가 되었는지, 가끔 구인글을 외부에 올리는 돌고래를 보고있자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 상시플은, 온갖 추악함이 모여있는 장소보다는, 그런 추악함의 덩어리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그런 장벽이 아닐까 하고... 

다음은, 또 다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며 이번 글은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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