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 실마리.
“안녕, 텐.”
끼익, 하는 금속성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무신경한 직원의 목소리와 함께 좁고 어두운 격리실 안에 음식 냄새가 퍼진다.
“자, 식사다.”
직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격리실의 구석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뛰쳐나와 직원의 발목을 잡는다.
새까만 머리, 건강과는 먼 느낌의 피부, 피곤과 불안을 드러내 주는 듯한 눈가의 그늘. 흰자위가 눈동자의 주위로 전부 드러난 흔치 않은 모양의 눈이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여자 아이의 발목에는 사슬이 연결된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안쪽에는 보호용 패드가 덧대어져 있었고, 사슬도 경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움직이는데 큰 불편함은 없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격리실의 분위기를 더 우울하게 만들고 있었다.
“제발, 제발요!”
직원이 당황하다가 식사가 담긴 플레이트를 떨어트릴 뻔 한다.
“박사님을 불러주세요! 제발!”
직원이 그녀를 타이르려다가 이 아이, 아니, ‘격리대상’과의 대화가 금지되어 있음을 기억해내고는 입을 다문다. 그에게는 그 이유를 아는 것 자체도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텐이라 불린 여자아이는 필사적으로 그의 다리에 매달린다.
“제발요!”
텐이 비명 지른다. 마치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그녀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며 격리실 사방을 훑는다. 그리고 그녀가 찾는 무엇인가가 시선에 들어온다.
세계는 평범하며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의 원인은 운전자의 부주의, 교통시스템의 오작동, 자동차의 엔진 불량 등 현대적인 조사기법으로 충분히 밝혀낼 수 있을 만한 종류다. 다른 사고도 마찬가지다. 가스 폭발은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배관이나 잠기지 않은 밸브, 건물 붕괴는 부실 공사 때문이다. 최소한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텐에게는 그렇지 않다.
“제발 제 말을 들어주세요!”
직원이 그녀를 떨쳐내며 격리실의 문을 닫고 나간다. 문이 닫히기 전 그의 어깨 위로 일렁이는 얼굴이 보인다. 붉은 눈, 희미한 이목구비, 그리고 흔들리는 형상까지.
텐의 표정이 얼어붙는다. 또 다시 그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항상 이렇게 시작된다. ‘악령’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존재들이 나타나 주위 사람들에게 달라붙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가스 밸브를 열고, 이웃들에게 분노를 일으킬 만한 사소한 원한을 속삭이며 피곤에 빠져 있는 운전자를 잠들게 한다. 텐이 그런 일에서 눈을 돌려도, 악령의 목소리가 그 사람들이 맞이하게 될 끔찍한 운명을 꿈 속에서 속삭이곤 했다. 마치 스스로의 예언을 실현시키듯, 악령들은 항상 끔찍한 일을 불러왔다.
부주의로 인해 잠기지 않은 가스 밸브, 부실 공사, 이웃 간의 원한 같은 원인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 나가며 거대한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악령이 그렇게 결정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렇다.
“텐.”
어두운 그림자Avatar가 슬금슬금 기어나와 텐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중성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허락을 구하듯 묻는다. 악령들은 항상 그녀에게 허락을 구한다. 전부 죽여버리면 안되냐고.
“다 죽이면 안 돼?”
“아… 안… 아…”
그녀의 눈이 커다래지며 그녀가 느끼는 공포를 그대로 나타내 주고 있었다. 이 끔찍한 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그녀 뿐이다. 그녀가 제발 죽이지만 말라고 악령에게 끊임없이 부탁하지 않으면 정말로 전부 죽을 것이다. 그녀가 무서워하는 바람에 눈을 돌리고 숨어있기만 하면, 사람들이 죽어갔다. 처음에는 용감하게 나서서 그만두라고 이야기 한적도 있었다. 악령들은 의외로 순순히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 그렇게 처음 몇 번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갔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안 돼?”
“아… 안…”
텐이 말을 끝내지 못한다. 너무 무섭다. 이제는 악령들에게 제발 그만두라고 할 용기가 없다. 이런 현상에 시달린지 몇 년 째. 미쳐버릴 것 같았다. 처음에는 텐의 눈에만 보이는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했던 것이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일 정도로 확연해지고 있었다. 텐이 직감한다. 이번에는 그냥 한두 사람이 다치는 걸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부정하고 싶다. 믿지 않고 싶다. 하지만 눈 앞에서 악령들이 똑똑하게 보이고 목소리들이 말을 걸어오는데 어떻게 믿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거부할수록 그녀의 믿음, 그리고 그녀의 인식과 시각Paradigm은 강해져만 간다.
“누… 누가 제발 내 말을 들어줘요… 제발…”
고아원에서 같이 지낸 친구들, 고아원 원장, 경찰, 자신을 이곳에 데려온 사람들, 정신 감정 및 관리와 ‘실험’을 담당하고 있는 박사까지. 아무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건물 전체가 흔들린다. 또 다시 시작된다. 텐이 구석으로 물러나 몸을 웅크린 채 공포에 휩싸여 벌벌 떤다.
“세상에.”
상황에 대한 그레인저의 첫 인상이었다. 그녀가 지휘차량에서 걸어 나오며 건물을 살핀다. 정신병원으로 위장된 것이 분명한 유니언의 격리 시설. 초보적인 현실 교란적 행위가 의심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경우 대상자들을 격리하고 조사하기 위한 곳이다. 원래는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어야할 새하얀 외벽 곳곳에 검은 자국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 건물 상공에는 새까만 그림자들이 불안하게 흔들리고 건물 이곳 저곳에서 사람의 형상을 한 그림자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보인다.
실험이 실패했던가, 격리가 실패했던가 둘 중 하나인 것이 명백해 보였다.
[상황은?]
에이팍이 단일 주파수 및 동일한 암호화 채널로 재조정 해 놓은 MSF 아말감 전용의 인트라 네트워크를 통해 그레인저가 묻는다. 신경 통신망, 두뇌 임플란트, 뇌파 스캐너 등 단말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가 최선을 다해 작업한 결과 그들은 이제 좀 팀 다운 단일 네트워크를 가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음성 통신 또는 단말 간의 번역률에 따라 제한된 형태의 데이터를 보내는 것에 국한 되었지만 이제는 효율적으로 각종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제일 신난 것은 -신났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AI인 노먼이다.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일까. 노먼이 즉시 초동 조치 부대 및 근처 아말감, 그리고 아이보리 타워 측의 정보를 모조리 종합해 전송한다.
이번에는 격리 실패였다. ‘텐’이라는 이름의 환자. 그녀가 고아원에 들어온 해에 10번째로 들어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었다. 그녀에게 위협이 될 만한 사람들이 차례차례로 큰 상해를 입은 것을 파악한 관할 아말감이 그녀를 경찰서에서 빼내 와 이 시설에 넘긴 것이다. 보고서에는 아직까지 직접 관측 가능한 현실 교란적 행위가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저강도의 격리 및 관찰만 지속한다고 써 있었다.
[지금은 좀 심각할 정도로 잘 관찰 되네요. 에이다, 그 위에선 어때요?]
[현실 교란 효과는 시설에만 국한 된 것 같습니다.]
상공에서 무인 헬기를 타고 상황을 관찰하고 있는 에이다가 보고한다.
[보도관제 및 접근 통제는?]
[완료입니다. 원래부터 접근이 뜸한 곳에 설치된 시설입니다.]
노먼이 간단하게 보고한다. 최소한 그 점은 다행이었다.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사태가 터졌다가는 사태 자체를 진압하는 것 보다 미디어에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목격자들의 기억을 모두 소거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좋아요. 그럼-]
그레인저의 말을 끊듯이 한눈에 봐도 하이퍼테크로 만들어진 수송기가 그녀 앞에 착륙한다. 빠르고 조용하고 부드럽게. 그 크기나 디자인으로 볼 때 중무장한 인원을 상당히 많이 탑승 시키고 있는 듯 했다. 문이 열리자 마자 극지전투형 하드수트를 탄 10명의 병력들이 뛰쳐나온다. 그 무게에 도로의 약간 부분에서 돌조각이 튄다. 마티네즈 하드수트를 사용하는 것을 보건대 이터레이션X를 중심으로 한 태스크 포스가 분명해 보였다. 그 사이로 지휘관임이 명백한 남성이 걸어 나온다. 병력들과는 다르게 그는 군복을 연상케 하는 복장을 입고 있을 뿐이었다. 옅은 색의 선글라스 뒤로는 눈을 대신하고 있는 외장형 센서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가 곧장 그레인저에게 다가와 선언하듯 말한다.
“진 그레인저 감독관. 컴트롤러Comptroller 타카하시요. 태스크포스 44의 지휘관이지. 현 사건과 관련한 현장 지휘권은 나에게 이양 되었소.”
[노먼?]
[맞습니다. 관할 심포지움 및 아이보리 타워로부터 지휘권 이양 명령이 확인됩니다.]
“아이보리 타워 직속 아말감이라니. 삼권분립인가 뭔가에 위반되는게 아닌가?”
타카하시가 묻자 그레인저가 쓴웃음을 짓는다. 삼권분립과는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였지만 어쨌든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아이보리 타워 직속 전투 아말감이라는 것은 일반 대중의 용어로 말하면 행정부가 직속 전투 병력을 지니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
“¬어쨌든, 그쪽 병력은 현장 격리에만 집중해주었으면 좋겠군. 고강도의 현실 교란 지대에서 임무를 수행가능한 병력은 없어 보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지휘차량에서 하은이 내린다. 타카하시의 시선이 그녀를 향한다.
“보아하니 그냥 치안대는 아닌 것 같군. 말을 취소하지.”
타카하시가 인상적이라는 듯이 끄덕이며 말한다. 이터레이션 X출신인만큼 타카하시는 금방 하은의 의체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알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무시하는 것은 아니오. 다만 내 부하들 중에 당신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이 몇 명 있어서. 내 개인적인 의견은 그렇지 않지만. 그럼.”
두 사람이 간단하게 인사를 교환한다. 그레인저가 고개를 끄덕이고 지휘차량으로 돌아온다.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 다시 말해 현실 교란자와의 제한적 협력마저도 극도로 혐오하는 ‘순수’주의자들이 일부 소속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우린 이번에 구경이나 하면 될 것 같네요. 에이다, 미안하지만 공중에 조금만 더 있어줘요. 에이팍, 감시 드론을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감독관님!]
전자 통신으로도 기합이 들어간 그의 목소리. 동시에 지휘차량 뒤쪽 컨테이너가 열리더니 날렵한 모양의 드론 8기가 날아오른다. 모니터에 드론들의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보내오는 화상이 띄워진다. 하지만 이미 관제보도까지 된 마당에 원래부터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의 시설이라 크게 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요원, 대기하세요.”
“알겠습니다.”
하은이 지휘차량의 한 켠에 설치된 그녀 전용의 랙에 눕는다. 목 뒤의 데이터 포트와 척추 근처의 충전 어댑터에 케이블이 삽입된다. 다시 최신형의 전투형 의체로 교체하긴 했지만 아직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최대한 대기 모드로 있어야했기 때문이다.
“감독관님.”
“뭐죠?”
“대상의 파일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요.”
그녀의 말과 함께 노먼을 그녀에게 엑세스 권한이 주어진다. 그레인저가 모니터를 쳐다본다. 극지형 하드수트를 착용한 TF-44의 전투병력들이 건물에 돌입하고 있었다.
[고강도의 국지 현실 지대가 감지됩니다.]
[밖에서도 보일 정도니, 말 다했지.]
TF-44의 병력들이 건물 안을 성큼성큼 돌파한다. 건물 안은 귀신 들린 곳이라고 하면 딱 적당한 장소로 변해 있었다. 군데군데서 불이 깜빡이고, 마음대로 문이 여닫히며, 창문에는 뿌연 김이 껴서 밖이 보이지 않는다. 복도 구석구석에서 그림자가 넘실대며 벽과 바닥을 서서히 덮어가고 있었다. 스태프와 일부 환자가 그림자에 삼켜진 모습으로 군데군데 쓰러져 있었다. 하드 수트가 TF-44의 병력을 충실하게 보호해 주고 있었지만 아마 하드수트가 고장나는 순간 이들도 똑같은 신세가 될 것이다.
[너무 쉬운데요. 불안합니다.]
그들은 10분도 되지 않아 텐의 격리실에 도착했다.
“제발… 제발…”
[타카하시. 보이십니까?]
[보인다.]
[명령은?]
“제발 그만둬 줘… 제발… 사.. 사람들이 죽는 건 바라지 아… 않… .. 제발.. 이정도면..”
텐은 무릎을 꿇은 채 허공에 대고 부탁하고 있었다.
[원래대로.]
[알겠습니다.]
짧은 통신이 끝난다. 하드수트를 입은 대원 중 한명이 그녀를 향해 총구를 들어올린다. 텐이 이제야 그들을 눈치챈 듯 총구로 시선을 향한다.
“안 돼요, 제, 제발, 제 말을 들어주세요! 전부 위험해요!”
그러나 그들이 그 말을 들을리가 없다.
“제발! 제 말을-“
그녀의 눈이 갑자기 경악과 함께 커진다. 그러나 그녀는 TF-44의 요원들에게 놀란 것이 아니었다.
“안 돼!”
그녀의 비명과 함께 TF-44의 대원들을 칠흑 같은 그림자가 감싼다. 순식간에 그들의 하드 수트가 찌그러지고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반응할 새도 없이 그들이 복도 너머로 던져진다.
[응답하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가!]
타카하시의 물음에 대답하듯 건물 한쪽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콰앙!”
폭발소리와 함께 건물 한쪽의 벽이 완전히 박살난다. 아마도 병력들이 지닌 무기 중 하나가 폭발한 모양이었다. 돌입한 병력 중 몇 명이 건물의 틈사이로 튕겨져 나온다. 검은 그림자의 촉수가 그들을 공중에서 휘감아 바닥으로 내려쳐버린다. 맨몸이라면 즉사에 가까운 상처를 입었겠지만 하드수트를 입은 지라 경상에 그칠 것이다. 동시에 허공으로 비명이 울려 퍼진다.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비명이 똑똑히 들린다. 마치 바로 앞에서 내지르는 것 같은 비명.
“왜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거야! 단 한 명도! 왜!”
그레인저가 지휘차량 안에서 벌떡 일어난다. 엄청난 강도의 사이킥 비명이 모두에게 들릴 정도의 강도로 울려퍼지고 있었다.
[에이다, 들었어요?]
[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입니다.]
그레인저가 지휘차량의 문을 열어 젖힌다. 그녀의 시선이 다가오는 타카하시와 마주친다.
“그레인저 감독관.”
지휘차량의 문턱에 선 타카하시가 살짝 굳은 얼굴로 그레인저를 부른다. 정말로 사태가 보기보다 심각한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시죠?”
“도움이 필요하게 됐군.”
그러면서 타카하시가 대기중인 하은을 가리킨다.
“저쪽 요원의 도움이 필요하오. 요원, 자네의 의체에는 국지현실망이 장착되어 있겠지?”
“그렇습니다.”
충전용 랙에서 하은이 천천히 일어나며 대답한다. 타카하시가 끄덕이며 그녀에게 이리 오라는 듯 손짓한다.
30분.
그레인저가 약간 초조한 듯이 팔짱을 끼고 건물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은이 건물내로 단독 돌입한지 30분이 약간 넘은 시간. 통신은 끊긴지 오래다.
하은이 지니고 들어간 장비는 딱 2개다. 호신용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권총 하나, 그리고 “현실 평탄화 장치”라 불리는 하이퍼테크 디바이스 뿐. 국지적 현실 안에서 일시적으로 ‘닺’을 놓아 현실 교란적 현상 일체를 순간적으로 제압하는 실험적인 장치다. 전혀 물리 법칙이 다른 두 세계를 충돌시키는 것과 비슷한 일. 결과는 둘 중 하나뿐이다. 두 현실이 충돌한 결과 공간 그 자체가 무너져버리거나, 아무일 없이 쌍방이 소멸하거나. 물론 전자의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면 내부에 남아있는 당신의 부하들도 전부 죽지 않나요?”
타카하시가 잠시의 침묵 뒤에 남긴 대답은 간단했다.
“내부에 있는 내 부하가 직접 요청한거요.”
물론 그레인저는 하은의 의견을 물으려 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하은은 순순히 명령에 따라 디바이스를 들고 돌입했다. 그레인저의 표정이 더욱 초조 해진다. 첫 부하가 이렇게 허무하게 아공간으로 끌려들어가 사라질 판이니까. 그런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갑자기 건물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진. 보이십니까?]
[…네. 보이네요.]
건물을 휘감고 있던 검은 그림자와 공간을 왜곡시키고 있던 힘이 사라진다. 마치 무엇인가에 끌려들어가듯 창문 밖으로 넘실대던 그림자가 순식간에 건물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작은 진동과 함께 순식간에 검은 그림자들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사라져버린다. 걱정한 일은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레인저가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뱉는다.
날씨가 거짓말처럼 개이고 건물도 약간의 손상을 제외하고는 멀쩡하게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정문으로 하은이 천천히 걸어 나온다. 여기저기 손상을 입은 의체의 그녀가 타카하시 앞으로 다가온다.
“텐은 어떻게 되었지?”
“건물에서 제거되었습니다.”
하은이 간단하게 대답한다.
“…알았네.”
타카하시가 착잡한 표정으로 클린업 팀을 호출한다.
“그레인저 감독관. 협력에 감사하네. 사후 보고서를 요청해도 되겠는가?”
“편집해서 보내도록 하죠.”
타카하시가 끄덕인다. 현장에서 그들이 더 이상 할 일이 없음을 확인한 그레인저가 MSF 아말감의 요원들에게 철수를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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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위더슬레인트냐 설마 저거
ㄴ 텐? ㄴㄴ M20에 나오는 머로더 예시 보면서 구상한 거라
언제나 재밌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은이 너무 혹사당해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