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어설픈 기억들을 짜맟춰가며 재구성한 썰입니다.




많은 룰들, 특히 클래스가 배정된 룰들의 경우 빌딩과 밸런스 문제에 시달린다.

이 상시플의 자작룰 또한 몇번의 밸런스 논란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논란에 휩싸였던 것이 바로 '수도승'이라는 몽크계 직업이었다.

오늘은 그런 수도승들중에서도 가장 악명높았던 플레이어, '파란 꽈배기'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진정한 흙수저란 무엇인가




흙수저라고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

주로 가난한 고아나, 뒷골목 출신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상시플에서 흙수저를 상징하는 것은 다른 존재였다.

바로, 드워프 수도승.

종족액션으로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는 액션을 가진 그들은, 질병과 독, 그리고 음식으로 인한 여러 상태 이상에 면역을 가지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안타깝게도, 어디에나 룰치킨은 있는 법. 저 액션은 한 룰치킨, 파란꽈배기(이하 꽈배기)의 관심을 끌고 말았다.

남다른 상상력-다른 말로는 애미뒤진 개념-을 가졌던 그는, 다른 이들이 면역이라는 것에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조금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습니다.'


그래, 그는 정말로 무엇이든지 먹어치우는 PC를 짜왔다.

남들이 하하호호 웃으며 단란한 식사시간을 즐길 때, 그는 거리의 흙을 퍼먹으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남들이 던전에서 언데드들과 사투를 벌일 때, 그는 입 안 가득 퍼지는 시체의 풍미를 느꼈다.

남들이 부족한 돈으로나마 무기를 강화하고 결사적인 싸움을 벌일 때, 그는 우아하게 고급진 흙 한 잔을 즐기며 자신의 부유함을 과시했다.


그런 방식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강력한 장비를 갗춘 꽈배기.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레벨을 올려 더욱 강해지는 것 뿐이었다.




지상최강의 흙수저




지칠 줄 모르는 플레이어의 체력과 플에 대한 욕망, 그리고 정신나간 경험치 2배 이벤트가 합쳐진 결과, 완성된 것은 최고속도로 만렙에 도달한 수도승이었다.

어지간한 전사보다 딱딱한 장갑과, 남들의 3,4배를 넘어가는 체력, 그리고 그 체력을 모두 소모하는 대신 그만큼의 피해를 주는 ICBM급 죽창까지.

마스터들은 집단패닉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었다. 누구나 멋진 보스몹을 내고싶어하는 욕구가 있었지만, 아무리 강한 보스몹이라도 꽈배기 앞에서는 한 방짜리 경험치 덩어리에 불과했고, 그렇다고 카운터를 치자면 클레임이 쏟아질께 분명했다.

오랜 시간 동안 밸런스에 대한 토의-욕설과 난쟁이 혐오가 난무하는-이 이루어지고, 마침내 상시플 최초의 너프가 발생했다.

꽈배기는 마구 불편함을 표했지만, 그의 말을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것이, 어쩌면 불행의 시초였다.




고인물의 최후는 추악하다




아마 턀갤러들은 수많은 고인물들이 추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들을 봐왔을 것이다.

꽈배기의 최후 또한, 그러하였다.

대부분의 룰치킨과 라그나들이 그러하듯, 꽈배기 또한 인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상시플의 리드마스터 또한 그에 맞먹는 혐성이었던 것이 그의 불행이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적어도 리드마스터는 정도는 지킬 줄은 알았다는 것이였을까.

그의 최후는 굉장히-흔히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찐따스러움이 묻어나는-초라했다.


처음은 늘 흔하게 있는, 룰에 대한 해석에서 나온 말다툼이였다.

시작부터 룰알못이라는 식의 거친 말이 오갔는데, 문제는 꽈배기가 거친 말을 한 대상이 아직 룰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뉴비였다는 것이었다.

곧바로 뛰쳐나온 룰 제작자와 꽈배기는 목청을 높여가며 다툼을 벌였고, 이윽고 패드립과 영 보기 껄끄러운-쨍과 마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게 더 낫다고 생각될 수준의-대화들이 오갔다.

안타깝게도, 이미 한 차례 욕설을 퍼붓고 팀을 뛰쳐나갔다가 다시 기어들어왔던 그에 대해서 대부분의 이들은 별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특유의 방어기제를 발동시켜 욕설과 저쪽이 먼저 했다는 논리로 무장해 잔뜩 발악을 하던 그는...

다음 순간, 접속 인원에서 사라졌다.


BAN!


깔끔하게, 그는 그 상시플에서 쫓겨나버렸다.

이후로 그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그 상시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욕설을 퍼부어 댔으나, 안타깝게도 그 때마다 여러번 죽창을 맞고는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최근 들어 종종 모습을 보이고는 하는데, 여전히 불타는 그 모습을 보면 아직까지 그 상시플의 추억은 그에게 큰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도 그런 그를 받아주는 팀이 있기는 한 모양이니,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적어도 그리 생각한다.








근데 청각 장애인 RP하는건 좀 아니었다.







이번껀 좀 위험할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써보라해서 써 봄.

나도 얘 기억은 잘 안나서 얘랑 악연 깊은 사람한테 이야기 좀 들으면서 썼고...

댓글이나 그런거로 곧 불탈 것 같다고 생각은 하는데, 가능하면 꽈배기가 이전 일들을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있던 조선족 싸움을 보면 무리같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