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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보고 쓰는거임




1. 캡아빌런이 만약 "서양인들은 유전자가 좋아서 동양인들보다 몸이 좋다" "운동을 하는 애들이 평균적으로 더 근성있고 외향적이다" 이런 주장을 독립적으로 한거였다면


당연히 그건 나도 너도 우리들도 모두 납득했을거임. 왜냐면 어쨌든 저 말은 틀림없이 팩트니까.


지금 캡아빌런 본인을 포함해 걔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이런 개별 주장들만을 보고서 "?? 말 자체는 맞말아님 왜 불탐?" 하고 있는 것인데


아무리 말 자체가 사실이라고 해도 그 사실들을 엮는 논지나 그 사실을 집어넣은 문맥이 이상하면 그건 그릇된 주장이 되는 거다. 캡아빌런이 잘못한 게 바로 그 점이고.




2. 그래서 어디 그 맥락을 보자. 저 말이 어쩌다가 튀어나왔냐?


원본 글을 보면 제목부터 "혼모노가 아닌 애들을 만나고 싶으면 미국을 가라" 임. 즉 미국 턀러들은 한국 턀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혼모노다- 라는게 이 글이 주장하고 싶은 바가 되는 거고.


그렇다면 당연히 "어째서?" 가 나와야 되는데, 본문을 보면 알겠지만 여기서 캡아빌런이 이유랍시고 제시한 게 바로 "체격"임.


여기서부터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1차 띠용을 하고 들어가는거임. 왜냐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혼모노"의 정의는 체격보다는 주로 다른 쪽에 중점을 두거든. 아 물론 혼모노로 정의되는 분류의 애들이 대체로 파오후 체격인 건 사실이지만, 정의의 출발점이 그쪽이 아니란거임. 그보다는 애니만 파고들어서 인성이 덜 완성되었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부류를 총칭하는 말이지.


캡아빌런이 너네 190넘는 캡아타입이랑 RPG 해봤냐~? 라고 하는데, 근육떡대는 혼모노가 될 수 없는건가? 근육떡대라도 트위터 프사를 애니캐릭터로 하거나 자아도취로 남에게 민폐를 끼쳐대면 혼모노가 될 수 있는거 아님? 우리가 라그나 썰을 듣거나 풀때 PL 외모가 어떤지를 따졌었나?


"서양인들이 체격이 좋다" 라는 명제가 문제가 아니라, "미국애들이 한국애들보다 덜 찐따같다" 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서양인들이 체격이 좋다" 라는 이상한 근거를 갖다붙인게 문제란거임. 정상인이라면 당연히 그 점에서 위화감을 느끼니까 지적을 하는거고.




3. 물론 저 근거가 아주 그릇됐냐 하면 그건 아님. 말마따나 "운동하는 애들이 대체로 사교성도 갖추고 있다" 라는 또다른 팩트로 뒷받침을 해주면 부족한 연결고리가 보완이 됨. 실제로도 쿼터백 체격에 찐따 혼모노 라는 조합은 상상하기 어려운 편이니까. 그리고 댓글을 보면 캡아빌런도 그런 논지전개를 의도했던 걸로 보임.


근데 그럼 유전자 얘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음. 대체 운동 열심히 하는거랑 유전자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서양애들은 뭐 DNA 차원에서 더 운동해! 더! 하고 대뇌에 명령을 내린다냐? 유전자 영향으로 체격이 좋은건 그냥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난것일 뿐, 후천적인 노력이나 근성이랑 아무 상관없는 부분 아님?


이 부분이 좆같은건 "미국인들이 한국인들보다 덜 혼모노다" 라는 이유로 신체를 들어놓고, 그 신체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유전자라는 선천적인 요소를 꼽았다는 점임. 이걸 이어놓고 보면 결국 "한국인들이 미국인들보다 더 찐따다. 왜냐면 선천적으로 그리 타고났으니까." 라는 병신같은 소리밖에 더 됨? 이게 레이시즘이 아니면 뭐냐?


댓글창에서 캡아빌런에게 화낸 사람들은 열폭한게 아니라 저 경악스러운 논리가 어처구니없어서 화낸거임. 이게 찐들찐들로 보이면 걍 시발 니 국어실력이 딸리는거니까 9등급 티내지 말고 짜져있으면 됨. 멍청한건 자랑이 아님.




4. 여까지만 해도 병신같은데, 캡아빌런은 댓글로 더 병신같은 논리를 펼치기 시작함. 아무도 안물어보고 궁금해하지도 않았던 지 열등감을 토로하면서 자길 비판하는 사람들을 "아픈 소리를 회피하고 자기합리화한다" 라고 몰아간 거임.


게다가 그 이유랍시고 댄 게 가관인데, "나는 서양인들과의 선천적인 차이를 인식했고 그걸 좁히기 위해서 이악물고 노력했다. 자기 문제를 인식하고 수정하고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맞는 자세다. 니들은 그게 안되니까 죽을 때까지 그 자리인거다" - 실제로 한 말.


그리고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기서 당연히 2차 띠용??? 을 함. 아니 그게 왜 "문제"임? 내가 서양인들보다 체구 작고 피지컬 딸리고 오버워치 못하는게 "문제"임? 내가 이걸 고쳐야 됨? 왜??? 난 프로게이머도 프로 운동선수도 아닌데??


아니 지가 그걸 문제라고 인식하는 건 상관이 없어. 열등감 느낄 수도 있지 ㅇㅇ 누가 그걸 뭐래? 그리고 그걸 계기로 노력했다는 것도 나쁜 건 아님. 근데 그걸 문제로 안 받아들이는 사람들한테 "그래서 니들이 평생 그 자리" 라고 훈계질을 해대는 건 사안이 전혀 다르다는 거지.


저 훈계가 성립하려면 먼저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열등하므로 노오력을 해야 한다" 라는 전제를 깔아야 함. 실제로 캡아빌런 나불대는 꼬라지를 보면 저새끼 머리는 진짜 그렇게 믿고 있는 것 같음. 대체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저런 네오나치 레드넥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는지 난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5. 자 그럼 캡아빌런은 어떤 식으로 논리를 펼쳐야 했나?


두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첫째는 체격 관련 이야기에 유전자 지랄을 넣는 대신 "미국은 한국보다 체육을 중시하는 문화라서" 를 넣는거임. 이건 마찬가지로 미국 살아본 내 경험에 비춰볼 때 팩트임.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이 마초적이라기보단 한국이 유별나게 공부 타령을 많이 하는거지만.


그리고 여기에 위 두개를 이어서, "미국 TRPG 판은 한국보다 혼모노가 적다. 왜냐면 여기는 사회 자체가 운동을 장려하는 분위기고, 티알같은 너드 취미를 즐기는 애들도 그에 맞춰 체격이 탄탄한 애들이 많으니까. 그리고 운동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사람이 보다 외향적이고 사교적이 되게 마련이다." 라는 식으로 논리를 풀어나갔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는 거임. 물론 그다지 훌륭한 논리는 아니지만 최소한 인종차별주의자 소리는 안 들었을거임.


혹은 유전자 얘기를 꺼내되, "선천적으로 체격을 타고난 애들은 자기 몸에 자신감이 있어서 대체로 대인관계에 적극적이고 외향적이다" 라는 쪽으로 가는 것도 가능함. 실제로 원글 댓창 중간에 157.112가 저런 투로 말을 꺼냈음. 캡아빌런이 이걸 받아먹기만 했어도 레이시즘 소지가 조금 있을지언정 틀린 말까진 아니라고 했을텐데, 개쓸데없이 지가 느낀 열등감 얘기를 꺼내선 꼴마초인 티 다 내고 자폭함.


아니 시발 진짜 웃긴 건 얘가 주장하려고 했던 "미국 TRPG 판이 한국보다 혼모노가 적다" 는 것도 사실은 사실이란거임. 최소한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그래. 그러니까 얘는 명제도 옳은 걸 골랐고 근거도 팩트만을 선정했는데 주장은 병신같이 한거다. 이게 저능아가 아니고 뭐란 말이냐?




6. 혹 맨 윗글처럼 캡아빌런의 말이 "틀리진 않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주장하려는 바가 옳고 뒷받침하는 근거들도 사실이라고 해서 주장이 전부 타당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음. 뭔가를 주장할 땐 각 근거가 사실인 것도 중요하지만, 주장에 적합한 타당한 근거를 들고 오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함. 그게 우리가 초중고 내내 국어시간에 주구장창 배우는 문맥이라는 거다.




글은 아침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일이 바빠서 완성은 오후에 했다.


그리고 그 사이 어둑이가 빌런 차단하고 글도 지워지고 불판이 바뀌었다... 쉬불...


일단 완성한거 버리기는 아까우니까 올려봄.